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보 제6호 ◇1면: 고기영 석중건 김일현

회보원고접수

회보 제6호 ◇1면: 고기영 석중건 김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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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 상단;제호
메인; 회장인사말 비젼제시 및 동기회의 발전방향 제시
동기회 주소 및 발행인 및 편집인 색인표시<석중건편집위원장담당>
하단; 사진7-8장으로 목차 표시<김일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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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중건
표지제호는 지난 4호의 제호를 일관되게 사용하고,별도 이미지 디자인은 형식에 부합하지않는것같아요
 
다음은 회장님 인사말입니다
 
2011 ROTCIAN의 수상록[隨想錄]
 
2011 대한민국 ROTC15기 총동문회장 고 기 영
 
만남은 하늘의 인연, 관계는 땅의 인연
대한민국 ROTC15기 라는 이름의 인연
세상의 모든 일은 만남과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둘의 조화에 의해서 세상이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합니다.
만남은 하늘에 속한 일이고 관계는 땅에 속한 일입니다.
세상에는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이 있듯이 만남과 관계가 잘 조화된 사람의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만남에 대한 책임은 하늘에 있고 관계에 대한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따뜻한 관계,아름다운 관계는따뜻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기 위해수고하는 사람에게만 생겨납니다.
대한민국 ROTC15기 동기 여러분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요. 운명이라는 것은 그림자와 같아서 언제 우리들 삶에 끼어들어 서로를 갈라 놓을지 모르기에 서로 함께 있을 때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뜰에서 소중한 사람이 되려면 먼저 세상을 소중히 해야 합니다. 우리한테 ROTC는 어떤세상인가요?
우리는 임관후 34년이라는 긴세월의 성상속에서 저마다의 자리에서 인생의 매듭을 풀어왔습니다.
조국,명예,헌신,희생 군인정신.. 많은 나열속에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또 역전을 역경의 또다른 이름으로 바꾸며 그 매듭을 풀어왔습니다
매듭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남이아닌 소중한 공동체로써의 울타리를 만들어왔습니다 언젠가부터 울타리를 만들고 정착하는 기술을 배웠습니다.그리고는 그 울타리를 아주 소중히 여기며 보살피게되었고 함께 머물러있는 구성원들의 끈끈한 관계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오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매듭이 엉켜 있을때도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뿐이지 절대로 그 매듭을 못푸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꽃을 가꾸듯이인연도 아름다워 질 수 있게노력하면서 가꾸워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존중과 이해가 있다면 인연은 성숙하게 잘 자랄 것입니다
인연을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것은더 지혜로운 사람의 몫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다 엉킨 매듭이있을때 그매듭을푸는지혜가 우리는 ROTC라는 아름다운 숙명의 기회가있었다면 이는 인연의 특혜요 축복입니다
반드시 그리고 살아가는 삶의 배경을 기쁨이 있는 풍경으로 만들어 내가 사랑하는 소중한ROTC 친구들에게 기쁨과 위로의 잔을 채워 건네는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
그이름은 대한민국 ROTC15기입니다
 
다음은 엄길청박사의 기고문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부터의 깨달음
엄길청 / 경영학박사
글로벌경영 컨설턴트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다시 생각하는 4H 정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 발 금융위기는 이제 본격적인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전이되어 어느 나라든 이전에 비해 저성장과 장기불황을 피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의 경제위기는 그동안 손쉽게 대박을 꿈꾸며 고수익과 고위험의 칼날 위에서 춤을 추던 탐욕적인 투기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종말을 가져오는 조짐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가진 돈도 없이 빈부격차에 상실감만 커지고 있는 고학력 장기실업의 분노한 젊은이들이 런던에서 뉴욕에서 거리로 튀쳐 나와 머니게임으로 일관하는 금융자본주의의 폐기처분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제를 키워온 우리나라도 어느 새 곳곳에서 단기승부의 금융경제가 위력을 보여오고 있었으며, 국민들 실생활에서도 직접 실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돈만 운용하는 재무적 투자자가 늘어나 일하지 않고 재테크나 금융수익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상당수 생겨나고 있는 현실에서 작금의 세계적 충격은 엄청난 파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을 거액의 융자를 받아 거주용으로 사지 않고 투자용으로 사놓은 국민들이 이 시대의 역풍 앞에서 지금 가장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다시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실물경제 활동이 수반되지 않는 단순한 자산운용을 통해 금융수익이나 투자수익으로 살아가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다. 연금이나 보험 등의 사회적 장치들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기간동안 저수익을 감당해야 하고 국가도 스스로 현장에서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국민을 지원하고 돌보기는 일은 갈수록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다시 생각을 추스르고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일상의 경건함을 받아들일 때이다. 여기서 4H의 깨달음을 떠올리게 된다. 본디 4H는 미국서 시작된 농촌 청소년들의 계몽운동으로 Hand, Head, Heart, Health의 네가지 정신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Health를 Holy로 바꾸고 싶다.
이제 무슨 경제활동을 하든지 땀 흘려 손수하고(Hand), 항상 배우기에 힘쓰고(Head), 사람들 마음에 감동을 주고(Heart), 하늘을 우러러 경건한 마음(Holy)으로 임하라는 것이다.
제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하고, 문화예술이 성장하고, 사회제도가 튼튼하다고 해도 나의 삶의 문제는 언제나 나의 몫이란 냉엄한 진실을 앞으로는 단 한순간도 잊어선 안된다.
*이제 은퇴는 없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인구증가의 시대로 접어든 것은 전쟁이 휴전을 맞은 뒤인 1953년부터이며, 이후 출생인구는 계속 증가해 최고치인 1971년에는 한해 100만명이 출생했다.
이것을 정점으로 인구증가세는 다시 둔화되기 시작해 2009년에는 바닥수준인 44만명으로 최고치 대비 절반수준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이제 1971년생들이 40살 고개에 접어들고 1953년생들이 58세로 사기업의 은퇴연령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한국판 베이비 부머들이 40대와 50대의 중심을 이루면서 은퇴자의 시대를 열어가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태어나 사람들만 따져도 1500만명을 넘어 전체인구의 30%정도가 된다.
이들 중 이미 상당수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어 닥친 조기퇴직, 명예퇴직의 회오리에 휩쓸린 바가 있으며, 이제는 본격적인 은퇴자의 연령으로 접어들어 우리 사회는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충격이 서서히 불기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이제부터 10년 쯤 뒤가 되면 다시 노인인구로 대거 편입되어 우리사회를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11.3%인데, 여기서 베이비 부머들이 모두 노인인구로 들어가는 40년이 흐르고 나면 우리 정부는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38.2%로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이미 65세 이상이 7%를 넘겨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들어선 우리가 2018년에는 14%를 넘겨 고령사회(Aged Society)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26년이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가고 2016년이면 14세이하 유소년과 65세이상 인구가 같아지는 노령화지수 100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장기적인 경기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은 1994년에 고령화 사회에 들어온 후 2006년에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잠재성장률은 점점 낮아져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현재의 4%대에서 2020년이면 3%대, 2040년이면 1%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우리의 사회복지 지출은 아직도 부족한 수준이지만 현재 GDP 대비 9%대에서 2050년에는 22%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과연 이런 사회변화를 앞에 두고 본격적인 은퇴자 시대를 앞둔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이대로 가면 아직도 취약한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돌아가겠는지, 저마다 소박하게 준비한 노후자산 소득들이 미래의 필요한 현금흐름을 충분히 채워 줄 수 있을 것인지, 정부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복지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인지 무엇 하나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게다가 우리의 자산구조도 문제가 적지 않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정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79%가 넘어 미국의 35%, 영국의 55%, 일본의 41%에 비해 너무도 높다. 한마디로 살고 있는 집이 재산의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으로 가계부실의 위기를 겪은 미국은 금융자산 비중이 2009년에 65%였고, 영국과 일본도 45%에서 60%대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금융위기의 여파가 큰데, 만일 훗날에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일거에 폭락하는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우리나라 가계 파산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자산이 있다고 노후가 안정된 것은 아니란 얘기이며, 뭔가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 수치들이 암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자산을 늘려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서 필요한 것은 현금인데, 이것을 이자로, 배당으로, 집세로 충당하는 것은 매우 불확실한 기대이다. 요즘 미리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40대의 가계자산 대비 금융자산이 25%대로 올라와 60대의 13%에 비해 높고, 전체 가구의 금융자산 중 현금과 예금의 비중이 2009년에 46%대로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의 자산규모가 넉넉지 않은 현실에서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다.
