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의사·동문회 인명부 “없어서 못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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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의사·동문회 인명부 “없어서 못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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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부, 청계천 헌책방서 대량거래 실태
한 서점 150여종 보유…“최신판·자세할수록 비싸”
 
수천명에서 수십만명 회원의 휴대전화 번호와 집 주소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의사·건축사·군 장교·세무사·변호사 등 전문직 단체 인명부가 서울 청계천 중고책 시장에서 대량으로 거래되고 있다. 거래된 인명부는 기획부동산업자와 다단계업체·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가 무차별적인 전화 마케팅 등에 쓰이고 있다.

한 서점서 보유한 것만 150여종
기획부동산·다단계업체 주고객

■ 거래 실태=〈한겨레〉가 최근 서울 청계천 6~8가 평화시장 건물 주변의 헌책방 51곳을 확인한 결과, 20곳에서 각종 직능단체의 인명부를 팔고 있었다. 이들 서점에서 거래되는 전문직종 인명부는 △공군 퇴역장교·대한민국학생군사훈련단(ROTC)중앙회 등 전역군인 단체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강구조협회 등 건축 관련 단체 △서울시의사회·대한약사회·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의료 관련 단체 △서울지방변호사회·법무사회 등 법조 관련 단체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종교단체 △국세동우회, 한국세무사회 등 세무 관련 단체 등 30여종이나 됐다.(표) 대학 및 고교 동문회 인명부까지 포함하면, 한 서점에서 내놓은 것만 150여종에 이르렀다.

대부분 비매품인 인명부들은 한권에 3만~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청계천6가 ㅅ서점의 이아무개 사장은 “인명부에 담긴 사람 수가 많아야 비싼 것이 아니라, 최신판일수록, 희귀본일수록, 개인정보가 자세할수록 인기가 있고 값도 비싸다”며 “11만명이 들어 있는 아르오티시(ROTC) 명부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이들이 많아, 부동산 붐이 일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2만2천여명의 명단이 실린 2006년판 대한치과의사협회 명부나 7080명의 정보가 담긴 2006년판 대한건축사협회 명부는 얼굴 사진까지 실려 7~8만원에 팔렸다. 서울 ㅅ고와 광주 ㄱ고 등 이른바 명문고 동문회 명부는 입법·행정·사법부나 대기업 등 직업별로 분류까지 돼 있어, 5~6만원을 호가했다.

청계천 6가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박아무개씨는 “일반 헌책은 30% 정도가 팔려나가지만 인명부는 60% 이상이 팔릴 만큼 인기가 있다”며 “장사꾼들이 서로 인명부를 들여놓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 유통 구조=한 서점의 사장은 “인명부는 이른바 ‘나까마’라는 중고책 중간상을 통해 청계천에 공급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책방들이 직접 나서서 구하러 다닐 만큼 인기가 있다”며 “우리 가게에만 공급하는 나까마들을 따로 관리하는 한편, 주말을 이용해 직접 고급 아파트단지 근처 고물 수집상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인명부의 주된 공급원은 서울 강남, 경기 일산·분당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인근 고물 수집상들이다. ‘나까마’로 생활하는 정아무개씨는 “동창회나 전문직 단체의 명부가 새로 나오는 연말연시나 이사철에 옛 인명부를 재활용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은 폐기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따로 분류돼 청계천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아파트 관리인 등의 연락처만 20여개”라며 “다른 헌책에 비해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에 한권이 나오더라도 사러 갈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28만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서울대 졸업생 명부의 경우, 정씨가 고물상으로부터 3천원에 사 청계천에 1만원에 넘기고, 청계천 서점은 다시 3만원에 판다.

인터넷의 중고책 거래사이트도 인명부 판매처로 자리잡고 있다. 〈한겨레〉가 온라인 중고책 서점 50개를 무작위로 추출해 확인해 보니, 이 가운데 명부를 팔고 있는 곳은 35곳에 이르렀다. 경기 안양에서 온라인 중고책 거래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청계천을 직접 찾기 어려운 지역 업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청계천과 연계가 돼 있어, 그곳에 있는 것은 다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중고책 거래사이트도 인명부 판매처로 자리잡고 있다. 〈한겨레〉가 온라인 중고책 서점 50개를 무작위로 추출해 확인해 보니, 이 가운데 명부를 팔고 있는 곳은 35곳에 이르렀다. 경기 안양에서 온라인 중고책 거래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청계천을 직접 찾기 어려운 지역 업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청계천과 연계가 돼 있어, 그곳에 있는 것은 다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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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찾나?=청계천에서 팔리는 인명부의 주요 고객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대 등 명문대 동창 명부를 찾는 결혼정보업체들이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고소득 전문직의 명부를 찾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주된 고객이 됐고, 최근에는 다단계업체나 온라인 쇼핑몰 업자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이아무개씨는 “연말이면 청계천에 나와 의사·약사 등의 인명부를 구한다”며 “개인정보에 예민한 요즘에도 구하고 싶은 대학이나 특정 직업의 인명부를 주문만 하면 바로 구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ㅅ서점 이아무개 사장은 “최근 경기가 좋아진다는 기대감에 기획부동산업자 등 인명부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오전 11시 문을 열면 진열해두기 바쁘게 동이 난다”고 말했다.

하어영 권오성 기자 haha@hani.co.kr

Comments

최해원
저러하니 철저하게 실명으로 등록시켜 들어오게하고 사후 관리도 필요하당께 ~~~~~~
오자진1D
옳~~소~~
이기현
당연히 동기들이 실명으로 ....
권찬
오호 통재라 어쩐지 모르는 전화가 많이 오두만...........
엄기준
그러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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