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국악 이야기 8전승취약종목으로 지정된 서도소리와 가곡・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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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국악 이야기 8<br>전승취약종목으로 지정된 서도소리와 가곡・가사

24년5월22일 국립국악원 일노래 삶의노래-33.jpg 국립국악원 '일노래 삶의노래' (사진=국립국악원),2024.05.22.

 

문화(文化)라는 건 으리으리한 공연장 보다 일상에 스며있는 것에서 흘러나오는 법이다. 우리 국악은 대개 기와집에서 만들어진 음악과 저잣거리에서 만들어진 음악들로 나뉘어진다. ‘평시조’와 ‘사설시조’ 같은 것들이다. 평시조는 절제되고 정형화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주로 매란국죽(梅蘭菊竹)인 매화와 난초, 국화와 대나무라는 뜻의 ‘사군자(四君子)’로써 주로 선비의 기개를 표현하였다. 그런 내용들을 보통 정형화된 초장・중장・종장의 3장 형식으로 구성하여 노래 부른다.

 

사설시조는 평시조의 기본형에서 그 자수가 열 자 이상으로 늘어난 시조를 일컫는다. 장형시조라고도 부르는데, 이렇게 가사가 긴 이유는 저잣거리의 이름 모를 평민들이 삶의 희로애락을 구구절절히 써 내려가다 보니 사설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란국죽의 붕어빵 같은 시조가 아닌 참신하고 기막힌 다양한 가사들로 이루어진 것이다. 생활의 밑바닥에서 우러나오는 창조적 상상력이 아니겠는가. 이런 것이야말로 상처난 곳에서 흘러나오는 생피 같은 것이다.

 

‘시조’라는 호칭은 원래 고려말부터 긴노래라는 의미의 장가(長歌)와 짧은 노래인 단가(短歌) 중에서 ‘단가’라고 불렀는데, 영조 때 가객 이세춘이 ‘시절가조(時節歌調)’라는 곡을 만들어 불려진 후 ‘시조(時調)’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24년5월22일 국립국악원 일노래 삶의노래-159.jpg 국립국악원 '일노래 삶의노래' (사진=국립국악원),2024.05.22.


또한 사설시조와 비슷한 유형의 긴 노래들 중 가사(歌詞)와 잡가(雜歌) 라는 곡이 있다. 가사와 잡가는 12가지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12가사’와 ‘12잡가’라고 부른다. 이들 ‘가사’와 ‘잡가’의 노래 부르는 방법은 높낮이가 자유로운 일반 민요와는 다르다. 시조와 유사하지만 사설이 길기 때문에 한 문장들의 높낮이가 그만큼 다양하지 않다.

 

12잡가와 12가사의 음악 형태는 비슷하다. 그러나 12가사의 점잖은 내용과는 달리, 12잡가는 노랫말에 평민들의 언어로 희로애락을 직접 표현하고 있다. 12잡가의 창법은 굵고 힘찬 폭넓은 비브라토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12잡가보다 12가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루하다고 하며 음악이 어렵다고 한다.

 

이 중 ‘잡가’는 지역에 따라 ‘경기 잡가’와 ‘서도잡가’로 나뉘어 부른다. 그리고 잡가와 민요 등을 포함한 종합적 의미의 용어를 국악에서는 ‘소리’라고 부른다. 따라서 경기소리, 서도소리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경기소리와 서도소리는 지역적으로는 서로 이웃하고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꽤 큰 차이가 난다. 경기소리를 평이한 보통의 소리라고 한다면, 황해도・평안도 지역의 서도소리는 그 음악적 난이도가 훨씬 높다고 하겠다.

 

경기소리는 서울・경기 지방을 중심으로 민간에서 전문적인 소리꾼에 의해 불려진 모든 성악곡을 일컫는다. 민요와 선소리(서서 부르는 소리), 무가(巫歌)의 곡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개 맑고 깨끗하고, 경쾌하고 창법이 분명하다. 그리고 경기소리의 12잡가를 살펴보면 ‘적벽가’, ‘제비가’, ‘소춘향가’, ‘형장가’ 등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판소리의 일부를 경기소리에 반영한 것으로 보여져 우리나라 중심지로서의 음악문화적 포용성이 잘 드러나 있다 하겠다.

 

서도(西道)소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 즉 서도 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잡가 등 관서(關西) 지방의 소리를 가리킨다. 언제부터 부르기 시작하였는지 조선조 이전부터라는 추정 이외에는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서도소리는 평안도 민요와 황해도 민요, 서도잡가, 한시를 읊조리는 시창(詩唱), 그리고 극적 구성을 띠고 있는 배뱅이굿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서도소리가 가곡, 가사와 함께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종목’이라고 한다. 국가유산청에서 발표한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종목의 현황(2024년 7월 말 현재)을 보면, 전통공연예술의 5종목에는 서도소리, 가곡, 가사, 줄타기, 발탈 등이 있다. 이 중 3종목이 국악인 서도소리・가곡・가사인 것이다. 가곡, 가사는 정가(正歌)로서 국립국악원에서 주로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지만, 서도소리는 경・서도 소리의 한 장르로서 의외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류(K-컬처)의 근간을 조성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가무형유산의 종목은 2024년 7월 현재 160종목으로서 전체 종목 보유자는 172명이다. 그리고 그 해당 종목 보유자 밑에 전승을 위한 전수 교육 및 전승 활동에 7천 여명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변화와 대중 수요 부족 등으로 일부 종목은 전승자가 없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전승취약종목으로 지정하여 지원하고 있지만 활성화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슬픈 역사문화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주로 음악을 활용한다. 그 음악 중 노래, 즉 소리는 오감에서 우러나오며 오감을 자극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서도민요는 다른 민요보다 훨씬 강렬한 표현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음악적 표현에 있어서 슬픈 표현으로 여겨지는 굵게 떠는 표현의 경우에는 그 슬픔을 나타내는 역사가 오히려 다른 민요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 서도소리의 역사적・ 음악적 가치가 인정되는 대목이다.

 

또한 서도소리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면, 서도소리의 독특한 음악적 표현들을 잘 활용하여 그 예술적 매력이 전통 성악에서 새로이 인식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활용할 역량을 갖춘 실력자가 보유자로 지정되는 것도 전승취약종목을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통 성악의 영역뿐만 아니라, 대중음악과도 함께 음악적 접목이 이루어진다면 취약종목에서 빠르게 탈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트로트라는 장르의 음악에 대한 기술적 요소는 전통 성악의 시김새(기교)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국립무형유산원 등 관련기관의 제도를 개선하여 공연지원 중심 사업뿐만 아니라 정책연구에 대한 전문성 확보를 통해 활성화 방안의 해결점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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