고용의 기회가 늘지 않는 미국에서 개인들은 점차 고위험 고수익의 자산운용에 빠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이 금융자산의 52%로 높고, 현금과 예금은 14%대로 너무 낮은 불안정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금융자산중 현금과 예금이 56%로 너무 높아 저성장을 자초하고 있으며, 영국은 보험과 연금의 비중이 금융자산의 54%에 달해 공공의 짐이 무거운 사회가 되고 있다.
요즘은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도 펀드, 신탁, 파생상품, 주식, 채권 등 투자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조금씩 늘어 40대 직장인이 금융자산의 4%대, 50대가 3%대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충분치 못한 양상이다.
사실 여기서 시야를 조금만 넓혀도 우리가 남은 생을 통해 해야 할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사람도리부터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생을 통해 자신의 가족과 생계만 돌보다가 그만 둘 작정인가.
<보이지 않는 가슴>을 쓴 낸시 플브레는 사람은 누구나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나이가 들면 이런 소망이 더욱 커진다고 했다. 정말 가능하다면 이젠 이타적 삶을 실천하는 의미있는 노후를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긴 노후를 혼자서 보내야 하는 여성들의 경우 보다 의미 있고 자기의 역량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을 위한 준비가 더 절실하지 않겠는가.
젊어서 억만장자가 된 빌 게이츠는 지금 손수 사회복지 기업을 만들어 직접 자신이 번 돈으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으며, 한국 사람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저명한 미국 벤처 기업인 한사람은 자신의 기업에서 이미 은퇴한 뒤 자신의 기부능력이 생각보다 모자란다고 판단하고 다시 부족한 기부금을 벌기 위해 벤처기업을 창업해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누구든 이제는 이런 의미있는 삶을 본받을 때라고 본다. 그러자면 어느 누구에게도 은퇴란 없어야 하겠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면 몰라도. 남을 돕기 위해 나이가 들어도 힘닿을 때까지 일하겠다는 사람에게 사실 자신의 노후 대책이 무슨 어려운 과제이겠는가. 그런 사람은 하늘도 그의 편이 아니겠는가.
*인생은 이제 다모작이다
<데이비드 브룩스>가 ‘이제 세상은 디지털 엘리트들이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듯이 점점 아날로그 세대들은 하나씩 둘 씩 역사의 뒷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요즘 방송에서 40~50대 퇴직자의 재기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자주 방송되고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평생직장인줄 알고 재직하던 직장에서 하루 아침에 실직을 당하고 절망 속의 나날을 보내다가 다시 일어서는 사례를 통해 비슷한 처지의 중도 실직자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제는 누구나 나이 40-50에 제2의 인생 즉 <세컨드 라이프>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하는 다모작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40대와 50대는 취업이나 창업에서 일정한 고정관념이 많은 세대들이다. 직장은 크고 번듯해야 좋고, 기왕이면 매달 꼬박꼬박 월급 잘 나오는 직장을 찾으려 하고, 창업을 하더라도 목 좋은 곳에서 하다못해 전화 받는 직원 정도는 두고 사장 노릇 할 수 있는 그런 경우를 꿈꾼다. 대개 그들의 태도가 이러다보니 실직을 하고도 오랫동안 자리를 찾기 어렵고 결국 자본타령, 업종타령, 자리 탓, 집안 탓을 하며 장기실업자로 전락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 그들은 디지털 마인드로 지식을 습득하고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란 크게 세 가지의 특성을 보인다. 디지털 경제는 연결된 힘을 이용해야 하고, 또한 속도를 경쟁요소로 삼아야 하며, 무형자산을 주로 활용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즈니스나 네트워크상의 사업들이 주로 이런 구조로 되어있고, 앞으로 기존 사업이라 해도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며 성장 발전하게 될 것이다. 결국 디지털 경제에서는 사람이 최고의 자본이고, 자산이며, 열정과 창의성이 에너지가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많은 벤처 기업가들이 실패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디지털식 경영도 현장으로부터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40~50대의 중도실직자들은 자신의 아날로그식 경험과 디지털 지식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 시대의 순한 양떼 같은 40~50대,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들처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두 시대를 거쳐 가는 절묘한 경험의 소유자들도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런 경험과 입지가 바로 40~50대만의 독점적 자산임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폴 패럴>의 조사에 의하면 2000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65세 이상 퇴직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사회보장연금이 없으면 극빈자 생활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서서히 인간수명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며, 어느 미래학자의 주장은 머지않아 ‘85세까지는 중년이다’라는 엄청난 소리도 들리고 있다. 어쩌면 한 켠에선 인생 100년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행복감이나 기쁨보다는 갈수록 삶의 무거움만 깊어 가고 있으니 착잡하다.
더욱이 지식정보의 진보가 날로 속도전을 더해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그리고 시대의 중심이 보다 젊은 사람들에게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에 대해 전략을 세워 놓지 않으면 누구나 자칫 초라하고 길고 지루한 노년을 비켜 가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빛의 속도로 변한다는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정보인간>들은 이제까지의 <산업인간>보다 훨씬 변화무쌍한 일생을 보내야 하며, 초년 승부가 일생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실패로 인해 중도에 다시 재활인생을 경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너무 빨리 찾아온 은퇴를 딛고 일어나 다시 새 출발을 해야 하는 <반환점 인생>들도 허다하게 등장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도 인생 100살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다. 심지어 이미 노년에 접어든 노인들도 점점 길어지는 자신의 수명에 대해 그저 대책 없이 앉아 있기만 한다면 남은 여생은 축복이 아니라 그저 길고 초라한 여정이 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부모를 봉양할 자식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보면 이제는 준비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와 국가에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우리 가정은 이제 가족들의 이런 문제를 담아내야 하는 <가족고용복지센터>로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난 날 정부와 기업에서 제공하던 일자리도 이제는 가정을 중심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갈수록 일자리 창출은 어려워지고 개인 간의 경쟁은 심해져 누구나 초년실업이든, 중도실업이든, 노년실업이든, 평생실업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갈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지털 사회에서는 가족들의 <직업 효능감>이 가장 중요하다. 언제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직업도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온 가족들이 잘 갖추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요즘 날로 늘고 있는 청년 실업의 문제도 결국은 가정의 과제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학교만 마치면 직장을 구하던 시대가 이미 지나가고, 가족들이 힘을 모아 다시 일자리도 만들어 주는 일까지도 담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가정은 이제 스스로 기업임을 자처해야 하고 가정관리가 아닌 경영마인드로 꾸려 가야만 한다.
