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기고(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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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로스쿨 제대로 가고 있나?

 정용상 | 동국대 법과대학장  

사회개혁을 위한 근본전제는 사법개혁이며, 그 기초는 법조인 양성체제 개혁에 있다. 단판승부로 법조인이 되는 사법시험제도로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법률서비스도, 국제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법률가 양성도 불가능하다. 민간에게 법조인 양성권을 넘겨 주어, 충실한 교육을 통한 전문화·다양화·특성화된 법률가를 양성하고자 지난 3월 도입한 로스쿨제도가 이제 한 학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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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행하게도 당초에 국민들이 기대했던 올바른 로스쿨은 온데간데없고, 무늬만 로스쿨인 사이비로스쿨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철저한 통제와 규제로 법조인 수를 늘리는 것을 막는 데만 혈안이 된 로스쿨 정책의 결과다. 이는 로스쿨의 도입 목적과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로스쿨 도입은 법조기득권이나 법조특권층을 보호하거나, 부자들만의 잔칫상을 차리기 위함이 결코 아니다. 로스쿨 제도는 경제정책적·지역균형적 차원에서 검토할 사안이 아니다. 로스쿨 정책이 법조기득권 보호에 급급해 법조인 배출을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인가기준을 만들고 로스쿨 입학 총정원도 2000명으로 묶어 버렸다. 로스쿨 인가나 대학별 인원배정 또한 정책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의해 개리맨더링식으로 불공정하게 재단되었고, 로스쿨 운영 또한 교육적 측면이 아닌 사회정책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대학에 과도한 재정부담을 지워주어 그야말로 로스쿨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과소정원(40~50명)을 배정받은 경우 특성화·전문화된 교육이 불가능한 터에, 로스쿨 졸업 후 응시하는 변호사 시험을 사법시험보다 더 어렵게 한 것은 가능한 한 법조인 배출을 줄이기 위해 로스쿨을 질식사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스쿨 인가를 받은 대학들은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새로운 특권계층을 형성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로스쿨 출신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예비시험제도를 반대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에 안쓰럽다. 법률시장이 개방되어 무한경쟁에 돌입할 날이 머지않았는데도 법조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폐쇄·통제 일변도의 로스쿨 정책은 불합리한 차원을 넘어 반국익적이다.

로스쿨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도한 총정원 통제를 풀고 자율경쟁체제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평가에 따른 진입과 퇴출구조가 확립되어야 하며, 로스쿨 교육 여건이 우수한 대학에 대해 추가진입을 허용하고, 과소정원을 배정받은 로스쿨에 대해 적정 정원을 재배정해야 한다. 로스쿨 인가 과정에 하자가 있음을 인정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여 교과부는 로스쿨 도입의 취지와 로스쿨의 본질에 충실한 방향으로 정책변화를 꾀해야 한다.

근본적인 처방으로는 로스쿨 개정입법을 통한 해결이 바람직하다. ‘합리적 로스쿨 총정원의 증원’만이 로스쿨 성공을 위한 유일한 방향이다.

<정용상 | 동국대 법과대학장>

Comments

백장현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지...밥그릇 챙기긴가???
국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닌 만인이 평등한 법치를 바라건만~~~
정학장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
최해원
아무쪼록 국가와 민족을 위한 처방이 내려지길 바라네 !!!
전병환
합리적 이고 근본적인 처방으로 모든이가 공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되는데...
기득권의 유리함만 앞세우다보니 졸속...
좋은글 잘봤습니다
이승준
좋으신 말씀 .. 감사합니다~~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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