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아미의 활동은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 팬덤 즉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미들의 나라들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연령대 및 사회적 수준과 직업 등은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2022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 세계에서 ‘2022 아미 인구통계조사(ARMY CENSUS)를 실시한 적이 있다. 아미센서스(btsarmycensus.com)가 전 세계의 아미 중 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아미들이 응답하였고, 주최 측은 질문지를 총 36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설문지의 응답자 별로 분포되어 있는 상위 20개국은 멕시코(18.6%), 페루(7.1%), 인도네시아(6.8%), 미국(4.8%), 아르헨티나(4.2%), 콜롬비아(4.0%), 브라질(4.0%), 러시아(3.4%), 인도(3.1%), 필리핀(3.1%), 에쿠아도르(2.7%), 칠레(2.6%), 중국과 홍콩(2.2%), 볼리비아(1.8%), 한국(1.8%), 과테말라(1.8%), 태국(1.5%), 대만(1.5%), 이집트(1.2%), 일본(1.1%) 순으로 나타났다. 위의 데이터 중 한국은 1.8%인데, 이는 한국의 전체 아미 중 1.8%만이 응답을 하였다는 의미이다
아미가 된 ‘입덕’ 연도를 묻는 질문을 하였다. 그 질문에는 2020년(23.90%)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21년(16.53%), 2019년(15.65%), 2018년(13.08%), 2017년(12.07%)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이하가 30.30%이었으며, 그 다음 절반 이상이 18~29세(53.63%)이었다. 소수 집단으로는 30대(9.31%), 40대(4.49%), 50대(1.83%), 60세 이상(0.43%) 순이었다. 이와 같이 응답자 중 18세 이상이 70%를 차지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미는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2021년 9월 20일(미국 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은 뉴욕 유엔 총회에 청년세대 대표로 참석했다. (사진=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흥미로운 사실은 응답자 중 6만3837명이 아이가 있는 부모였다는 것이다. 한편, 성별은 여성이 96.23%로 압도적인데, 이는 2020년도의 86.34%에 비하면 여성 비율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남성의 비율도 1.35%로서 7575명인데 이렇게 적게 나타난 이유는 많은 남성 아미의 응답률이 저조한 탓으로 보여진다.
아미의 교육수준을 질문하였다. 그랬더니 고교생 이하 재학생이 17.66%였고, 고졸은 27.99%로 가장 많았으며, 대졸 23.57%, 석사 3.39%, 박사 0.70%로 나타났다. 아미 5명 중 1명은 대학 학사 학위 이상의 취득자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즉 아미의 경우에는 33% 이상이 대학 학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박사 학위자도 4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대, 의대 등 전문대도 5.42%에 달했다.
아미의 취업 상태 즉 직업과 관련해서는, 학생, 미취업이 53.76%, 풀타임 취업이 18.11%, 자영업 7.40%, 코로나로 인한 실업은 1.45%, 은퇴는 0.46% 순이었다.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서비스, 예술, 소매, 컴퓨터/소프트웨어, 금융/보험, 마케팅, 엔지니어 순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사회적 문화 활동의 일환인 BTS의 기부 활동을 살펴보겠다. 2020년 블랙라이브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12억 3000만원)를 기부했고 아미도 #MatchAMillion 해시태그를 활용해서 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 팬데믹으로 인하여 생긴 실직자를 위한 Live Nation’s Crew 캠페인에 100만 달러, 한국의 코로나19 구호활동에 4억 원을 기부했고, BTS 멤버 J-hope은 어린이 재단에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를 이어오게 된 배경에는 항상 BTS의 메시지가 있다. BTS는 2021년 5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평등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항상 내고 싶다”고 했다. 아미의 기부는 이 같은 BTS의 의지를 좇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미의 기부를 조직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원인언아미(OIAA)의 멤버 에리카는 "유니세프와 함께 ‘LOVE YOURSELF’ 프로젝트를 시작한 BTS는 폭력과 왕따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일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BTS에게 아미들은 더 좋은 방법으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기로 했다.
그 힘과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계적인 자선 모금 팬덤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하였다. OIAA는 모든 자선활동의 중심점은 팬덤 아미에 있다고 본다. BTS뿐 아니라, 이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로서의 아미를 존중하는 것이다. ‘기부 액수’보다 ‘기부를 하는 아미의 영향력’이 측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 BTS와 아미의 ‘문화적 사회 활동’으로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