따라서 지금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나 자신의 인생 전략을 다시 추스리고 가족간에 이러한 공감대를 공유하면서 개인은 전략, 가정은 경영의 개념을 이해하고 대비해야할 때이다. 자신의 경제적 신분을 지켜줄 직업 선택에서 시작하여 창업전략 그리고 자산의 투자 방법 등 <자기 경영>의 노하우를 잘 익혀두어야 한다.
미국의 주식투자전문가 <워렌 버핏>이 자주 뉴스의 조명을 받는다. 70대 후반의 그는 아직도 <버크셔 헤더웨이>라는 주식 1주에 1억원도 넘는 투자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노익장의 투자전문가로 수십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 동안 빌 게이츠에 이어 두 번째 부자의 자리를 오래 지켜온 사람으로 얼마 전 빌 게이츠 자선재단에 30조원의 재산을 기증한 사람이다. 사실 그동안 번 돈도 자신이 설립한 버핏 재단에 넘겨 꾸준히 기부해온 기부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항상 검소하고 근면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생각과 행동에서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부자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삶의 태도 덕분에 요즘처럼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부자들의 세계에서 아직도 그는 그 나이 되도록 세계적인 부자로 건재한 것이다.
그런데 대단한 노익장의 또 하나의 예는 역시 70대의 <고든 무어>가 그 사람인데, 세계적인 반도체회사 <인텔>의 설립자이다. 지난 68년에 인텔을 세운 그는 유명한 <무어의 법칙>을 만든 사람으로, 세상이 앞으로 빛의 속도로 변할 것을 예언한 바 있으며, 그 역시 수십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가 세운 인텔의 첫 해 매출은 단돈 3천 달러에 불과했지만, 그 후 그는 많은 돈을 벌어 그가 번 돈으로 많은 대학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인과 함께 주로 재산의 사회환원 사업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
노익장들의 성공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역시 70대의 <필립 앤슈츠>는 18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의 소유자인데, 그는 정말 세월에 따라 변신을 잘하는 귀재로 알려지고 있다. 70년대에는 석유로 돈을 벌었고, 80년대에는 철도로 돈을 벌었는데, 이제는 광통신으로 돈을 벌고 있어 사람들은 그가 다음은 어디에 손을 댈 것인지 그의 마이다스 손을 지켜보고 있다.
진정한 노익장으로는 < 존 크루지>가 있다. 2차 대전 당시 정보장교 출신인 그는 <메트로 미디어>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1946년에 15,000달러를 들여 메린랜드 라디오를 설립한 이후, 1960년대에는 메트로 미디어를 설립하여 미디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는 다양한 투자를 하는 사람으로 그 동안 동전 세탁기, 바이오테크, 광통신 등에 투자하였으며 특히 광통신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숨머 레드스톤>은 방송 컨텐츠를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는 비아콤의 경영자로서 수십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언론재벌로 알려진 <루퍼드 머독> 역시 수십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콕스 앤소니> 자매는 신문 방송 등의 미디어 사업을 통해 나란히 수십조의 재산을 가진 여성 노익장이며, <찰스 스왑>은 가장 먼저 사이버 증권사를 세워 역시 수십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세월을 이기고 있는 이들 노익장들은 무슨 힘으로 재산을 불리고 있는 것인가. 바로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라고 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히 지식과 정보 그리고 돈의 흐름을 예측하는 눈을 가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는 시니어들이 주역이란 뜻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20~64세 연령층이 65세이상 노인을 부양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50년이 되면 노인 관련 재정 지출의 증가로 국내총생산(GDP)대비 7.7%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 정부가 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관련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인구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부양 비율은 2000년 10.0%에서 2050년 69.4%로 7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노인부양비율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를 20~64세 인구로 나눈 수치로, 우리나라의 증가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것이다.
반면에 OECD 회원국의 평균 노인부양비율은 2000년 20.6%에서 2050년 48.9%로 2.4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8.6%에서 34.9%, 일본이 25.2%에서 71.3%로 각각 2~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또 영국은 24.1%에서 47.3%, 프랑스는 24.5%에서 46.7%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는 증가하는데 반해 출산율 저하 등으로 20세 이상 생산가능 인구가 2000년 10명에서 2050년 1.4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자 인구가 1%증가하면 1인당 실질 GDP는 0.041%포인트 감소하고 재정수지는 GDP대비 0.46%포인트 악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가 하면 노인 의료비가 지난 10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전체 의료비 지출 가운데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노후준비는 아직도 요원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5년에 서울지역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 노후대책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중 6명(64.6%)이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30대들의 변화인데 20대의 경우 2년 전 조사에서는 19.2%가 노후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8.9%로 훌쩍 뛰었고, 30대도 31.5%에서 64.8%로 증가했다. 젊은 층이 더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 많이 변한 것은 ‘정년퇴직한 뒤 무엇을 할 것인가’다. 이번 조사에서 퇴직 후 진로로 자영업 등 다른 사업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37.4%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자기개발(31.3%), 봉사활동(21.6%) 순이었는데, 종전의 조사에서는 자기개발이 가장 많았었다.
노후준비에 필요한 자금으로는 3억~4억원이 29.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1억~3억원(23.4%), 4억~5억원(16.2%), 7억원 이상(13.8%), 5억~7억원(12.9%) 순이었다. 노후준비 수단으로는 저축을 제시한 사람이 37.3%로 1위였고, 개인연금(21.4%), 국민연금(17.1%), 부동산 임대료(14.5%), 퇴직금(5.3%) 등이 뒤를 이었다. 종전에 높은 비중을 보이던 퇴직금 비중이 크게 줄어든 반면 장년층은 노후대책으로 부동산을 선호했다.
이런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는 노후를 위한 사회안전망의 확충이 시급하다. 다층 연금체계란 한마디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합쳐서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체계로서 국민연금을 생활의 기본적인 유지기반으로 하고, 그 위에 기업연금을 얹고, 또 그 위에 개인연금, 개인저축 등을 얹는 것을 말한다.
2005년에 도입된 퇴직연금은 기존 퇴직금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제도로서 일정한 연금액을 보장받는 확정급여형(DB)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으로 되어있다. 자영업자들은 퇴직연금 대신 개인연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다층 연금 체계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퇴직연금 지급보장제도 △기업 파산에 대비한 외부 적립제도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세제 지원 △운용 제도 뒷받침 등 사적 연금 활성화 장치가 필요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오는 2017년에는 노인인구가 어린이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고돼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 생산성 하락과 재정수요 압박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인구 전체로는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지난 2000년 7.2%를 기록하며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으며 2005년에는 9.1%까지 높아졌다. 그리고 2018년에는 이 비중이 14.3%로 상승,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8%에 달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14세 이하 유년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오는 2017년에는 104.7명으로 불어나 노인이 어린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인구고령화는 우리 경제에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이다. 고령화 문제를 정부 재정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이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민간 기업을 참여시켜 관련 산업을 육성할 경우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선진 각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고 있는데, 일본을 비롯한 몇몇 선진국 노인들은 전후 성장주역으로 보유 현금도 많은 자산가들이다.
장기요양보험으로도 불리는 수발보험은 경제력이 부족한 노인들에게 경제력을 제공해 주자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현 의료보험처럼 본인이 20%만 부담하면 요양서비스를 받거나 전동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를 구입할 수 있어 자연스레 관련 산업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의 일본 ‘개호보험’의 경우 2000년 급여 지급에 들어가자 보험 급여대상에 포함된 12종의 보조기구생산업체 수가 10배나 늘어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노동부가 일부 직종에 지정한 ‘고령자 우선 고용’ 원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점차 부족해지는 노동력문제 해결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당초 ‘공공근로’차원에서 비규격 우편물 수작업 분류에 투입했다가 지금은 국제특송 등 프리미엄급 우편물 분류도 노인에게 맡기고 있는 일본 우정성의 경험은 참고할만한 사례다.
