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아리랑경창대회, 사할린 동포들 특별상 수상

제3회 울릉도아리랑축제에서 사할린아리랑 선사

지난 9일 울릉군 주최 울릉도아리랑보존회가 주관한 제2회 울릉도아리랑경창대회에서 사할린 동포들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심사는 류춘규(문화유산청 前 국립전통문화대학 교육원장), 임종두(청와대사계절축제 사무총장), 박상진(동국대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한류이야기’ 저자) 김길자(강원 무형문화유산 1호 ‘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등 6분이 맡았다.

경연대회는 ㈜국악신문 기미양 대표가 진행을 했고, 시상식 진행은 독도홍보대사 국민가수 정광태와 남세라 KBS아나운서가 맡았다

이번 경연대회에는 진객 영주귀국 사할린동포들이 참여했다. (사)울릉도아리랑보존회(회장 황효숙)의 초청으로 참가하게 된 분들은 성기선 단장을 비롯하여 두브로위나 나탈리아, 이행옥, 송희순, 춘정애, 이영헌, 이순예, 이정숙, 강명자, 신경자, 정양순 등 총 9명이다. 이 분들이 경창대회에서 울릉도아리랑과 사할린아리랑 합창을 선사했다.

지난 2019년 사할린아리랑축제에서 최초로 황효숙 회장이 부른 울릉도아리랑이 동포사회에서 최초로 사할린에서 불려졌다. 그런 인연으로 오늘 사할린동포들을 초청했다고 한다.

울릉도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후렴)

가고싶은 고향은 못가게 되고/가기싫은 왜병정에 소집장이 날아왔네

울릉도라 동해섬은 자물통 세상/한번 들어오면 나갈줄 모르네

우리네 서방님은 오징어잡이 갔는데/원수놈의 돌개바람은 왜 이리도 부노

동포들이 울릉도아리랑 첫 수에 일제강점기 강제징병으로 끌려가는 이야기가 나와서 놀라웠다고 한다.

황회장은 "울릉도아리랑 첫수는 "가기 싫은 왜병정에 소집장이 날아왔네”이다. 사할린아리랑에는 아리랑의 정서가 온전히 녹아있다. 특히나 첫수는 서로 맥이 통한다. 고단한 여정을 무릅쓰고 초청에 응해주신 사할린동포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제3회 울릉도아리랑축제

독도에서 사할린까지 메아리 친 사할린아리랑

경연대회를 마치고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제3회 울릉도아리랑축제 무대에서 불린 사할린아리랑이 울릉도에서 사할린에까지 메아리쳤다. 울릉도에서 바다로 나가면 북해도를 거쳐 바로 사할린이기 때문이다.

사할린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후렴)

내가 여기 왜왔나 왜왔나/우리님 따라서 내여기왔지

사할린이 좋다고 내여기 왔나/일본놈들 무숩어 따라왔지

우리 조선은 따뜻한데/땅에 못가고 내 여기 사나

우리 영감님은 왜 갔다던가/나만 혼자두고 자기만 갔네

이 아리랑은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살던 ‘아리랑 할머니’로 유명한 정성애 할머니가 부른 사할린아리랑이다. 고향은 경남 삼천포이고 18세 때 사할린 도로샤흐조로스끄 탄광에 징용으로 끌려온 남편을 따라왔다가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나라뮤직 해외동포 아리랑-사할린 편 음반으로 발매 되어 있다.

해설이 있는 아리랑축제로 진행되어 무대 출연자가 교체되는 시간 동안 각 지역 아리랑에 대한 설명이 먼저 나와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해설을 맡은 ㈜국악신문 기미양 대표는 "사할린아리랑에는 사할린 동포들이 겪은 '이중징용'의 고난과 디아스포라(이산)의 역경이 담겨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강제동원으로 가라후토(사할린)로 끌려가서 탄광, 산판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계전쟁이 끝나자 일본은 기르던 강아지도 안고 조국으로 돌아갔지만 5만에서 10만이 넘는 우리 민족은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낯선 땅에 묻히셨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살다가 70년 만에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국적이 5번이나 바뀌셨습니다. 그래서 국적이 조선, 일본, 북한, 소련, 러시아, 한국으로 6번이나 바뀌고 이름도 조선이름 일본이름 러시아이름을 가지고 계십니다. 블라지미르, 니꼴라이스, 유리, 나타샤, 나탈리아, 로자 등”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울릉도아리랑((사)울릉도아리랑보존회 황효숙 외 9명), 사할린아리랑(사할린아리랑보존회/성기선 외 8인), 대구아리랑(영남아리랑보존회/신수진,오은비), 상주아리랑((사)상주아리랑보존회/김계화 외 3인), 영천아리랑과 경상도아리랑((사)영천아리랑보존회/전은석 외 5인), 성주의병아리랑(성주의병아리랑보존회/최문희 외 3인), 정선아리랑((사)정선아리랑보존회/김길자,서금옥), 종로아리랑((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장/이혜솔 외 7인), 문경새재아리랑(아리랑도시시민위원회/이만유 외 5인), 진도아리랑.밀양아리랑(대구아라랑보존회/이상우, 김학영), 아름다운나라(성악가 윤매숙), ’홀로아리랑‘과 ’아리랑‘, ’독도는 한국땅‘(원로가수 정광태와 전체합창)이 펼쳐졌다.

특별초청 고려인 가수 러시아 하바롭스크 게나지 김과 사할린 동포 정양순이 부른 ’카레이스키아리랑‘(작사 맹동욱)을 작곡한 분이 사할린 한인 중 유일한 작곡가 김 세르게이(김상호)선생이라는 사실도 이 기회에 다시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사할린아리랑보존회 최나타샤 회장의 배우자이다.

성기선 단장은 "2016년부터 매년 개최된 사할린아리랑축제가 어서 이루어져서 사할린에서 우리가 모두 아리랑으로 만나는 날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전국사할린동포회 권경석 회장은 "우리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황효숙 회장이 경기도 양주 율정마을에서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포항역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항구까지의 번잡함을 고려하여 대형버스를 대여해 주었다. 이러한 따뜻한 배려에 대해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만유(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문경찻사발축제에 사할린 동포들이 부르는 사할린아리랑을 문경새재 무대에 세워드리고 싶다. 그리고 '아리랑고개'의 실제적 고개인 문경새재를 보여드리고 싶다. 경상도민으로서 사할린 동포 68퍼센트가 경상도 사람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전했다.

경산아리랑보존회 배경숙 회장도 "지난해 사할린 청소년들이 경산아리랑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년에도 사할린 동포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울릉도아리랑축제 무대에 서는 대다수 아리랑보존회는 러시아 사할린아리랑축제(추진단장 기미양)에 참가했던 지역 아리랑전승단체이다.

사할린 동포들은 2018년 12월 문경새재아리랑축제, 2019년 10월 러일중 3개국 동포와 전국 55개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가 함께한 서울아리랑페스티발이 이루어진 광화문 광장과 12월 사할린아리랑축제가 개최된 유즈노사할린스크시와 홈스크시에서 만났다. 5년만에 다시 울릉도에서 만나서 '(민족)공동체 결속에 기여하는 아리랑'의 대동정신을 구현하는 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