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학교 교수님들과 마주쳤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안 됩니다. 이제부터는 거수경례를 해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리고 여러분께 존댓말 쓰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김해빛나
숙명여자대학교 여성 학군장교(ROTC) 훈육관 김나미 대위의 엄한 목소리에 30명의 예비 후보생들은 좀 더 바른 자세로 고쳐 앉으며 긴장감을 더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여성 ROTC 1기 후보생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휴대전화로 합격 통지 문자메시지를 받은 숙대 ROTC 예비후보생들은 같은 날 저녁, 예비소집장에 모여 기본 정신교육과 더불어 단복·전투복 맞춤을 위한 사이즈 측정을 실시했다.
예비소집 현장에서 만나본 예비후보생 김예솔(21), 김해빛나(21), 박진아(22) 양은 모두 저마다의 각오와 포부를 갖고 군문에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박진아
고등학생 시절부터 군인을 꿈꾸며 사관학교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신 일이 있다는 박진아 양은 "학교가 여성 학군단 시범적용 대학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지원하기 위해 휴학까지 했었다"며 "합격의 기쁨도 크지만 앞으로 여성 학군장교 후보생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잘해 나갈 수 있을지 긴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현역군인인 김예솔 양은 "군대에 뜻이 있다고 밝혔을 때 아버지께서 군인의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조언해 주셨다"며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와 다양한 지도 덕분에 오늘의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군 부대로 레크리에이션과 상담 자원봉사를 다니다 군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김해빛나 양은 교내에 활성화돼 있는 '여군장교준비 동아리'가 이번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50여 명이 등록돼 있는 이 동아리 회원들은 매일 아침 7시 30분이면 교정에 모여 30분가량 구보를 하고, 각종 근력운동 연습을 통해 여대생들이 군인으로 거듭남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측면인 체력을 중점적으로 보강했다고 한다.
김양은 동아리 활동의 장점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국방과 안보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때에도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이에 대한 많은 의견을 나눈 바 있다"고 말했다.
김예솔
이어서 그녀는 "젊은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국방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안보교육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박진아 양과 김예솔 양도 이에 동감하며 "정식으로 후보생이 되면 여대생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관 후의 포부와 각오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예솔 양은 "군의 다양한 보직 가운데에는 여성 특유의 자질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여성만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군대가 좀 더 완벽한 조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박진아 양은 "육군 최초의 여성 ROTC 1기라는 자부심을 갖고, 개인적으로는 군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도록, 나아가서는 민간인들이 군대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임관 후에 전투병들과 함께 야전을 누비고 싶은 바람을 갖고 체력단련에 힘쓰고 있다는 김해빛나 양은 "주변 사람들이 외모부터 장군감이라고 말하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이들은 오는 10일 개최되는 숙명여대 학군단 창설식을 시작으로,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실시되는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거친 후 정식 후보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