노인관련 산업의 국산화를 서두르지 않고 이대로 가다간 2020년께 116조원 규모로 성장할 노인관련 시장을 고스란히 선진국에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도 이제 20대는 소비를 줄이고 50대 이상 ‘실버세대’들은 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소비시장을 주도하던 20대들이 불안한 장래에 대비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알뜰소비를 하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비계층 고연령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실버계층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이 강화될 것 같은데, 남성용품들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60세 이상 노인들이 취업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일하는 노인’이 사상 처음으로 250만 명을 넘어 전체 취업자 10명 중 1명꼴이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실버실업자’도 급증세여서 전문가들은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은퇴 직장인들이 적극적으로 재취업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분석하면서 노동력의 고령화와 노인 실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라면 50세 이상의 소득수준이 60세를 넘어가면 뚝 떨어져 연간소득은 30대의 73%, 40대의 61% 수준이다. 이로 미루어 노년층의 상당수가 저소득층 또는 사회빈곤층이다. 자식들이 보살핌을 받았던 만큼 부모를 봉양하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세계에서 전례 없는 빠른 고령화와 출산율 급감이 맞물리면서 청장년층의 노인부양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에는 100명의 젊은이들이 6명의 노인만을 부양하면 됐지만 그러나 2030년에는 무려 36명에 달하는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가족에게도 국가에게도 기대기 어려운 노인들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바탕으로 돈을 빌려 살아가라고 하는 역모기지 제도의 도입이다. 이 같은 시대의 변화가 암시하는 신호는 노후에도 수입이 꾸준히 생길 수 있도록 부동산에 투자해 두던지 아니면 주식에서 배당이 나오던지 꾸준히 금융상품에서 이자가 나오던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도 가능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살던지 무슨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경고음이다.
*베이비 부머들은 다시 생활전선으로
비슷한 시대 배경을 지니고 타고났다 하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입장과 처지가 극명하게 다른 케이스가 있는데, 바로 한국과 미국의 베이비 부머들이 그들이다.
먼저 미국 얘기를 해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전쟁터로 나가있던 미국의 남자들이 일시에 대거 귀국을 하게 되자 미국 전역에서는 갑자기 출산율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추세는 미국이 다시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게 되는 시점까지 계속됨으로서 미국의 베이비부머 시대를 역사 속에 남기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1946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장소를 뛰어넘어 이번엔 한국으로 가보자. 동족간의 전쟁을 치른 한국은 1953년에 휴전을 하고 젊은 군인들이 속속 고향으로 복귀하기 시작한 1955년부터 역시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해 한국판 베이비붐 시대를 열었다. 부족한 식량난 속에서 날로 늘어나는 인구를 걱정한 정부는 급기야 산아제한 정책을 쓰기에 이르고 한국 역시 베트남 전쟁에 파병하게 되자 1964년부터 출산율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미국은 20년 가까이, 그리고 한국은 10년 가까이 출산이 붐을 이루는 베이비붐 시대를 맞이한 바 있으며, 일본도 비슷한 시기에 이른바 단까이 세대라는 베이비부머들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이 나라에 따라 너무도 다른 처지에서 노년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과의 차이가 매우 대조적이다.
근년에 20년 가까운 장기 호황을 구가한 미국은 저금리 저달러 정책의 효과 속에 1989년 즈음부터 국민들의 재산이 급속히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해 주로 55세 이상 국민들이 가장 많은 부를 가지고 있으며, 그 주역들이 바로 베이비부머들이다. 약 8000 만 명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들은 지금 생애 가장 많은 부를 쌓아놓은 가운데 정부가 주는 복지수당도 최고치에 달하는 연령대에 이르고 있다.
지금 미국은 이들 세대와 이후 세대의 빈부격차 문제가 오히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20대, 30대, 40대들이 바로 이들과 비교되는 세대들이다. 원래 미국은 전통적으로 57세에 가장 소득이 많고 63세에 가장 재산이 많은 나라였으며, 지금 베이비부머들까지는 그런 세대라고 부를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이후 세대들은 지식경제로 급변한 세상 때문에 선배들보다 긴 세월을 공부에 매진해야 하고 그만큼 돈도 더 들고 돈 버는 시점도 늦어지고 있으며, 경제 사이클의 단기화로 더욱이 돈 버는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은 빈부격차가 다름 아닌 세대격차란 말도 있다.
한데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은 그렇질 못하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46세에서 54세 사이에 가장 소득이 높고 54세에서 59세가 가장 재산이 많은 사회였으나 정작 베이비 부머들부터 이런 추세가 깨어지기 시작해 현재 생애 소득의 정점이 30대 후반으로 넘어가고, 재산의 정점은 50세 이전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요즘 주택가격 상승이나 주가상승은 이들과는 너무 거리가 먼 얘기로서 그들에겐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들은 재산이 변변하게 없고 일자리 찾기는 더욱 힘이든 현실에서 자녀 교육비와도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부모들은 자식에게 벌써 짐이 되고 있어 50대 부모의 상당수가 자식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서글픈 보고가 있다.
미국은 노년기에 접어드는 베이비 부머들 때문에 젊은 층과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면, 한국은 바로 베이비 부머들이 빈부격차의 희생양이라는데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고 보면 지금 미국의 베이비 부머들에겐 <소비와 투자>가 미덕이라면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에겐 <일과 저축>이 미덕이라고 해야 하겠다. 지리를 공부하다 보면 고원(highland)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된다. 실제 우리나라 지도를 펼치면 개마고원이라는 지명도 발견하게 되는데, 고원이란 높은 해발위에 형성된 넓은 평지를 일컬어 부르는 것인데, 이제 이 고원이 인간 세상에도 등장할 전망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그 숫자로 보나 비중으로 보나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인 40-50대 세대들이 조기 은퇴와 장수사회를 맞으면서 고단하게 노후가 길어지는 세상을 만나는 소위 <인생의 고원>지대로 접어드는 인상을 주고 잇다.
이제부터는 한국의 고원지대인 이 시대의 <시니어 그룹>들이 또 하나의 삶의 전형을 보여주며 품격 있고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길을 안내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으로 볼 때 고원지대에 해당하는 시니어 그룹들은 우선 인구 구성 면에서 대단히 많은 수의 인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세계에서 출산율이 낮은 사회이며, 현재도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져 이제는 인구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국가로 변하고 말았다. 과거 구미의 선진국들이나 걱정하던 문제를 어느새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세상을 맞이한 것이다. 이런 세상을 보노라면 사람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를 곧 알게 된다.
