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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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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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길고 날도 화창한 오늘은 저녁나절에 자전거를 타면서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 코스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크게 나누어 공원의 호숫가와 다운타운의 강변 산책로 그리고 마리나의 호숫가 세 가지 코스인데 전부 돌고 나면 12km 정도이다.


일몰이 시작되어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풍경이 정말 환상이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노을과 호수를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 상념에 젖어본다.


내가 이곳 트렌튼에 산 지가 14년이 되었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시작한 것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불과 3년 전부터이다.


똑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건만 사느라고 바쁘다는 핑계하에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는 줄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사는 형편은 비슷해도 뒤늦게 보기 시작한 요즈음의 생각은 이 좋은 세상을 보고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 살기 바빠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언제나 그 계절의 뒷자락에 가서야 지나가는 계절의 아쉬움에 안타까워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심지어 거리에 쌓이는 눈과 살을 에는 추위에 이 추운 계절이 어서 가주기를 그렇게 기다렸던 그 겨울조차도.


우리네 인생도 그 끝자락에 와서야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것이 참으로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름다운 풍경들은 세파에 시달린 사람들의 마음을 힐링해주기도 하고 보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도 해준다.


그래서들 살면서 어떻게든 여유를 내어 풍광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진작에 깨닫고 살았더라면 내 마음의 평화를 얻어 삶의 기쁨을 훨씬 더 크게 느끼며 살았을 텐데...


그래도 뒤늦게라도 아름다운 세상, 살만한 세상, 재미있는 세상임을 알게 되어 참 감사하는 마음이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세상의 쓴맛 단맛을 다 겪은 노회한 나이덕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 힘주어 설명하고 강조한다 한들 우리네가 젊었을 때처럼 그들이 공감한다 하면서도 노회한 우리들과 그 깨달음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앞으로는 내 인생의 끝자락에 많이 남지 않은 세월이지만 꼼꼼히 챙겨가며 그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만끽하며 살리라.


지난 세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그 어리석음을 모두 만회라도 하겠다는 듯이...


오늘은 노을이 내게 참 많은 말을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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