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치마' vs '팬티'

폭소유머

詩 '치마' vs '팬티'

황길중 5 250
 
 
 



'치마' vs '팬티'
 

시인이 부럽다.
시인에겐 이 세상 무엇이든 읊어대는 특권이 있다.
시인의 응시로부터는 도저히 숨을 수 없다.
치마속이나 팬티속도 감출 수가 없다.
시인의 상상력은 오색나래로 비상하고, 시인의
에스프리는 메타포어 위에 더욱 빛난다.
나도 시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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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마 _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 문정희(文貞姬,, 1947~ 전남 보성)
동국대 국문과 학사/석사, 서울여대 문학박사. 동국대 고려대 교수 역임.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시인 등단. 진명여고 재학시절에 펴 낸 첫시집 <꽃숨> 이후 많은 시집 및 수필집 발간.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동국문학상 천상병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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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티 ; 임 보
- 문정희의 '치마'를 읽다가 -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 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ㅡ,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



△ 임 보(본명 姜洪基, 1940~전남 순천)
서울대 문리대 국문학과 졸업. 성균관대 문학박사. 충북대 국문과 교수 역임. 1962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시인 등단. 1974년 첫시집 <임보의 시들> 이후 2011년 <눈부신 귀향> 등 14권의 시집 및 많은 동인지와 시론집 펴냄. 필명 임보(林步)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랭보에서 따온 것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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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유리창에 계절은 지고
낯익은 얼굴들은

뒤로 멀어진다
흔드는 손하나 없는

창밖엔 비젖은 잎파리만
자꾸 멀어진다

까만 섬  하나가 잠들어 있는
작은 바다가 꿈꾸고 있는 꿈꾸고 있는

나의 여름은 지나간 바람
나의 여름은 외로운 기억


여름 그리기 / 손정희

 




 

Comments

임우순
아주 글귀가 섬세하고 예리하게 나열되었구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진앙
시인의 시상과 사상은 어느 누구도 감히 넘 볼수 없는 경지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감히 범법하기 어려운
것이거늘, 하물며 우리 같은 존재가 감히, 하여간에 아침부터 거시기한 사진 보니 거시기가 거시기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길중 동기!
서옥하
시인이 부럽다는 말! 진짜 공감됩니다!
같은 값(??) 주고도 더 멋진 상품(???)을 사는 이웃사람에 대한 부러움(^_^)이랄까!!!
이종섭
진앙이 말대로 시인들의 경지는 차원이 다르구나^^
오늘 저녁에 무얼 먹어야 되나?
아래 둘중에......


김형목
하하하하하 ~~~~~~~
묘하다 ㅎㅎㅎㅎㅎㅎ
저것이 전복아닌가 ?
저것도 홍합이고 !
고것 맛있게 생겼다.
먹음직하다.
우주의 오묘함을 간직한 조개들 ㅍㅍㅍㅍㅍ
목련꽃과 같구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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