실제로 선진국들 중에는 이미 이전부터 늘어나지 않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은 이제껏 꾸준히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 상황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일본은 본격적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만든 <2030>이란 계획 속에는 이민자 흡수대책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사실 얼마 전까지 서구식 경영혁신을 도입하여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량화하면서 그동안 신봉해오던 종신고용을 포기하고 구조조정이나 감원을 강도 높게 실시했던 그런 나라였는데, 어느 새 다시 은퇴자를 직장으로 불러들이는 입장으로 변하고만 것이다. 일부에서는 다시 정년을 연장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단까이 세대>라는 일본 최대의 인구폭발세대인 베이비 부머들이 있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인데, 이제 이들이 나이가 들어 본격적이고도 대규모로 직장을 떠나게 되면서 이들을 대체할 만한 젊은 층들이 노동시장에서 수적으로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들이라 그대로 퇴장시키기가 너무 아까운 사람들이다. 특히 일본이 근자에 다시 제조업을 부활시켜 세계경제 무대로 컴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경험은 더욱 절실하게 활용될 필요를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야 노동시장에 사람이 넘쳐난다고 하여 감원이다, 해고다 하는 인력감축이 일상처럼 있어왔지만 이제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이 일시에 대거 퇴장하게 되면 인력부족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 그들은 40-50대의 중견으로 열심히 일해야 할 시기인데 외환위기 이후에 일자리를 잃거나 기반이 흔들려 현재까지 번듯한 일터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극히 드믄 것이 현실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50대의 생애 경제활동 기간이 20년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관련하여 2007년 통계를 보면 전체 국민의 15%정도의 가구주가 직업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왔는데, 무직가구의 가구주 연령은 59세였으며, 가족 수는 평균 2.7명이었고, 이런 가정에서 월간 소비지출은 153만원에다 20만원정도의 제세공과금이나 연금, 보험 등이 지출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한달에 적어도 200만원 정도의 수입은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지금 당장 가장이 직업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들은 전체 소득 중 23.6%만이 근로소득이고, 사업소득은 불과 2.6%여서, 전체 소득의 86.1%가 근로소득인 일반 근로자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자산소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소득의 위축이 빈곤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들이 머지않아 근로시장에서 퇴장하면 그 다음엔 오히려 일손 부족현상이 나타나 성장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이들 계층을 노동시장에서 흡수하고 그동안 보유했던 실력과 지식이 노후화되지 않도록 돌보아 주어야 한다. 본인들도 스스로 은퇴자나 낙오자라는 인식을 가지지 말고 제2의 인생을 출발한다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의 인식을 가지고 당당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대학사회에서 가끔 보는 일이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전문가들이 현역생활을 마감하고 다시 대학으로 옮겨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후학들에게 가르치는 모습은 본인도 보람된 일이지만 지켜보는 사람들도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난날의 선배사회의 모습에서 연유된 것인지 몰라도 스스로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일단 한발 물러나 쉬려고 한다든가, 자신이 먼저 패배적인 인식에 사로잡혀 집에만 박혀 있으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세상은 지식자산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관련된 연구에 의하면 지식자산이란 학교나 연구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쌓이면 그것이 바로 지식자산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가진 시니어 자신들이 이들 정리하거나 체계화하지 못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본만 해도 자신의 일에 대한 기록이나 메모 아니면 작은 저서를 가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닌데, 이런 경험들을 바로 살아있는 지식자산, 또는 <경험자본>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발표된 한 의학 연구 보고는 다음 세기의 사람들은 대체로 100살을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 인간수명의 한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과학적 식견이 없는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이미 주변의 노인들의 창창한 삶을 보고 있으면 머지 않아 인간 백세의 세상은 언젠가는 오겠구나 하는 생각은 어렵지 않게 가질 법한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제 한창 나이인 한국의 50대가 새로운 <문제 세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오늘의 지식정보화 사회가 받아주기에는 색 바랜 코드를 가진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전의 선배들보다 훨씬 긴 노후를 보내야 하는 이중적 고초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대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정점이요, 여유와 안정의 상징적 나이였지만 이제는 처량하고 나약한 소외계층의 상징으로 추락하고 있다.
더욱이 50대 남성들의 이 같은 몰락은 그들의 아내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어서 대체로 전업주부로 살아온 50대 가정의 부인들이 뒤늦게 생업에 뛰어들어 열악한 근로환경이나 저임금 속에서 힘겨운 세상살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어떤 이들은 젊은 시절 겪은 시집살이보다 더 힘겹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60이 넘으면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병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고, 70이 넘으면 생활비의 절반 이상이 치료비라고 하는 현실을 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의료비와 국민연금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일부 이런 모습도 보게 된다. 이제 자식들도 크고 했으니 욕심을 버리고 쉬어가면서 편안히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비교적 여유를 누리는 일단의 50대들이 그들이다. 물론 부모로서 최선을 다한 모습은 아름답고 장한 일이긴 하지만 부모노릇이란 어찌 보면 인생의 업적이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아직 여력이 있고 능력이 받쳐준다면 무언가 이제부터는 사회와 인류를 위해 업적을 남겨야 할 나이도 50대부터이다.
미국의 경우 기업들이 20대 보다는 50대를 더 선호한다는 소식도 있다. 20대들은 평균 재직기간이 3.4년에 불과한 잦은 이직으로 전문성을 기르기도 어렵고 조직의 안정도 가져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50대와 60대는 보통 자리가 주어지면 15년 이상 한 자리에서 근무하는 근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작업 중 산업 재해발생도 낮고 약물복용도 적고 직무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갑자기 나타난 변화의 충격으로 사람대접이 이렇게 가볍지만, 사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면 그 때는 나이든 사람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노동인력 확보가 가장 어려운 과제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고 보면 우리 기업들도 중장년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았으면 한다. 비록 신지식은 약할 수 있으나 이는 다시 배우면서 극복하고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판단력이나 조직력이 우수하고 이직률이 낮은 장점은 우리 기업들이 꼭 눈여겨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당사자인 40-50대 중장년들도 사회가 내 몬다고 일찍 열외가 되거나 빠지려 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허리춤을 단단히 고쳐 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 않은가.
*중산층에 안주 말고 생산층으로 돌아가자
2차 세계대전이후 제조업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일본, 그들은 자국 국민들에게 모두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성장에 속도를 붙여온 바 있다. 그와 함께 종신고용이라는 직장의 비전도 함께 제시해 근로자들은 오로지 걱정 없이 직장에만 몰입하도록 주문해왔다. 그러던 일본이 언제부터인가 일본에 더 이상 중산층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우리의 <양극화 사회>와 같은 표현인 <격차사회>가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리도 실은 중산층이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그동안 중산층을 만들어온 기업사회가 외환위기 이후에 급속히 붕괴되면서 집단 고용과 종신고용의 시대가 종식을 고한 것이다. 그리고 등장한 사회가 <자기경영>의 세상이다. 스스로 자신을 고용해야 하는 시대가 돌아오면서 개인 간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에 64.8%에 달하던 중산층이 2005년에는 59.5%로 감소했으며, 이 시기에 하류층은 13.4%에서 17.1%로 증가했다. 그런나 상류층은 이 시기에도 늘어나 21.8% 달하던 것이 23.5%로 증가했는데 주로 고임금의 대기업 간부직 또는 전문직이나 자영업자들인 것으로 보이며, 물론 여기에는 거액 자산가들도 들어있다.
