아 ! 그리운 금강산.......

자유게시판

아 ! 그리운 금강산.......

김수원 8 1,033
(아래 글은 2003년 10월 금강산을 다녀 온 후 후기를 조종동기회에 올린 것을 소개합니다. 언제 다시 금강산 관광길이 트인다면 다시 한번 더 가 보고 싶습니다)
 
지난 여름 집사람과 같이 9박 10일의 여정으로 유럽여행을 계획하였으나
갑작스런 업무관련 해외 출장과 겹쳐 동반 여행을 취소하고 나 혼자만 유럽을 다녀왔다.
아쉬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관광 여행은 돈 쓰러 가는 것이고 업무관련 여행은 돈 벌려고 가는 것이다.
이 두 여행을 비교하기는 좀 뭣하지만 천당과 지옥의 차이 만큼이나 다르다고 할까?
사실 업무 관련 여행은 많이 다녔지만 주로 공항에서 현장 또는 사무실 또는 공장으로만 다녔지
출장지 바로옆에 관광지가 있어도 구경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출장 중 틈새 관광은 그많은 여행중에 얼마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회사의 배려로 2박3일 동안 말로만 듣던 금강산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금강산을 처음 접한 것은 군시절 DMZ감시 비행임무를 수행할 때였다.
DMZ감시 비행임무는 전방 항공부대에서 수행하는 임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통상 거의 매일 휴전선 남방 한계선 위를 2000미터 높이로 비행하며 적정을 공중에서 감시하고 이상유무를 사령부에 보고하는 것이다.
날씨가 쾌청한 날에 백암산 상공에서 금강산을 보면 봉우리 계곡까지 선명하게 보일정도였다.
보통 육안으로도 산 봉우리의 윤곽을 식별할 수 있었을 때가 많았고
더 자세히 볼려는 욕심으로 관측장교 망원경 뺏어다 정신없이 보다가 T탑을 넘어갈뻔했던 적도 있었다. (T탑 : 조종사들이 비행 중 휴전선을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책선 남방에 설치된 월경방지 표지, 이 선을 넘으면 월경을 막기 위해 대공사격을 받게 됨)

여러 나라를 여행하였고 또 많은 산들을 보았지만 금강산보다 더 우아하고 아름다운 산은 본적이 없었다.
아시다시피 금강산은 철따라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지역은 주로 외금강 지역이다.
외금강에서 손 꼽는 곳은 아무래도 구룡연 만물상 해금강 그리고 삼일포를 대표적인 구경거리로 보고 있다.
정말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경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금강산은 식전경"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산을 구경하는 동안 날씨가 좋아서 산뜻하게 온 산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년 중에 산 전체를 깨끗하게 볼 수 있는 날은 흔하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 간 곳은 구룡연 만물상 삼일포를 들렸다.
그 중에도 만물상이 압권이었다.
만물상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전망대(해발 850미터)가 좁아
한번에 30명만 선착 순으로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30명 안에 들 수 있어 만물상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만물상 입구 에서 돌아가야 했다.
삼일포는 호수공원이다. 일찌기 송강 정철 선생이 감탄 했던 곳인데....자연의 위대한 작품이었다.
구룡연은 금강산의 얼굴일 만큼 방송에도 자주 나오고 해서 눈에 익숙하였다.
해금강은 지난 태풍으로 진입도로가 끊어져 갈 수가 없다고 한다.
처음 산을 오를 때부터 내려올 때까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살아있을 때 꼭 한번은 보아야 할 산이다.그래야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변에는 북한 주민들도 살고 있고 그들의 행색이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손을 흔들어주면 가끔씩 답례도 한다.
그들의 어려움은 언뜻 보기만해도 충분히 알수 있다.
초라한 지붕, 께어진 창, 깜빡깜빡 꺼질 듯한 백열등, 쓰러져가는 담장, 웃음끼없는 얼굴, 남루한 차림세,등 보기에도 딱하다.
주된 교통 수단은 도보이며 그중 형편이 좀 낳은 사람들은 자전거를 이용한다.
구룡연에 오르다 보면 초입에 북한에서 직접 운영하는 목련관이라는 음식점과 근처에 노점상이 있다.
노점상에는 그림 수건 나무조각 말린 산나물 건어물 각종 기념품 등이 있고 수준은 우리나라 60년대 시골장터 같지만 사람들은 순수하다.
목련관의 아가씨들은 서툴지만 손님들의 성화에도 웃음을 잃지않고 끝까지 성의껏 대접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알지 못하는 그들이 가장 난해하는 것은 돈계산이다.
미화로 음식값을 주고받으니 계산이 많이 서툴다.
그곳에서 냉면 한 그릇을 9불을 주고 먹었는데 양을 엄청 많이 담아 후한 인심을 보여주었다.
마음한편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남한 사람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 북의 동포들에게 어떤 마음을 갖게 하였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였다.
어쨋든 그들도 우리와 같은 배달민족의 후손들이다.
남북이 같이 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평양 곡예단 공연도 보았는데 수준급이었고 그중에는 세계 써커스 대회에서 1등을 한 종목도 몇개 있다고 했다.
마지막에 할머니 몇분이 무대 앞으로 나가서 곡예단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고 그 단원도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고
피를 나눈 따뜻한 동포애를 다시 한번 느끼기도 하였다.

