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취약종목 활성화 토론회<BR>서도소리의 역사성과 가치, 활성화 방안
국악진흥연구소와 ㈜국악신문 공동 추최, 제1차 ‘국악진흥을 위한 집중토론’을 10일 4시간에 걸차 개최하였다. 주제는 ‘전승취약종목(가곡 가사 서도소리) 활성화 방안’이다. 3인의 발제와 4인의 토론이 있었다. ‘집중토론’은 하나의 주제를 갖고 전문가의 발제와 토론으로 대안을 도출, 해당 공동체와 관련 관청과 공유하여 공론화와 정책 반영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결과물을 공동체와 기관에 송부 하고, 공론화를 위해 6편의 발제문과 토론문 중 세 번째 발표문을 독자들과 함께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서도소리의 역사성과 가치, 활성화 방안
시작하면서
최근에 대중 메체의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성악인 민요, 판소리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무형유산 중에 취약 종목이 존재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 취약 종목들은 대게 가곡, 가사 그리고 서도민요를 들고 있다. 그 중에서 가곡과 가사는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곡은 정가라는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다. 본 글은, 국가무형유산 종목 중 전승 취약종목인 서도소리가 전승 취약종목을 극복하게 하기 위한 연구이다. 따라서 서도소리의 역사성과 음악적 가치 그리고 활성화, 그리고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1969년 9월 27일 지정된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인 서도(西道)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 즉 서도 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잡가 등 관서(關西) 지방의 소리를 가리킨다. 언제부터 부르기 시작하였는지 조선조 이전부터라는 추정 이외에는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서도소리는 평안도 민요와 황해도 민요, 서도잡가, 한시를 읊조리는 시창(詩唱), 그리고 극적 구성을 띠고 있는 배뱅이굿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서도소리의 권역별・장르별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평안도 민요는 수심가 ・엮음수심가 ・긴아리 ・자진아리 ・안주애원성 등이 있다. 조선 전기부터 서도지방 사람들의 벼슬길이 막히자 그 설움을 노래하는 ‘수심가’가 가장 유명 하다. 평안도 소리의 음악적 특징은 일반적으로 레, 미, 솔, 라, 도의 다섯 음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 떠는 음인 ‘라’에서 완전5도 내려가는 식으로 선율이 구성되어 진다. 대체로 사설이 길며 장단도 일정하지 않아 사설에 맞추어 적당히 장단을 치는 것이 특징이다.
황해도 민요는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병신난봉가 사설난봉가 산염불 자진염불 몽금포타령 등이 있다. 난봉가와 산염불이 유명하다. 황해도 소리는 평안도 소리와 함께 서도소리의 일반적인 선율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나, 그 선율 진행에 있어서 조금 다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평안도 민요에 비하여 일정한 장단을 가지고 있으며, 밝고 서정적이다. 서도잡가는 서도입창에 반대되는 말로서 앉아서 부르는 소리이다. 공명가 사설공명가 초한가 제전 추풍감별곡 등이 있는데 이 중 ‘공명가’가 유명하다. 서도잡가는 긴 사설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장단은 노래말의 자수에 따라 불규칙적이다. 끝을 여밀 때는 반드시 수심가조로 끝나는 공통점이 있다.
서도소리는 흔히 수심가토리라고 한다. 이 소리는 대개 위에서부터 질러내며, 위의 음은 흘려 내리고, 가운데 음은 심하게 떨며, 아래의 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선율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소리를 느긋하게 부르면 구슬픈 느낌을 주게 된다. 서도소리 창법은 다른 민요에 비해서 좀 특이한 창법을 구사한다. 그것은 속청과 본청이 있는데 속청은 속소리로 당겨서 직선타법으로 잘게 떠는 소리, 본청 같은 경우 두성과 뒷덜미로 당겨서 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도소리는 예로부터 대륙과 인접한 거친 풍토에서 북방 이민족과 함께 겨루며 굳세게 살아온 서도 지방민들의 생활 속에서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소리가 특징인데, 노랫가락에서도 그들의 생활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세부 기·예능에는 수심가 관산융마 배뱅이굿이 있다. 배뱅이굿은 흔히 남도의 판소리와 비교되는 음악이다. 판소리처럼 한 사람의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의 이야기를 서도의 기본 음악 어법을 바탕으로 민요와 무가, 재담 등을 섞어 해학적으로 엮어낸다.