최근 미국의 통계를 보면 전체 국민 중 1%에 들어가는 부유층의 70%가 자영업자이며, 순 자산이 5억 원 이상인 가정에서 자영업자의 비중도 65%, 순 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가정의 자영업자 비중은 62%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의 비중은 미국이 근로자가 중심이던 1983년 대비해 최고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저성장기에 접어든 1995년 이후 미국에서 자영업자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이들은 주로 종업원 5명이하의 초미니 사업가이거나 1인 기업가들이다. 이들 중 전체의 최상위 1%에 들어가는 부유층들은 55세-59세까지 소득이 늘고 있으며, 5-10%에 들어가는 부자들은 50-54세까지도 소득이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류층이 늘어나면서 1%에 해당하는 부유층들은 전체 국민평균의 7배에 달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5-10%에 달하는 부유층들은 평균소득 대비 2.5배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오히려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는 오늘의 현상이 갈수록 경제적 지위가 낮아지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상실감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젊은 나이에서부터 절약하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 조금씩이나마 자산을 모아나가서 길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되면 이를 위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경제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특히 직업능력을 키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일 중산층이 튼튼하지 못하다면 사회는 경제적 신분의 상하위간의 대결구도로 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사회적 불안과 정치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많은 서민들에게서 살아가는 꿈을 앗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성경에도 있듯이 <부지런하면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서민들의 꿈이 살아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처럼 돈이 돈을 버는 그런 세상 속에서는 가진 자의 부의 축적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으며, 땀 흘려 일하는 보람도 누리기 어렵다.
각 가정은 이제 중산층이 자신의 인생목표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래사회는 <성공한 사회>와 <소외된 사회>의 두 가지 격차사회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데 이처럼 중산층이 사라지는 이유는 상류층의 소득과 재산이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 소득계층의 중간 값을 올려놓기 때문이며, 이로인해 중간 값 지대는 점점 해당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즉 고소득자들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기존의 중산층을 저소득지대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예들 들어 자기 집 주변에 종전에 7-8억원정도 하던 아파트가 있었는데, 이들이 갑자기 대형 평수의 붐을 타고 2-3년 만에 13-14억원선으로 뛰면서 종래 4-5억원 하던 중형 평수의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그들과 재산격차가 크게 벌어진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경제적 지위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상류층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평생 열심히 일한 사람의 맥을 빠지게 하는 허무함이자, 야속함이다.
많은 사람들은 첨단 산업에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소프트웨어 산업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첨단 사업에서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럽고 지저분하고 낙후된 사업에서 큰돈이 벌리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이400대 부자 명단이 우리에게 그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는 새로 31명이 추가되었는데 그 중 18명의 직업이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는 돼지를 키우는 양돈업자도 있고 주차장 관리업자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여관 정도의 작은 모텔을 경영하고 있는 사람도 버젓이 400대 부자 대열에 들어가 있었다. 미국의 400대 부자라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엄청난 부를 쌓아 올린 사람이 돼지를 키우고 주차장을 돌보고 모텔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세계적인 항공사도 있고 최고 기술의 반도체 회사에 소프트웨어 회사, 방송사, 영화사, 인기 절정의 프로 야구 구단, 자동차 회사 등등 얼마든지 화려하고 품위 있는 사업들이 많은 나라이다.
그런데 400대 기업에 들어있는 양돈업자나 모텔업자 등은 현재 각광 받는 사업 틈새에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사업으로 치부되는 사업이다. 이른바 저기술(Low technology)사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기술(High technology)이 아닌 저기술 분야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어도 경영 기법만은 아주 첨단적이다.
양돈업자는 유전 공학적 방법으로 돼지를 키우고 있었으며, 주차장 회사는 도난 방지를 위해 바코드를 사용했고, 모텔업자도 전산 시스템으로 손님을 관리하고 있었다. 사업은 구시대적인 것이었으나 경영 전략은 시대를 앞서 가고 있었다.
흔히 사업을 잘못 골라 돈을 벌지 못한다고 한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을 사업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경영 방법을 혁신적으로 고치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만이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시대적으로 보아 흘러 간 사업이라 할지라도 혼자 남아서 큰돈을 만지는 부자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동차를 많이 팔았다는 슈퍼 세일즈맨을 만났다. 그에게 판매 비결을 물었더니 발로 팔지 않고 머리로 팔았다고 대답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과연 어떻게 머리로 세일즈 했다는 것인가? 나아가 머리로 돈을 번다는 것은 과연 어떤 뜻인가. 이는 한마디로 소프트웨어 창조라고 해야 하겠다. 그럼 소프트웨어 창조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지금 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식 창조론을 연구하는 학자도 있고 인간의 영적 능력을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이어서 결론을 내리기가 조심스럽지만 공통적인 것은 차별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지식이든 감정이든 영감이든 세상 사람들과 다른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도하기는 참으로 어려운데, 발견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행이 어렵다. 세상 사람과 차별화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또 하나 떠오르는 요점은 바로 결단력이다. 머리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메일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야
얼마 전 국민들의 애도 속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법정 스님이 생전에 남긴 말에 이런 것이 생각이 난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또 한해가 가는 가보다.
중년을 넘어서는 나이에 그동안 나름대로 인생을 치열하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아오던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이 닦아놓은 기반이나 활동이 약해지고 흔들리는 것은 내가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세월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맡고 있던 업무가 나이가 들면서 덜 중요한 자리로 옮기게 되면 내가 밀리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하고,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아버지가 하는 말마다 대꾸를 놓치지 않는 것은 갑자기 버릇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세월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감기가 찾아와 이상하게 오래 머물고 있으면 지독한 독감에 걸린 것이 아니라 세월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월은 이유 없이 기별 없이 서서히 여러 가지를 바꾸어 놓게 되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아직 직장에서 건재할 나이에 퇴직의 압력을 받고 있다면 내가 모르는 억울한 내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쯤은 나에게도 세월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즘 들어 공연히 자신에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세월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 해오던 사업에서 주문이 줄어들고 매출이 감소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역시 세월이 가고 있는 것이다.
과연 누구에게도 결코 관대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결코 특혜가 없는 이 무정한 세월 앞에서 그저 겸손하고 그저 받아들이며, 남아있는 시간, 남아있는 기회에 감사하며, 세월조차도 앗아갈 수 없는 영성의 가치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나야 하겠다.
베이비 부머들에게 오늘의 시간은 너무도 야속하고 속절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되짚어 보면 어느 세대보다도 긴 영혼의 삶을 현실에서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만난 친구는 이미 십 수년 전에 고향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호연지기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전해왔다. 어머니와 형제들이 모두 같은 가족병력으로 일찍 세상을 뜨고 보니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 정부의 고위직을 정리하고 낙향을 했다는 친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혼의 시간을 사는 그런 맑은 표정과 겸허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이 시대의 석학 이어령 교수가 이런 글을 썼다.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영성의 세계도 세상 곳곳에서 내가 믿음을 가지면 계절이 불쑥 불쑥 소리없이 내 앞에 나타나듯이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영성의 깨달음이 세월의 무정함에 묻혀 내게로 온다면 자칫 흘려보내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무언가 약해지고 무언가 자신이 떨어질수록 더욱 정신의 맑음과 고요함과 평온함을 유지해야 한다. 영성을 찾는 기회가 그런 가운데 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람이 변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있다면
석중건
예고 없이 찾아온, 너무도 아쉽게 찾아온 자신의 <은퇴 소식>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영적인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는 이치가 참으로 무상할 때가 많다. 배가 고파 주릴 때는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면 당장이라도 다 먹어치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다가도, 아주 머나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등에 지고 가야하는 무거운 식량은 때론 걷는 게 너무 힘들어 가다가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배워야 산다고 했고, 아는 것이 힘이라고 으며, 배워서 남주나 라는 시쳇말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세상이 돌고 돌다 보니 많이 배운 것이 짐이 되고, 많이 배운 것이 업보가 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흔들고 있는 베이비 부머들의 문제는 너무 빠른 퇴직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남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일수록 퇴직 후 새로운 제 2 인생의 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가 이 문제를 피부에 와 닿게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종신고용의 직장문화를 고수하던 일본은 거의 20년에 가까운 저성장과 고실업의 문제를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자 조기정년이나 비정규직의 도입을 받아들이는 충격적인 변화를 겪게 된 것이다.
