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리집에서 내가 근무하는 학교까지 걸어보았습니다. 춘천의 이름이 <봄내>봄(春) 내(川)입니다. 봄이 오는 호수가를 따라 한편의 서정시같은 도시,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수부도시, 닭갈비와 막국수의 고장 춘천의 봄을 여러분께 소개할까 합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약 10키로 쯤 될겁니다. 아래 노란선이 이동 경로입니다. 가시죠!! ㅎㅎ
우리 아파트 앞. 대룡산에서 흘러오는 실개천을 따라 트래킹 길이 나있습니다. 흙길이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우레탄길이어서 그런대로 좋습니다. 저 실개천은 대룡산에서 공지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석사천입니다. 예전엔 참 지저분했는데 지금은 민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닐 정도로 깨끗하게 정화된 하천입니다. 춘천시 화(花)인 개나리가 하천변에 흐드러지게 피어 운치를 더해줍니다.
석사천변을 따라 잘 정비된 걷기길!! 길옆으로 봄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나즈막한 물소리가 경쾌합니다. 고단한 삶의 공간을 끼고 흘러 이 자체가 시민에겐 힐링의 장소이지요. .
여기가 퇴계동입니다. 퇴계 이황의 외가집이 여기여서 붙은 지명입니다. 출발점을 기준으로 대략 3km 지점입니다.
석사천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공지천입니다. '공지'라는 고기가 살았다는데----.
『춘천의 지명유래』에는 "원래 곰지내라고 불렀다. 퇴계 이황이 춘천 퇴계동 외가에 왔다가 곰지내에서 고기잡이를 한 후 머슴에게 여물을 썰게 한 다음 삼태기에 담아 곰지내에 버렸는데 여물로 쓴 짚이 고기로 변해 공지어로 변했다는 것이다. 공지어(공지어는 진어[珍魚]라고도 부른다)가 산다고 하여 공지천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출발점을 기준으로 대략 4.5km 지점입니다.
공지천은 춘천의 대표적인 이미지입니다. 이디오피아 참전비도 있고, 조각공원도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요. 호수엔 수상술집도 있습니다. 대학생들 대표적인 미팅 장소였던 이디오피아 찻집도 있고요. 대학시절엔 주로 여기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개똥철학을 풀어대던 추억과 낭만의 장소라 하겠습니다.
실내 아이스링크가 흔치 않던 시절에 겨울이면 이곳에서 주로 전국빙상경기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춘천에서 자란 사람은 거의 스케이트를 잘탑니다. "스케이트, 수영, 낚시 못하면 춘천에서는 간첩이다"라는 말도 생겼고요.
공지천에 위치한 풋살경기장. 요즘 분데스리가에서 한창 줏가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바로 이곳에서 기량을 연마했습니다.
공지천은 의암호로 흘러듭니다. 강촌에 있는 의암댐때문에 생긴 담수호로서 춘천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춘천을 '호반의 도시'라고 부르죠. 건너편에 춘천 mbc 사옥이 있네요. 저 산자락이 삼악산 줄기이며 그 아래가 신영강입니다. 우리 나라 최초의 신소설 '혈의누'(이인직)의 배경이기도 하고요.
의암호를 에워싼 호수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길 오른편에 벚나무인데 만개하면 장관입니다. 아직은 피지않았습니다. 인증샷!!
호수 건너가 서면이란 곳입니다. 신숭겸묘가 저 건너에 있습니다. 가운데 섬이 중도일부인데 신석기 유물과 유적이 많이 발굴되었습니다. 덴마크(?) <레고>회사가 디지니랜드를 능가하는 대규모 놀이시설을 건립하기로 춘천시와 계약을 체결한 곳입니다..
호수길이 끝난 곳에 춘천 대첩 전적 기념물이 이어집니다. 6.25때 2군단 산하 7사단, 12사단, 15사단이 여기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피아간에 피해도 컸다고 합니다. 이 전투덕에 서울시민들이 한강이남으로 철수할 여유가 생겼다지요.
소양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곳입니다. 소양강은 인제쪽에서 소양댐을 거쳐 (인제, 양구 방면)흘러옵니다.북한강은 화천댐과 춘천댐을 거쳐(화천 방면) 흘러옵니다. 겨울연가 촬영지이기도 하고요. 몇년전만해도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았던 장소입니다. 저기 소양강 다리 건너 우리 학교가 있습니다. 출발 기점 대략 9km 지점입니다.
'소양강 처녀' 상입니다. 춘천사람들은 '열여덟 딸기같은 어린 내 순정~~~'이 아니라 바람난 처녀상같다고 비아냥거립니다. ㅎㅎ
소양2교입니다. 원래 소양강 다리는 따로 있습니다. 오래되어 거의 사람들만 통행합니다. 이 다리 건너가 샘밭입니다. 고조선시대 맥국의 수도가 저기였지요.
소양강 다리를 건넜습니다. 길 한복판에 '입영장병 환영'이라는 아치가 서있습니다. 102보충대가 가깝습니다. 35년전 강원도로 배치받은 동기들이 저 보충대에 집결했을겁니다.
다왔습니다. 길건너에 우리학교가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여러분은 춘천 구경을 공짜로 하셨습니다. 요즘 서울에서 춘천까지, 대구에서 춘천까지 고속도로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놀러오셔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드시면 찹 좋습니다. 희망이 강믈처럼 흐르는 서정적인 도시 춘천에서 조주현입니다. (우리 친구가 춘천시장인데, 날 홍보대사로 임명해야되는거 아닐지? ㅎㅎㅎㅎ)
독수리들이 욕해데던것도 다 올리거라ㅋㅋㅋ
전면에서 본 이디오피아의 집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