지금 군사 분계선에서 금강산 온정리까지 인민군들이 철도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북한에서 사용되는 기름과 장비는 모두 남한에서 제공한 것이다.
불과 500여미터의 거리를 두고 남쪽은 국군이...... 북쪽은 인민군이 철도 연결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을 지나다보면 남북한의 국력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인민군들은 차림도 남루하고 덩치들도 작고 나이도 어려보인다.
더러는 자기들끼리 장난도 치고...천진난만한 아이들과 같아 보인다.
그들에게 남과 북의 정치적인 이슈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어떻튼 그들도 우리가 감싸 안아야할 우리의 형제들인 것만은 틀림없다.

동기 여러분들 중에서 금강산에 다녀온 분들도 있겠지만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꼭 한번 가서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관광온 노인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힘이 없으면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금강산에 가는 것이 마냥 퍼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동질성을 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나름데로 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남북이 통일되어 동포가 하나되는 날이 언제나 올 것인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멋진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쓰스네요.
시간 날 때에 유럽 여행기도 잘 부탁 합니다. ^^
김형목
언제 가보나 !
곧, 개방이 되어 문이 열리겠지 !
4계절(금강산, 봉래산, 풍악산, 개골산)이 다른 모습으로 부르는 아름다운 금강산.
많은 사람들이 다녀 와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나이든 분들 말을 들으면 수학여행을 다녀 왔다고 한다.
경치가 좋기는 좋은 가 보다.
언제 갈 기회가 부여 되면 가 내 눈으로 실사해야 겠다.
종기생들, 좋은 추역 많이 만들기 바람니다.
 
 
 
홍융기
나도 다시 열리면 꼭 다녀와야지^^ 좋은 글 잘 읽었네!
김기영
잘읽었습니다
백두산기행문도 쓰시지요
김수원
보잘 것 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유재황
난 배낭메고 등산가려고, 아직 가보지못했는데  갈수 있겠지?  내나라 우리 땅인데.....
김현식
수원씨! 더위에 잘계시고 있는거제?보고집다~~시간남  울산에 함  놀러오니라!더운데  술 작작(?)하고  건강  조심 하거래이~~~
임우순
금강산의 기행문 잘 감상하였습니다......
Hot

인기 [초대 글] 알시오콰이어 창단 15주년 기념, 정기 연주회

댓글 0 | 조회 104
유난히도 길고 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만추의 길목에서 15기 동기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1977년 육군소위로 임관했던 ROTC 15기 동기들이 2009년 가을 합정동에서 처음 모여 과… 더보기

김병년 동기의 "내가 사는 캐나다 트렌트에서는" 열린북스

댓글 0 | 조회 97
크게보기‘내가 사는 캐나다 트렌튼에서는’ 책표지. 열린북스 제공상사맨으로 일하다 캐나다로 이민 가 24년간 살며 느낀 단상과 애환을 담은 ‘내가 사는 캐나다 트렌튼에서는’(김병년 … 더보기
Hot

인기 TV드라마 '정년이' - 10/12 [토] 밤 9:20 첫 방송(정인수 동기 여식 감독 작품)

댓글 0 | 조회 112
정지인 PD는 정인수(서울대ROTC15기) 따님으로 이번 동기의 날 행사에 아버지의 홍보에 의해 소개되었습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TV드라마 '정년이' -10/12 [토] 밤 9… 더보기
Hot

인기 [대한민국ROTC중앙회] 중앙회보 307호 발간

댓글 0 | 조회 468
웹진 보러가기(https://rotcmuseum.or.kr/pdfjs/web/viewer.html?file=rotc0307.pdf)지난 회보 보러가기(www.rotc.or.kr)▶…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1

댓글 0 | 조회 55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1‘시행령’의 핵심은 2030 국악인들에게 많은 지원 이뤄지게 하는 것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지난 달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_70

댓글 0 | 조회 92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0“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자아를 깨닫는 예술교육이어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국악진흥법’은 제9조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

댓글 0 | 조회 657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국악진흥법'은 ‘창조적 상상력’의 행정이 뒷받침되어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한류 음악의 원형자산은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8

댓글 0 | 조회 765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8-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을 ‘문화’로써 해결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지금과 같이 정치가 어지럽고 경…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7

댓글 0 | 조회 851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7“문화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6

댓글 0 | 조회 769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6한류 확산이 문화 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한국은행은 지난 9…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5

댓글 0 | 조회 762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5한류확산이 문화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바야흐로 한류의 세상인…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4

댓글 0 | 조회 828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4한류확산이 문화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으로 시너지를(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2023년 7월 25일…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3

댓글 0 | 조회 822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3문화 융성의 길 – ‘국악진흥법’에서 새 길을 찾다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은 일제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

댓글 0 | 조회 912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 문화 융성의 길 - ‘온리 원(only one)’의 사고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요즈음 대통령 관저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

댓글 0 | 조회 824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 BTS와 아미 현상(1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브라질에서는 2019년 …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

댓글 0 | 조회 953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0‘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 BTS와 아미 현상(1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이번 회에서는 데…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

댓글 0 | 조회 895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BTS와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 - BTS와 아미 현상(1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지난 1…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

댓글 0 | 조회 942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과 사랑 - BTS와 아미 현상(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각국의 정치적 사회… 더보기
Hot

인기 삽십오일 간의 서유럽 자동차 여행 - 문근찬, 이명희 지음

댓글 0 | 조회 1,278
이번에 다녀온 '서유럽 자동차 여행'을 작은 책자로 만들어 봤습니다.해외 자동차여행에 관심있는 동기들에게 약간 도움이 될 내용이오니 일독 바랍니다. 문근찬 ^^https://www… 더보기
Hot

인기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

댓글 0 | 조회 1,023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BTS의 음악이 투쟁가처럼 등장 - BTS와 아미 현상(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더보기
카테고리
Banner
최근통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