서도소리의 역사성과 음악적 가치
역사적 가치로 서도소리는 예로부터 대륙과 인접한 거친 풍토에서 북방 이민족과 겨루며 굳세게 살아온 관서지방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조선조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온 역사성을 갖춘 소리이다. 조선말기에 평양 소리꾼 허덕선(許德善, 또는 허득선)이 서도소리 잘 하기로 이름 나 있었고 서도무속음악인 ‘기밀경’을 지어서 잘 불렀다고 한다. 그 뒤 평안도 용강 소리꾼 김관준(金寬俊)의 뒤를 이어 김종조(金宗朝), 최순경(崔順慶), 이인수(李仁洙), 김칠성(金七星), 김주호(金周鎬), 김밀화주(金密花珠)와 같은 명창이 나서 일제 강점기 때까지 크게 불렸다. 김밀화주의 소리는 장학선(張鶴仙)과 이정렬(李貞烈)이 이어 받았고, 그 뒤 김정연(金正淵, 작고), 오복녀(吳福女, 작고), 이은관(李殷官, 작고), 박정욱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조선조 이전부터 약500년 이상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도소리는 짧은 장절형식(章節形式)으로 된 민요, 긴 통절형식(通節形式)으로 된 잡가(雜歌),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시창(詩唱)으로 나눌 수 있다. 민요는 평안도 민요와 황해도 민요로 갈라진다. 서도소리의 가락은 '수심가토리'라고 하여 대개 위에서부터 질러내면 위의 음은 흘러내리고, 가운데 음은 심하게 떨고 아래 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선율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민요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음악적 특징이다. 이들 소리들을 느릿하게 부르면 구슬픈 느낌을 준다. 이러한 특징들은 다른 민요와는 차별되는 서도소리의 음악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 음악들을 살펴보겠다.
평안도 민요로는 수심가(愁心歌) ・엮은수심가 ・긴아리 ・잦은아리 ・안주애원성(安州哀怨聲) 등이 있다. 황해도 민요로는 긴난봉가 잦은난봉가 병신난봉가 사설난봉가 산염불(山念佛) 자진염불 몽금포타령 등이 있다. 서도잡가로는 공명가(孔明歌) 사설공명가 초한가(楚漢歌) 제전(祭奠)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등이 있으며, 시창(詩唱)과 비슷한 관산융마(關山戎馬), 배뱅이굿도 여기에 속하며, 공명가는 판소리 적벽가(赤壁歌) 중 제갈공명이 남병산(南屛山)에서 동남풍을 비는 대목의 사설을 서도소리 가락에 얹은 것이고, 산염불은 무가(巫歌)의 염불요(念佛謠)가 속요화(俗謠化)된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수심가는 비교적 보편성을 띠고 있으며 전체 서도소리의 척도가 된다. 이 소리는 병자호란(丙子胡亂) 무렵에 성천(成川)의 명기(名妓) 부용(芙蓉)이 지은 것이라고 하지만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 조선조 초기부터 이 지방 사람들의 벼슬 길을 막아버리자 그 설움의 푸념으로 읊어진 넋두리였는지도 모른다. 관산융마는 영조 때 신광수(申光洙)의 공령시(功令詩)를 율조(律調)에 올려 부르는 소리로 서도시창(詩唱)으로 볼 수 있다. 처음으로 읊조린 사람은 평양 기생 모란(牡丹)으로 전하고 있으며, 그 성조(聲調)가 처량하고 우아하여 많은 기생들이 모창(模唱)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서도 본바닥 창작자(唱作者)가 아니면 그 진수를 꿰뚫지 못했다. 추풍감별곡은 작자 미상의 회장소설(回章小說) 추봉감별곡(秋鳳感別曲)에서 유래한 것, 창조(唱調)는 가사나 긴잡가처럼 고르게 다듬어진 장단과 변화성 있는 선율은 없으며, 구성지게 읊는 규방가사(閨房歌辭)의 성조(聲調)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도 소리조의 처량함과 우아함을 겸유한 목소리가 아니면 부르기 어려운 소리이다.
