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5

동기회고록

홈 > 참여마당 > 동기회고록
동기회고록

그때 그 시절 5

0 1189

14.  장기자랑에 능한 관동대학 동기들

 

훈련의 마지막 주가 되자 쉬는 시간에는 오락도 허락하고 장기 자랑을 하는 시간들이 주어졌는데 숫자가 가장 많은 서울대학교 동기들은 모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앉아만 있었고 나가서 노래하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명지대와 관동대 동기들은 정말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만담에 몸 개그에 어쩌면 재주도 장기도 그렇게 많은지 정말 놀랐다. 특히 관동대학교 동기들은 정말 재주들이 많았다. 두 사람이 나와서 척척, 공격과 수비를 맞춰가며 진짜 무술을 하는 사람들처럼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쿵후 대결도 보여주었고 프로페셔날 코미디언들을 찜 쪄먹게 웃기고 말도 능숙하게 잘해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달밤에 총을 옆에 끼고 앉아 있는 우리들 앞에 한 동기가 나서 노래를 하는데.." 가아라앙니이피 휘날리이는 전선에 다아알 밤.." 하고 노래하던 전우의 노랫소리는 얼마나 구슬프던지 "장부에 길 일러주신 어머님에 모옥소오리, 아아....  " 할 때는 노래하던 전우도 목이 메었고 우리는 그 동안의 고생, 집 생각, 엄마 생각에 모두가 엉엉 울었던 것 같다.. 고상한 채 하며 클래식만 즐겨 듣던 나는 이때에 비로소 뽕짝 유행가가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깊게 파고 들 수 있는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

또 관동대 동기들은 서울의 찬가, 서울야곡, 서울의 아가씨 등 서울에 관한 노래들을 우리 보다 많이 알고 있었고 신나게 불러제껴서 우리를 놀라게했는데 그들의 서울을 향한 마음의 깊이가 느껴져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듯이, 사람은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할 줄 모른다는 반성을하게 만들었다.


15.  임관고시 및 임관

 

어쨌든 2년을 그렇게 지내고 임관고사도 치루고 성적순으로 군번을 받게되었는데 서울대학 동기들은 대부분 3000번대 인데 약대생들은 장선식이 114번, 나중에 알고보니 유명한 해군제독 손원일 장군의 손자라는 손영택이 270번, 홍효신이가 478번,  내가 598번, 박광준이는 1110번.. 모두 의정병과를 받았고 소문대로 그 뒤 군번들은 보병병과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영택이는 나와 같은 군단 안, 15 사단을 뒤에서 받쳐주는 27 사단 예비사단에서 세탁장교라는 직책을 맡아 2년간 세탁비누 수만 계속 세다가 제대하였다는 소문이고.. 광준이는 서부전선 의 기갑연대에 배속을 받아 군기가 센 탱크부대에서 힘들게 의정장교로 근무하였고 군번이 무거운 동기들은 약대 출신이지만 보병 병과를 받아 전후방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였다.


0 Comments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9

댓글 0 | 조회 1,424
37. 17기 후배, 교육장교 김재성 나는제대 후 몇 년 만에 내가 근무했던102 야전병원으로예비군 동원훈련…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8

댓글 0 | 조회 1,312
34. 검사와 병사 군단에도검찰관이 한사람 있었는데K 검사라고 나의 고등학교 1년 선배였다. 군대이지만 고등…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7

댓글 0 | 조회 1,306
33.낙동강 오리알과 사마리아인 어느토요일 점심시간 퇴근할 무렵,야전 병원 안의 한쪽에 자리 잡고 있던창(倉…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6

댓글 0 | 조회 1,223
32. 내 새 군화를 신고 휴가 간 약제병 어느날약제병 천상병이 휴가를 나갔다.그런데 내가 분창에서 쿠폰을 …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5

댓글 0 | 조회 1,443
30. 간호장교와 포경수술 국군간호 사관학교출신의 간호장교들은 대부분 남자 사병들을 능숙하게 다룰 정도로 기…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4

댓글 0 | 조회 1,269
29. 한밤중에 플래쉬 라이트로 물고기 잡은 이야기 그때진료부장이었던 내과 군의관 모모소령은 조금은 엉뚱하고…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3

댓글 0 | 조회 1,219
27. 전임 약제과장에 관한 소문 내가부임했을 당시 나보다 한참 전에 봉직했던 전임 약제과장에 대한 이야기들…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2

댓글 0 | 조회 1,313
26. 3군단, 102야전병원으로 전출 1978년 해가 바뀌고 중위로 진급하면서 3군단 본부로 발령이 났다.…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1

댓글 0 | 조회 1,271
25. ROTC 단복과 휴가 내가연대에서 사단으로 복귀명령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6개월 이상이 지나갔다. 연대…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10

댓글 0 | 조회 1,135
24.연대 지휘 능력 측정 훈련 RCT (RegimentCombat Training) 과 삼국지 대대측정도끝…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9

댓글 0 | 조회 1,131
22. 군대에서 쥐약 먹은 이야기 50연대 의무중대에서 근무하던 어느날, 사병들이 덥다고 오렌지 주스를 타 …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8

댓글 0 | 조회 1,172
19. 포사격 측정에 관한 전설 지난번포사령부 군의관 윤중위님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포병대대에 12기 인가 …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7

댓글 0 | 조회 1,077
16. 코가 삐뚤어진 병사 벙커공사가한창이던8월 무더운 어느 여름날 점심 때, 갑자기 대대장님의 호출이 있어…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6

댓글 0 | 조회 1,240
13. 한 밤중에 완전군장으로 산꼭대기까지 달려가다. 내가 의무지대장으로 취임한지 두 주일도 안되어 대대 전…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5

댓글 0 | 조회 1,165
11. 무서운 대대장님과 꼴통 군의관 고백하건대, 지금 생각하면 나는 내가 걱정했던대로 정말 군기가 빠진, …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4

댓글 0 | 조회 1,444
8. 15 사단 50연대 3대대 의무지대장 (군의관) 으로 전출 사단 의무근무대는 별로 할 일도 없어 돌아가…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3

댓글 0 | 조회 1,238
5. 15 사단 의무근무대 1977년 6월, 대구의 군의학교에서 4개월 간의 의정병과 전문교육을 수료하고 자…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생활 2

댓글 0 | 조회 1,178
4. 군대에서 홀딱 벗고 뛴 이야기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이건 실제로 군의학교 시절에… 더보기
Hot

인기 나의 군대 생활 1. 국군군의학교시절

댓글 0 | 조회 1,358
나의 군대생활 1. 국군군의학교시절, 한 방의 동기들 1977년 3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육군 소위로 임관… 더보기
Now

현재 그때 그 시절 5

댓글 0 | 조회 1,190
14. 장기자랑에 능한 관동대학 동기들 훈련의 마지막 주가 되자 쉬는 시간에는 오락도 허락하고 장기 자랑을 … 더보기
카테고리
Banner
최근통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