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기계 ‥ 구제병 대표의 버전 "더운나라 수요 무궁무진"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이제는 해외에서 정면 승부를 펼쳐야지요. "
구제병 경인기계 대표는 "냉각탑은 덩치에 비해 가격과 수익성이 낮아 '속 빈 강정'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제품의 질이 월등히 뛰어나면 시장가의 2~3배는 더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술력은 이미 세계 1위 업체와 대등하기 때문에 해외판로만 열리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이미 지난해 두바이에 현지법인을 세웠고 시드니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 중이던 맏아들 구태형씨(30)에게 시장 개척 임무를 맡겼다. 그는 "첫째아들이 가업을 잇겠다는 뜻이 강했고 또 외국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직접 해외시장을 뚫어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에 따르면 두바이에는 냉각탑 수요가 무궁무진하다. 워낙 날씨가 더워 마을 전체의 냉방시설과 연결된 대형 냉각탑을 마을마다 설치하는데 그 비용이 80억~100억원가량에 이른다. 지금까지 1억~2억원짜리 소규모 수주는 많이 했지만 아직까지 대형 공사는 수주하지 못했다. 경인기계는 내후년께는 본격적인 대량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대표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도 1만3200㎡(4000평)의 공장부지를 확보해뒀다"며 "이곳에 공장을 설립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진출도 검토 중이다.
1967년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구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집이 곧 공장이었기 때문에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ROTC(연세대 5기)를 마치고 일반 기업체에 취직하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왜 내 에너지를 딴 곳에 쏟아붓나'라는 생각이 들어 냉각탑 제조업에 합류했다. 1975년 경인기계법인을 설립할 때는 부장을 맡아 실무를 챙겼으며 그후 상무,전무를 거쳐 대표를 맡고 있다.
구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체임,체납,체불이 없었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긴다. 아버님이 일군 회사가 부도나는 것을 지켜본 경험 때문에 은행 자금을 끌어다 쓴 적이 없다. 구 대표는 또 중소기업 경영자로서의 어려움을 피력하며 현행 상속세 제도의 불합리함을 꼬집었다.
2006년 회장을 맡고 있던 둘째 형님이 세상을 뜨면서 형님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50%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했던 경험 때문이다. 구 대표는 "중소기업을 자식한테 넘기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과 책임감도 함께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부의 세습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