이로부터 많은 근로자들이 이전의 선배에 비한다면 너무 단명한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실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그들의 새로운 노후 경제생활을 살펴보면 고학력자일수록 수입이 적어지는 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60세가 넘은 이후에는 대부분의 고학력자들의 직장수입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차라리 중졸이나 고졸의 노인들은 50세 후반보다 60세 이후가 수입이 더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이 배운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 같지만 그게 현실이다. 왜 그럴까. 이 기사를 실은 당시의 보도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고학력자를 잘 받아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인데, 고령자 취업의 필요가 있더라도 임금의 부담이 적은 사람을 택하려한다는 것이다.
사실 조직에서 사람을 채용하여 일을 시켜보면 적은 임금으로도 자신의 업무를 감사히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항상 자신에 대한 대우가 나쁘다고 생각하면서 불만만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조직을 운영해 보면 급료가 그다지 많지 않은 자리에 학력이 높은 사람을 뽑아 놓으면 자칫 분위기만 흐려놓을 수 있다는 기우로 인해 고령자의 경우 고학력자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많이 배울수록 자신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이 말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수록 공부를 많이 할수록 자신은 점점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로 풀이되고 있다. 은퇴 후의 생활을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감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나이가 되도록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도 대단히 감사한 일이고, 온 집안 식구가 편안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다시 이렇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땀 흘리며 일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감사는 결국 겸손을 만들어 내는 솜사탕 기계 같은 마술을 걸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나의 부질없는 자존심이 내 눈을 가리게 하면 보이는 것은 온통 섭섭함, 분노, 배신, 노여움 등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러나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무엇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감사하는 마음이 자신을 자신도 모르게 낮아지게 하며 부족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론 많이 배운 것이 나의 발목을 잡더라도 이제부터 새로운 것을 더 배워야한다는 생각으로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그리고 진정으로 마음을 비우고 겸손이란 새로운 인생의 학위를 따기 위해 새로운 배움의 여정을 떠날 때이다.
*내 안에 또 하나의 나를 창조하자
늘 부르는 노래로 무대를 나가는 가수들은 언제나 신곡에 목말라한다. 그래서 가끔 오래된 가수들 중에는 무리하게 신곡을 만들어 새로운 히트를 시도하기도 한다.
얼마 전 어느 50대의 천재적인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 성과가 새로워지지 못한 것을 비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이 역시도 그의 천재성으로 인해 무언가 세상에 성과를 내어놓아야 하는 주목받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날마다 새롭게 하소서라는 서원은 영혼과 정신의 청정함을 말하는 경구이지만, 사회적 존재들은 무언가 보여짐과 드러냄의 소원으로 간절해지는 상태를 말함이다. 인생의 후반전에 나서게 되는 베이비 부머들은 누구나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사회에 나선다면 <무엇으로 다시 설까> 하는 점이다. 지난 날의 지위도 없고, 명성도 사라지고, 심지어 자신에 대한 기억도 없는 터에 과연 무엇으로 다시 설까.
그런데 이런 성현의 말이 생각이 난다. 사람에게 아름다운 얼굴은 추천장이고, 아름다운 마음씨는 신용장이다. 지난 날 화려하고 힘 있고 빛나던 자리나 역할은 인생의 봄에서 여름까지 보여주었던 마치 사람의 얼굴 같은 모습이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는 인생의 후반전은 계절로 치자면 가을에서 겨울까지에 해당하는 사람의 마음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인생의 계절은 보여주는 얼굴이 아니라 느끼게 되는 마음에 해당하는 시기임을 알 수 있다. 단풍이나 설경은 그 생명이 아주 짧아도 그 순간이 주는 아름다움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다.
아름다운 마음씨는 중년을 넘기고 노년을 보라보는 인생의 가을에서 마치 불타는 단풍처럼 은근하게 뜨거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씨로 다듬어 가는 인생의 후반전을 성현들은 인생의 신용장이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사업을 하고 거래를 해보면 종종 추천장만을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고나 선전이 전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도 일방적 추천이 갖는 신뢰의 결핍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추천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문인들의 등단이나, 학교의 입학에서, 또는 의료인들 간의 의술교류에서 흔히 하는 추천은 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는 또 다른 차원이라고 하겠지만, 항용 상거래에서 일반적으로 주고받는 추천장은 그 믿음의 한계가 좁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마음씨로 전하고 느끼게 할 인생후반전의 진면목은 그 자체가 신용이고 돈이고 품질이 아니겠는가. 타인에게 믿음을 주는 믿음의 본질이 젊은이라면 실력이라고 하겠지만 나이든 사람이라면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무애의 경지가 엿 보이거나 순수한 사랑의 몰입을 느끼게 하는 그런 심성의 세계가 다시 그들을 세상 앞에 아름답게 서게 하리라.
다시 설 수 있다면 그가 누구든 그저 마음의 깨끗함, 마음의 따뜻함, 마음의 평온함만 있으면 되리. 그것이 바로 신용장이니까. 그것도 취소불능 신용장이니까. 인터넷의 출현과 정보기술의 발전은 사람과 사람의 접속의 속도와 범위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혹자는 이 속도를 광속이라고도 한다.
한편에선 지금 이 속도를 쫒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때론 좌절하고 때론 소외되곤 한다. 그래서 사회가 접속세대와 접촉세대로 양분되는 감도 든다. 베이비 부머들도 대체로 접촉의 세대들이거나 그 중간에 낀 사람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가르치는 성현들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정보기술 속의 기계적 접속의 의미보다는 원시로부터 내려오는 인간사회에서의 직접적인 접촉의 가치가 더욱 소중함을 일러주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가, 서로 얼마나 이해하는가, 서로 얼마나 그리워하는가, 서로 얼마나 돕고 사는가 하는 이 모두가 정도의 문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날마다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가 메가바이트, 기가바이트 속도로 이동하고 세계가 동시에 하나의 네트워크 위에서 웃고 즐기고 떠들고 하더라도 그 정도를 어찌 면전에 없으면 가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아름답게 디자인한 E-메일보다는 편지가 진실하고, 매일 하는 안부전화 보다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부모님을 뵈러가는 일이 더욱 반가운 효도일 것이다.
설령 나쁜 습관이 있어 공부를 잘하지 않는 아이가 공부를 뒷전으로 하고 만화책을 보는 일은 접촉이지만,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으면 이는 접속이다. 만화책은 숨어서 보던 기억이 있지만 온라인 게임은 아예 부모 보는 앞에서 빠져서 본다 세상이 아무리 효율과 속도와 범위로 승부한다지만 어찌 밥을 온라인으로 먹고 아픈 상처를 컨텐츠로 아물게 하겠는가.
사람이 살고 죽는 문제와 관련된 섭생의 모든 일은 모두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접촉으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게임을 하가다 죽는 사람은 있어도 만화책 보다가 죽은 사람이 없는 이치가 거기에 있다.
오랫동안 기업의 세계는 대량생산과 기계화가 대세처럼 느껴지던 시대였다. 그러나 고객들의 요구가 개별화되면서 이제는 고객의 개별적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그런데 소량생산과 주문생산은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않으면 작업 수행이 어려운 일거리이다. 일례로 지난 날 세계적인 시계공업의 대명사인 세이코 시계는 요즘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시계를 주문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 작업의 공정이 모두 수작업이다.
