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을 다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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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을 다녀 와서

박두현 20 1,153
 
그제 벌교에 문상를 갔다가
어제 오후에 서울로 돌아 왔습니다.
고모부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아버지 형제 2남2녀 중에 아버지, 큰모고, 작은고모, 큰아버지, 큰고모부 순으로 영면하시는군요.
이제 서울 작은 고모부님 한 분만 생존 하십니다.
 
고종 동생들은 첫째는 축협 상무로, 둘째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는데 빈소에 못왔습니다.
세째가 행정고시를 합격하여 국무총리실 서기관으로 있는데 화환과 손님이 많습니다.
 
모두 굴건제복을 입고 문상객이 올 때 마다 곡성을 하며 맞이 합니다.
아버지의 유언이었답니다. 전통 장례식으로 치상하라는 ...
부고를 해야 할 지기들과 유지들 명단, 심지어
접대 음식 메뉴 마저도 미리 정해주신 빈틈 없으신 고모부님은 여산 송씨 가문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고향 내려간김에 어머니도 뵙고 하루저녁을 자고 왔습니다.
어머니와 한 이불속에서~
밤새 끙끙 앓으시고 기침까지 하십니다.
머리에 손을 얹어보니 미열이 있습니다.
저도 좀채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8남매를 낳아서 7남매를 키우신 어머니
이제 매미껍질 처럼 모든게 까칠하게 휭하니 비어버린 어머니
새벽 5시반쯤 끙끙 앓으시던 어머니가 어둠 속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찾으십니다.
"양말 찾~어~", "밥 해야제~"
제가 할께요. "쳇~뭔 밥을 니가 해~~, 잠이나 더 자~"
 
8순이 넘으신 노모!
자식들에게 의지하여 노후를 보내셔야 할 나이인데
아직 아들 밥을 해줘야 한다는 모성적 책무를 마음에 담고 계십니다.
가이 없는 어머니의 사랑의 밥상을 받고 목이메어 왔습니다.
꼬막, 쭈구미무침, 무우소고기국 ...
어머니 손맛은 아직도 맛이 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코트를 입으면서
오늘 병원가셔서 영양제 한 대 맞으세요.
"알았어! 너무 걱정허지 마~"
어머니의 쓸쓸한 배웅을 뒤로하면서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을 되새겨 봅니다.
 
어제 저녁 전화를 넣었더니 "어머니 교회 가시고 없어요."
오늘 병원 모시고 다녀 왔어?
동생은 "예 링겔에 영양제 섞어서 맞고 오셨어요"
잘 좀 지켜봐, 노인들은 하루 하루가 다를 수 있으니~
단단히 당부하고 전화로 또 아들 노릇을 대신 하였습니다.
 
큰 고모부 문상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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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우순
생노병사라 인생사 다 살아가는것이 그렇지 뭐,,,, 마음이 매우 아프겠구먼유...그래도 생존하셔서 어머님이 계시니,,,
더더욱 효도 많이 하세요,,,,,부모님은 한번 돌아가시면 끝입니다,,,있을때 잘 하라는 말이 명언 입니다,,,감동적인 글,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감사합니다,,,,
정진앙
글을 읽고 나니 가슴 이 찡합니다. 하늘보다도 더 큰 부모님 사랑이 있을까요? 박두현 동기 부럽습니다.어머님이
생전에 계신 것이 정말 부럽습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실까마는 사회생활에 바쁘시더라도 자주 안부 전화 하시기를..... 돌아가시고 나면 모든 것이 후회스럽고 살아 생전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만 머리 속에 남습니다.
아침부터 넑두리를 했으니 이해하시고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하세요!
김일현
박두현동기도 오래전 할배가 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머니가 생전에 계시는 군요 글을 읽으며 어머님의 마음이 다시한번 가슴을 찡하게 전해옵니다. 박부회장의 효심이 건강을 회복하시고 고향에서 좋은 삶을 영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김기영
아침에 잔잔한 감동의 글 감사합니다
이글을 보고 어머니께 안부 전화드립니다.
권영우
효심이 지극하시네요.
이제 우리 동기들도 부모님을 뵐 날들도 얼마남지 않았나 봅니다.
다음은 우리 차례가 되겠지요.
살아 생전 어머님 계심에 행복해하며 잘 모셔야지요.
서옥하
마음이 저릿합니다. 좋은 글에 감사드리며...!
그래도 어머님이 살아계신 것만 해도 부럽습니다. 저처럼 천애고아의 입장에서는...!
장인/장모님이 아직 살아계시니 천애고아는 아닌가?
4대가 계시니, 우리처럼 2대만 있는 집보다 두배는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세요!
고기영1
글을 읽고 한동안 가슴이 메어옴을 느꼈습니다.저또한 여든이 넘으신 어머님이 철원에서 살고계신데 다행히
여동생 내외가 돌보고 있어 조금 안심이되긴 하지만 가끔가서 뵐때마다 조금씩 힘이 부치시는듯 하시고 잦은병으로
수시로 병원을 다니시면서도 자식들한테 짐이될까봐 말씀도 별로 안하시는 우리시대의 어머니입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열심히 효도합시다.박두현동기덕분에 다시한번 가슴깊이 부모님의 의미를 새겨봤습니다. 
이삼범
계실 때 잘해드리세여..  나안 철없던 사회 초년 시절 86년도에 아버지,, 87년도 어머니 함께 가셨으니..
에구 .. .무어라 말하리요..  두현 동기 마음 자알 추스리시게나  ..
 
