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
- 문화 융성의 길 - ‘온리 원(only one)’의 사고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요즈음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역술인 천공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러다가 갑자기 풍수지리 학자인 백재권(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교수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풍수지리학이 과학이냐 아니냐로 다시 논란이 지펴지고 있다. 거기에 또 어느 물리학자가 등장하면서 그는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풍수지리학은 과학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위의 논란은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로서 필자는 정치와는 무관하다. 다만 풍수지리학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문화적 입장에서 풍수지리학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한다.(이어령 글 참조)
2010년 23일, 24일 이틀간 서울시가 주최한 ‘세계 디자인 도시 서미트(WDC, World Design Cities Summit)’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는 17개국 31개 주요 도시의 시장단과 도시 건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제 발표를 하였는데, 이 때 한국 측 주제 발표자는 이어령 교수였다.
건축가가 아닌 이어령 교수의 발표 주제는 ‘건축 없는 건축’이었다. 그 연설의 내용은 "집을 지을 때는 근사한 유형의 물리적 건축물 뿐만 아니라, 한국의 풍수지리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 자체가 건축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는 요지였다.
그때 주최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국의 많은 참가자들이 이어령 교수의 연설을 듣고 매우 놀라워했다. 이때 외국인 건축가 한 사람이 이어령 교수에게 손을 번쩍 들고 다가가 질문을 하는가 싶더니 큰 절을 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 외국인 건축가는 "당신의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건축 없는 건축’에 대한 건축론을 속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젠 자신 있게 내 건축 이론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외국의 건축가는 이어령 교수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