그밖에 평안도 지방의 소리로는 긴아리와 자진아리는평안도 용강과 관서 지방의 구전민요로서 토속적인 소박한 맛이 간직된 소리이다. 안주애원성은평안도 안주 지방에서 베를 짜기 위하여 실을 자아내던 아낙네들이 부르던 노래라고 하는데, 함경도 민요 애원성과 구별하기 위하여 안주애원성이라 했다 한다. 부녀자들의 고달픈 생활에 대한 애환이 가사 속에 들어있어 밝은 내용의 소리는 아니지만, 가락이나 장단면에서는 수심가나 긴아리보다도 오히려 경쾌한 맛을 보여준다.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
서도소리는 국가무형유산 종목 중에서 전승 취약종목이라고 한다. 경기민요나 남도민요에 비해서 많은 성악 전공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부족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 이유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서도소리가 어렵다고 한다. 어렵다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될까? 경기민요와 비교하면 좀더 어렵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판소리에 비하면 서도소리가 훨씬 쉽다고 본다. 판소리는 외워야 하는 노래가사의 분량이 매우 많다. 소리 기교의 테크닉도 서도소리와 비교가 안 될 만큼 다양하고 고난도가 많다. 목에 피를 토해야 득음을 한다 할 정도로 공력 또한 엄청나게 요구된다. 그러나 경기민요와 비교해서 어렵다라기 보다는 경기민요와는 다른 서도소리만의 특징적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그러한 특징이 있다는 것은 음악적, 예술적 가치가 특별하다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음악적 특징을 활용하여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한국의 전통 성악에서는 서양음악에서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창법, 이른바 시김새라고 하는 기교들이 많이 있다. 그 기교인 시김새에 대해 알아보고, 서도소리의 음악적 특징인 선율 구성에 대해서도 알아봄으로써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꺽기, 흔들기, 뒤집기, 떨기 등의 기본을 익힌다. ‘꺽기’는 반음 위의 음에서 그 음으로 빠르게 흐느끼듯 내려오는 기교를 말한다. 특히 슬픈 음악인 계면조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뒤집기’는 방울목, 치는목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사람들은 요들송 표현 같다고 하여 ‘요들목’이라고도 부른다. 요들송의 기교처럼 길게 내는 한음 소리에 살짝 힘을 빼고 요들목을 소리에 얹으면서 소리를 뒤집는 기교를 말한다. 노래를 할 때 이러한 뒤집는 시김새를 적절히 사용하면 화사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수심가’ 등 평안도 소리의 음악적 선율구성을 집중적으로 익힌다. 그 구성음은 일반적으로 레, 미, 솔, 라, 도의 다섯 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떠는 음인‘라’에서 완전5도 내려가는 것으로 선율이 구성되어 진다. '수심가토리'라고 하여 대개 위에서부터 질러내면 위의 음은 흘러내리고, 가운데 ‘라’음은 심하게 떨고 아래 ‘도’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선율 진행의 음악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서도소리의 창법인 속청과 본청의 표현이 익숙하도록 익힌다. 서도소리 창법은 다른 민요에 비해서 좀 특이한 창법을 구사한다. 그것은 속청과 본청이 있는데 속청은 속소리로 당겨서 직선타법으로 잘게 떠는 소리, 본청 같은 경우 두성과 뒷덜미로 당겨서 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악적 특징의 활용과 대중음악 접목 시도
꺽기, 흔들기, 뒤집기, 떨기 등이 잘 표현되도록 집중적으로 익히는 수련 과정을 거친다. 평안도 소리 같은 선율구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대개 위에서부터 질러내면 위의 음은 흘러내리고, 가운데 ‘라’음은 심하게 떨고 아래 ‘도’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선율 진행의 음악적 특징을 익히게 하고 몸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수련 과정을 거친다. 서도소리의 창법인 속청과 본청이 익숙하도록 수련 과정을 거친다. 대중음악 트로트로 인한 전통소리에 대한 관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트로트’의 곡과 서도소리와의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학습효용성을 높히도록 한다.
왜냐하면 트로트라는 장르의 음악적 표현 요소는 국악의 시김새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도소리의 음악적 활용은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을 담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법을 활용할 역량을 갖춘 실력자가 보유자로 지정되는 것도 전승취약종목을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위와 같이 서도소리의 음악적 특징과 그 활용법 그리고 대중음악과의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학습효용성을 높이는 기대효과가 유발될 수 있다고 사료 된다. 이것은 기대효용성이론(期待效用性理論)에도 부합되게 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승 취약 종목인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을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하겠다.
맺는 말
우리는 보통 슬픈 역사문화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주로 음악을 활용한다. 그 음악 중 노래, 즉 소리는 오감에서 우러나오며 오감을 자극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본문에서 살펴보았듯이 서도민요는 남도민요보다 훨씬 강렬한 표현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음악적 표현에 있어서 슬픈 표현으로 여겨지는 굵게 떠는 표현이 남도민요는 아래 음에서 이루어지는데, 서도민요는 아래로 내려오기 전에 중간음에서 강하게 떤다. 오히려 그런 표현은 그 슬픔을 나타내는 역사가 서도민요가 남도민요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 서도소리의 역사적 가치와 음악적 가치가 인정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은, 서도소리의 독특한 특징적 표현들을 잘 활용하게 해서 그 예술적 매력의 가치가 전통 성악에서 새로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활용할 역량을 갖춘 실력자가 보유자로 지정되는 것도 전승취약종목을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또한 전통 성악의 영역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에도 함께 음악적 접목이 이루어진다면 취약종목에서 빠르게 탈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한 음악의 기술적 요소는 국악의 시김새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편의 글로써 단번에 서도소리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소중하게 참고자료로 활용되어서 기대효용성이론에도 부합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