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마당에 딸린 조막만한 텃밭에 요거조거 이거저거 모종을 사다 꽂습니다.
원래 <농> 자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터라 몇 고랑되지 않는 텃밭도 부담스러워
금년에는 슬며시 고랑 사이도 넓히고 고랑 몇개는 아예 없애 치웠습니다. ㅎㅎㅎ
그럼에도 '애고 허리야 -- 무릅 꼬맹이야 ---' 연실 툴툴거리며 온종일
밭을 오가는 나를, 과수원에서 일하다 내려다 보던 동네 이장님 왈
"교장선상님! 애쓰지말고 그저 땅이 주는대로 으더(얻어) 잡사(먹으슈)"
되도 않는 솜씨가지고 그래도 욕심은 잔뜩 앞세우는 모습이
가관(?)이고 측은해 보였기 때문인가?
배움은 짧아도 그네들은 분수를 터득하며 삽니다.
교장도 그들 앞에서는 쪽도 못씁니다.
그네들은 가장 쉬운 말로 현상을 한방에 정리할 줄아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처럼 <앎>에서 터득한 지식이 아니라 <삶>에서 체득한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야말로 들판에서 종종 만나게되는
진짜 고수요 진정한 인생 싸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밭에 나서면 늘 난 허당 부르스입니다. ㅋㅋㅋ
성냥곽만한 베란다에 옹기종기 진열해놓은 아내의 천국에 때 맞추어 물도 제 때에 못준다고 퉁산이를 매양 듣고 산다오.
지난 겨울에도 얼어죽지 않고 때 되면 어김없이 피워주는 화초들이 우리네 사람 보다 영특하다 싶더이다.
땅은 정성만큼 되갚는다 했으니 교장샘 사람 만든 정성이면 땀 흘린 수확도 크지 않을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