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울릉도아리랑축제에서 불려진 '사할린아리랑'<br>“소원을 이뤘습니다” 울릉도 만세!
울릉도아리랑축제에서 불린 '사할린아리랑'
아리랑은 ‘역사의 노래’
고국 땅을 밟은 감격만큼이나 가고 싶었던 울릉도를 간다고 하니 모두 설레는 밤을 보냈다.
사할린에서도 ‘아리랑’이 들리면 부모님과 고국을 떠올렸다. 다시 고국에 와서 곳곳의 아리랑을 들었다. 아리랑에는 우리 조상들의 넋이 담겨있어 언제, 어디서, 어떤 아리랑을 들어도 감흥에 젖는다.
사할린동포회에서 창립한 사할린아리랑보존회(회장 최미분)가 (사)아리랑연합회와 ㈜국악신문으로부터, 울릉군과 (사)울릉도아리랑보존회 황효숙 회장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는 모두 기뻐했다. 그리고 울릉군민들에게 우리 사할린아리랑을 전해드리기 위해 이혜솔 (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장님의 지도를 받아 나름대로 연습을 했다.
울릉군민과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울릉도민의 마음과 ‘울릉도아리랑’을 오늘 함께 오지 못한 사할린 이웃들에게 전하려고 한다.
지난 2019년 사할린아리랑축제에서 최초로 황효숙 회장이 부른 울릉도아리랑이 동포사회에서는 최초로 사할린에서 불려졌다. 그런 인연으로 오늘 사할린동포들을 초청했다고 한다. 울릉도아리랑 첫 마디에 일제강점기 강제징병 이야기가 나와서 놀라웠다. 역시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은 ‘역사의 노래’다.
울릉도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후렴)
가고싶은 고향은 못가게 되고/가기싫은 왜병정에 소집장이 날아왔네
울릉도라 동해섬은 자물통 세상/한번 들어오면 나갈줄 모르네
우리네 서방님은 오징어잡이 갔는데/원수놈의 돌게바람은 왜 이리도 부노
우리 사할린아리랑이 전국 아리랑과 함께 울릉도에서 사할린에까지 메아리쳤다. 울릉도에서 바다로 나가면 북해도를 거쳐 바로 사할린이다.
사할린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후렴)
내가 여기 왜왔나 왜왔나/우리님 따라서 내여기왔지
사할린이 좋다고 내여기 왔나/일본놈들 무숩어 따라왔지
우리 조선은 따뜻한데/땅에 못가고 내 여기 사나
우리 영감님은 왜 갔다던가/나만 혼자두고 자기만 갔네
이 사할린아리랑은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살던 ‘아리랑 할머니’로 유명한 정성애 할머니가 부른 아리랑이다. 고향은 경남 삼천포이고 18세 때 사할린 도로샤흐조로스끄 탄광에 징용으로 끌려온 남편을 따라왔다가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나라뮤직 '해외동포 아리랑-사할린 편' 음반으로 발매 되어 있다고 한다.
'해설이 있는 아리랑축제'로 진행되어 무대 출연자가 교체되는 시간 동안 각 지역 아리랑에 대한 설명이 먼저 나와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해설을 맡은 ㈜ 국악신문 기미양 대표는 "사할린아리랑에는 사할린 동포들의 겪은 '이중징용'의 고난과 디아스포라(이산)의 역경이 담겨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강제동원으로 가라후토(사할린)로 끌려가서 탄광, 산판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세계전쟁이 끝나자 일본은 기르던 강아지도 안고 조국으로 돌아갔지만 5만에서 10만이 넘는 우리 민족은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낯선 땅에 묻히셨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살다가 70년 만에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은 국적이 5번이나 바뀌셨습니다. 그래서 국적이 조선, 일본, 북한, 소련, 러시아, 한국으로 6번이나 바뀌고 이름도 조선이름 일본이름 러시아이름을 가지고 계십니다. 블라지미르, 니꼴라이스, 유리, 나타샤, 나탈리아, 로자 등”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이렇게 사할린아리랑을 무대에서 부르게 된 배경에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2019년 서울아리랑페스티발 경연준비부터 사할린 동포들을 지도해 준 (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장 이혜솔 명창이다. 특히 이번 무대를 위해 1달 동안 집중 지도해 주고 울릉도에도 동행해서 함께 해주어서 감사를 드린다.
공연은 울릉도아리랑((사)울릉도아리랑보존회 황효숙 외 9명), 사할린아리랑(사할린아리랑보존회/성기선 외 8인), 대구아리랑(영남아리랑보존회 신수진/오은비), 상주아리랑((사)상주아리랑보존회 김계화 외 3인), 영천아리랑과 경상도아리랑((사)영천아리랑보존회/전은석 외 5인), 성주의병아리랑(성주의병아리랑보존회 최문희 외 3인), 정선아리랑((사)정선아리랑보존회 김길자/서금옥), 종로아리랑((사)왕십리아리랑보존회장 이혜솔 외 7인), 문경새재아리랑(아리랑도시시민위원회 이만유 외 5인), 진도아리랑.밀양아리랑(이상우/김학영), 아름다운나라(성악가 윤매숙), ’홀로아리랑‘과 ’아리랑‘, ’독도는 한국땅‘(원로가수 정광태와 전체합창)이 펼쳐졌다.
특히 우리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황효숙 회장은 경기도 양주 율정마을에서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포항역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항구까지의 번잡함을 고려하여 대형버스를 대여해 주었다. 이러한 배려에 사할린아리랑보존회 최나타샤 회장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황효숙 회장은 "울릉도아리랑에도 "가기싫은 왜병정에 소집장이 날아왔네”라는 사설이 있다. 사할린아리랑과 맥이 통한다. 고단한 여정을 무릅쓰고 초청에 응해주신 사할린동포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특별 초청 고려인 가수 러시아 하바롭스크 게나지 김과 사할린 동포 정양순이 부른 ’카레이스키아리랑‘(작사 맹동욱)을 작곡한 분이 사할린의 유일한 작곡가 김 세르게이(김산호)선생이라는 사실도 사할린에 널리 알려야겠다. 디아스포라가 담긴 이 노래는 우리에게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할린 동포들, 울릉도아리랑경창대회 특별상 수상
사할린 동포들이 울릉도아리랑경창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심사를 맡아주신 류춘규(문화유산청 前 국립전통문화대학 교육원장), 임종두(청와대사계절축제 사무총장), 박상진(동국대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한류이야기’ 저자) 김길자(강원 무형문화유산 1호 ‘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만유(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문경찻사발축제에 사할린 동포들이 부르는 사할린아리랑을 문경새재 무대에 세워드리고 싶다. '아리랑고개'의 실제적 고개인 문경새재를 보여드리고 싶다. 경상도민으로서 우리는 사할린 동포 68퍼센트가 경상도 사람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전했다.
경산아리랑보존회 배경숙 회장도 "지난해 사할린 청소년들이 경산아리랑경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년에도 사할린 동포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아리랑연합회 기미양 사무총장은 "울릉도아리랑축제 무대에 서는 대다수 아리랑보존회는 러시아 사할린아리랑축제(추진단장 기미양)에 참가한 지역 아리랑전승단체이다. 사할린 동포들은 2019년 10월 러일중 3개국 동포와 전국 55개 지역 아리랑 전승단체가 함께한 서울아리랑축제가 이루어진 광화문 광장과 12월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에서 만났다. 5년만에 다시 울릉도에서 만나서 '(민족)공동체 결속에 기여하는 아리랑'의 대동정신을 구현하는 장이 되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