정진앙
삼범이도 효자 였네, 부모님 생가하는 마음이 곧 효심의 발로 아니겠는가? 맞아요, 아무튼 살아 생전에 잘해야지 돌아 가시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당께, 건강하셔!
이삼범
에구. 쑥스럽게시리..진앙아 맞는 말이여..
고마우리   ㅎㅎㅎ   
이진팔
가슴이 많이 허하겠습니다. 인생 생노병사 누구라 말릴수 있겠소만 항상 마음에 두는 말이 있습니다.
죽은 조상에게 두번 절할때 살아 계신 어른에게 한번 절하는 마음을 간직하기로....
유재황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나도 작년에 아버님이 90세로 돌아가셔서 이제는 회상으로 만니뵙고 있답니다.
제사때 진수성찬보다 살아계실때 따뜻한 소찬이 백번 낫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난 부모님뿐만 아니라 장인,장모도 안계셔서 때론 허전하기도 합니다. 효도할 대상이없으매.....
어제는 천안에서 골프를 치고 큰 어머니가 편찬타하여 논산 병원에들려 찾아뵙고 왔는데 잘 다녀왔음을 느끼게되네요.  나처럼 후회하지말고 효도하시길......
정용상
눈물이 나요. 아! 우리들의 어머니--
이승준
가슴이 저려 오네요~
그래도, 계실 때 잘 하세요~
전화라도 자주 드리고..
나는 그런 엄마도 없네.. 흑..흑..흑..
이충희
아직  부모님 계시니축복 잘 모시고
최해원
두현이 마음 뭐라고 위로헐까 ~~~ 장남으로써의 찢어질듯한 마음은 장남 아닌자들은 이해가 덜될꺼여 ㅉㅉㅉㅉ 뭐라고 거시기 해줄말이 천진데도 방버비엄네 ㅋㅋㅋㅋㅋㅋㅋ 자식들이 건강하게 웃고 행복해하는것 무엇보다 바라고 계시다는걸 아라라 ~~~~~~~~~  
박두현
오늘은 모처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선배 아들 혼례미사가 있어서 돌담벼락을 따라 정동길을 걷다가
서울시립미술관에 있는 친구에게 들러 차 한 잔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어왔습니다.
조용한 돌담길을 걷다보니 아베크족들이 많은데 공통점이 있더군요.
모두가 한쪽 손에는 DSLR 카메라가 들려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연인들과 봄맞이를 고궁으로 나온 것이겠지요.

전에는 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름 모를 화가들이 작품들을 전시하며 판매하는 광경도 있었는데...
아쉽더군요. 한쪽으로 다니는 자동차도 주말이면 없었으면 더 좋을 뻔 했구요.
남쪽에는 성큼 봄이 왔다는데 아직 처녀들 치마를 보니 봄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봅니다.
더디 오는 이유가 그놈의 까만 네깅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암튼 비교적 한가한 주말입니다. 그동안 내용도 없는 글인데 많은 동기들(우순, 진앙, 일현, 기영, 영우, 옥하, 기영1, 삼범, 진팔, 재황, 용상, 승준, 충희, 해원 ...등)께서 마음을 열어 소통해 주셨네요.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바쁘신데도 일부러 댓글로 위로나 공감의 표현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 동기들의 손가락에는 신의 축복이 가득 하시길 축원 드립니다.

한 분 한 분 댓글 by 댓글로 올리지 못함을 용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생존하신 어머니와 장모님께 좀 더 다정한 아들이 되도록 애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 봄이 빨리 오길 재촉하면서 -






임우순
글도 잘 쓰시네 ,,이제는 IT 컴도사 뿐 만이 아니라, 수필전문가이시네,,,좋은 글 사진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진앙
당신이 있어서 우리가 더 행복해요!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기를 ......
이은경
60나이에 어머니와 아들이 한 이불에서 잘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어머님도 기뻣을 것이고, 아들은 오랫만에 어머니의 손을 잡아보며, 자주 못뵙는 후회와
어머니의 나이드심에 잠을 잘 못 이루셨겠구만요...
그 연세에 아들의 아침 밥을 챙겨주시려하는 어머님이 계시기에 당신은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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