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초호봉 교육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그해 그룹 전체 과장진급자를 모아서 집합교육을 시켰다.
교육 내용은 ‘고정관념을 깨자 - 마음의 벽을 허물자’ 뭐 이런 것이었다.
일어나서-먹고-교육받고-먹고-교육받고-먹고-교육받고-잠자고를
1주일간 자유시간 별로없이 강행군하는 교육이었다.
그러나 사회생활중 가장 기억에 남고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교육이다.
첫째날 첫수업의 과제를 여러분한테 소개한다.
브리핑 차트용지를 개인당 1장씩 나누어 주고는
거기에 각자의 이름, 소속회사, 소속부서, 직책, 담당업무, 취미, 특기...등등을 쓰란다.
단, 한글 영어 한자 일어를 사용하지 말고 쓰란다.
헉 (*_*) 황당한 일이다. 자기소개서 비슷한 건데 한글을 사용하지 말고 쓰라니.....
우리 동기생들도 지금 한번 이 숙제를 풀어보시라.
이름을 꼭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훈민정음으로 써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깨어나서 써보라.
어떻게 쓰는가하는 건 각자의 능력 또는 두뇌문제이다.
이 교육의 특성은 주어진 모든 과제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모범답안도 특별히 없다.
각자 내놓은 답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정답은 없되 각자의 답의 비교는 된다. 사고력의 차이인 것이다.
담당강사(일주일 내내 1명의 강사)는 여러 프로그램으로 교육하면서
과제별 특성에 따라 개인별로 팀별로 일일이 빠짐없이 발표를 시켰다.
그리고 누가 어떤 말을 하던 ‘그건 틀렸습니다’ 또는 ‘그건 약간 빗나간 얘기다’등
어떠한 부정적인 평을 한 적이 없으며. 항상 ‘ 아 좋은 의견입니다’
‘아 신선한 발상이군요’ ‘아 좋습니다’ 등등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맞장구를 쳤음.
기억나는 답을 한두개 소개한다.
- 차트지에 자신의 명함을 붙이고, 신문지에서 필요한 부분을 찢어 붙이고
발표한 교육생
- 스페인어로 쓴 교육생
(한글 영어로 안된다고 했으니 물론 독일어 스페인어로 쓰는 것도
안될 것이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고정관념의 틀에 묶인 것이다.)
- 기타 몇몇 사람들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숙제를 풀었다.
두번째 과제는
3개의 직선이 3개의 각을 이루고 만나는게 삼각형인데
그런 수학적인 삼각형의 정의에 억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삼각형의 종류를
아는대로 그려보라.
정삼각형 직각삼각형 이등변삼각형 부정형삼각형 역삼각형... 이렇게 몇가지 적고보니 더 적을게 없다.
학교에서 배운 것에 억매이다 보니 앞이 깜깜하다.
아래 여러가지 삼각형을 예시하니 참조 하시라.
각자의 생각에 따라 무궁무진한 삼각형이 나오게 된다.
‘흙으로 그린△’ ‘실제 실을 붙여 만든△’ ‘신문지로 만든△’ 억만가지 삼각형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