고가의 자동차들은 대개가 주문생산이다. 이들은 엔진 하나도 낱개로 주문해서 만든다. 이런 작업에 투입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컴퓨터에 능하고 외국어에 능하고 MP3로 음악을 듣는 그런 사람들일까. 아니다. 그들은 기름 뭍은 작업복 소매로 구슬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동료의 일도 도울줄 아는 아나로그형, 휴먼터치형 근로자들이다.
민족들의 삶의 모습은 역사를 거슬러 보면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그 원형을 볼 수 있다. 초식동물들은 무엇보다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추운 겨울이 오면 뜯어먹을 풀이 없어서 따뜻한 남쪽으로 옮겨가며 생명을 유지한다.
그리고 새끼들은 자신의 젖으로 먹여 키운다. 많은 풀이 있어도 매일 먹을 만큼만 조금씩 먹을 만큼만 뜯어먹는다. 새끼도 조금 크기만 하면 스스로 뜯어먹고 산다. 그들은 자신들이 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리를 지어다니며 종족을 유지해간다.
우리 민족의 삶과 아주 흡사한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민족을 유목인이 원형이라고 한다.
그러나 육식동물의 삶은 아주 다르다. 그들은 한꺼번에 큰 먹이를 사냥을 통해 획득한다. 그리고 잡아온 먹이는 새끼들에게 나누어 주고 사냥은 주로 혼자 한다. 그러나 먹이가 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항상 굶주려있다. 그래서 포악한 성정에다 항상 관찰하고 빨리 움직이고 순간의 기회를 포착하려고 애를 쓴다. 맹수가 바로 이런 삶의 모습을 가지고 산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있는 유목민들을 관찰한 어느 작가의 글을 보니 그들은 낙타가 그 무거운 짐을 운반해주어야 사막을 오가며 유목생활을 할 수 있는지라 장소를 한번 옮길 때마다 생활에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사막의 삶이라 해도 한곳에 머물고 있으면 살림이 까닭 없이 늘어나고 이것저것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낙타에게는 짐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이사를 가려면 자신을 위한 짐을 싸는 것이 아니라 낙타를 위한 짐을 싸는 것이다. 이 얼마나 품위있는 삶인가. 비록 모래폭풍에 뜨거운 태양아래 풀 한포기 보기 어려운 사막위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삶의 지혜가 얼마나 격조가 있는가.
이제 새로운 인생의 2 라운드를 시작하게 되는 베이비 부머들은 마치 유목민 같은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의 짐을 꾸려야 할 때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구차한 것들이 있었다면 훌훌 벗어버리고, 욕심이 낳은 너저분한 살림의 흔적이 있다면 맑은 마음으로 눈앞을 정리해 보자. 그래도 넓은 집이 필요하고, 큰 차가 필요하고, 창고도 있어야 하는지.
만일 집안에 방이 여유가 있다면 혹시라도 들르게 될지 모르는 손님을 위해 정갈하게 잘 정리해 두고, 집안에 빈 자리가 있다면 예쁜 꽃이나 나무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면 어떨까.
나이가 들면 웬지 서운한 일이 많아진다고 한다. 어디든 맡고 있는 자리가 없으니 후배들에게도 무시당하는 것 같고, 과거처럼 수입도 없으니 자식들도 함부로 하는 것 같고, 거리를 다녀도 걷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젊은이들에게 자주 어깨를 부딪치게 되면 어린 것들이 버릇없이 구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화도 자주 난다고 한다. 그래서 어딘가에 이름이라도 얻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외부활동을 모색해보지만 자칫하면 고약한 유령단체나 기업에 속아 돈 잃고 애간장타는 망신살도 찾아온다.
아직은 은퇴 후 생활이 실감이 잘 나지 않을 베이비 부머들에게는 이제부터라도 격의 없는 삶을 살아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사회는 현직의 프리미엄이 큰 사회인지라 막상 지위나 권한을 잃고 나면 한순간에 자신감이 사라져버린다. 어느 대기업의 임원을 지낸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퇴직 후 얼마간은 동창회 사무실도 나가도 이전에 하던 만큼은 아니어도 가끔 골프도 치러 다니고 했는데, 얼마가지 않아 동창회 회비 몇 만원 내는 것도 손이 망설여져서 그만 두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렇다. 젊어서 번 돈으로 노년의 스타일을 지키며 품위를 유지하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는 설령 돈이 좀 있다하더라도 은퇴 후에는 삶의 스타일을 바꾸어 살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다.
내가 아는 어느 전직 고관은 은퇴 직후부터 자동차를 처분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먼 길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해 큰 부담 없이 시민들의 삶 속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느리게 살고 가볍게 살고 싸게 사는 삶이 격의가 없어서 좋다고 했다.
그러던 와중에 다시 어느 단체에서 장으로 초빙을 받아 취임을 하게 되었는데 이젠 아예 업무가 아니면 전용 승용차도 타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고 한다. 다시 맡게 된 장관급에 해당하는 자리에서 그런 격의 없는 근무가 가능했던 것은 그가 일찍 마음을 비우고 은퇴 후 생활을 즐기고 겸손하게 적응한 결과로 보여진다.
얼마 전 모 유명 국립대 부총장을 지내시고 명성이 높은 경제학자 한분을 세미나에서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특강 차 나오신 그분이 강의를 마치시더니 직접 가지고 온 카메라로 참석자들을 불러 사진을 찍으시는 것이었다.
설명인즉슨 이젠 현직에서 물러난 학자인데 이렇게 찾아주어 가끔 특강이라도 하게 되니 오히려 본인이 더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자신을 초빙해준 분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분은 아직도 명성이 실로 대단한 경제학자이다. 그런 분의 격의 없는 이런 삶의 태도가 바로 지성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약간의 재산이나 지위는 자신을 온전히 지켜줄 수가 없다. 그리고 언젠가 내손을 다 떠날 것들이다. 그러므로 나 자신의 마음의 세계가 중요하고 좋은 마음 기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스스로 격의가 없다고 느껴질 때 온 세상이 다 나의 편이 되고 나의 벗이 되어 나에게 힘을 주고 나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세상 모두를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매 순간 순간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세상과의 격의를 없애는 길이며, 은퇴를 은퇴로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출발로 여기게 될 것이다.
조주현
글들이 너무 깁니다. 너무 길면 안읽던데----. 책도 아니고 신문이어서 더욱!!
김일현
엄교수의 글은 너무 긴문장이기에 문맥상 손을 댈수가 없네요 다시 a4용지 3장을 넘지않는 범위가 되어야 할듯한데요 다시 원고청탁을 하여야 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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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6호 회보 제6호 ◇3면: 12대집행부동기회 조직표(김일현, 이진팔, 최종왕) 댓글11 09.27 86
398 6호 회보 제6호 ◇2면: 상단 조동관,이승준 / 하단 김일현 댓글1 09.27 58
열람중 6호 회보 제6호 ◇1면: 고기영 석중건 김일현 댓글4 09.27 72
396 6호 회보편집에 들어갑니다 댓글12 김일현 09.23 830
395 국토사랑 등반대회 접수를 보면서 - 08-04-29 18:28 오자진 박두현 02.08 65
394 사진링크 07.15 72
393 중앙대 김제림동기 장남 장가 가는날 댓글1 오자진1D 11.03 106
392 고기영 장녀 화혼 오자진1D 11.03 129
391 영남대 가을 나들이 오자진1D 11.03 83
390 동국대 가을 가족 나들이 오자진1D 11.03 62
389 집행부 소개 및 인사 오자진1D 11.03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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