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국악 이야기 1 ‘박상진의 국악 이야기’의 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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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국악 이야기 1<BR> ‘박상진의 국악 이야기’의 연재를 시작하며

축제의 계절이다.

우리나라의 축제는 봄・가을에 주로 몰려있다. 그 중에서도 가을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겨울과 여름에도 축제가 제법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계절에 관계 없이 지역마다 특화된 축제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렇게 많아지고 있는 이들 축제는 전국적으로 과연 몇 개나 될까 궁금하다. 나라살림연구소의 ‘2024년 지역축제 현황 및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별 축제의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884개에서 2024년에는 1170개로 32.35% 증가하였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다.

 

박상진(동국대학교 명예교수) 박상진(동국대학교 명예교수)

 

그런데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1947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문화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축제’나 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브라질의 전통춤 축제인 ‘리우 카니발(일명 삼바축제)’과 같은 축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같은 시기에 출발한 2개의 축제를 비교해 보겠다. 하나는, 1998년에 경주 보문단지에서 개막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이다. 불국사 가는 길을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야심차게 엑스포를 준비하였다. 예산은 무려 300억이 넘었다고 한다. 결국은 용두사미로 전락하여 ‘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명칭은 최근 축제 현장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많은 관광 인프라 확산을 기대했는데 경주는 다시 불국사와 석굴암, 왕능 뿐이다.

 

그 실패의 이유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현장에는 경주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주 문화는 커녕 한국의 문화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무총장 등 실무자들은 그 당시 대구 등 기타 지역 사람들이 도맡다시피 했다. 공연단도 러시아 3류 무용단들이 주를 이루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주인이 주인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에서의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이다. 그 엑스포 현장은 ‘경주엑스포대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지금은 당일치기 관광객과 유치원생만 찾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는, ‘보령 머드축제’이다. 1998년에 시작된 머드축제는 보령을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도시’, ‘충남 최대의 관광도시’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2021년엔 세계축제협회(IFEA)가 선정하는 아시아 3대 축제에도 이름을 올렸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1/10도 안 되는 예산으로 시작한 머드축제는, 2017년에는 투입한 30억 예산의 33배가 넘는 1000억원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지역의 특성화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서 ‘산업화’를 이뤄낸 성과라고 언론에서는 평가한다.

 

국악은 축제를 먹고 산다. 축제가 흥하면 국악인들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축제가 흥하기 위해서는 국악을 잘 활용해야 한다. 축제와 국악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이 상생하는 관계이다. ‘국악 진흥법’과 ‘한류산업진흥 기본법’도 한마디로 위와 같은 관계의 발전을 위한 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박상진의 국악 이야기’를 새롭게 연재하면서 ‘천리마’를 찾고 발굴하는 ‘백락’이 되고자 한다. 국악과 관련한 모든 분야와 사람들, 그리고 각 장르에서 국악의 ‘천재인 천리마’를 찾고자 한다. 천리마의 남다른 재능을 몰라보고 소금 짐이나 지게 하는 현실에 대한 서글픔, 소금 짐을 지게 하기는 커녕 몽둥이질을 해서 내쫓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천리마를 알아 보고 천리마를 맘껏 달리게 해주는 기회의 땅, 풍토가 만들어져야 하겠다.

   

필자를 중심으로 몇 분의 인사들이 모여 ‘국악진흥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세종대왕이 직접 한글로 작곡한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의 정신을 실천하려고 한다. ‘국악진흥법’과 ‘한류 산업진흥법’이 ‘일천강에 비치는 달’이 되어 곳곳에 골고루 국악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한다. 여기에는 ‘정책 연구’ ‘콘텐츠 연구’ ‘대중화 연구‘ ’한류 연구‘ ’공연기획 연구‘ ’예술행정 연구‘ ’축제 연구‘ ’각 지역별 정체성 연구‘ 등과 같은 아젠다(agenda)를 모든 국악 문화인들과 함께 공유하며 자유롭게 풀어가고자 한다.

 

"박상진의 국악 이야기”가 건전한 ‘비판’과 생산적인 ‘비평’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질정(叱正 ; 잘못된 점을 꾸짖어 바로 잡음)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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