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월드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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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월드 6월호

정용상 0 20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반듯한 사법개혁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장)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공의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이 눈에 보인다오래 전부터 우리사회는 공정하지 못한 구조반칙이 통용되는 구조양극화와 특권층이 용인되는 구조권력의 사유화 구조가 당연시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연속이었다총칼이 아닌 선거에 의한 혁명이 일어났으니 그 힘을 바탕으로 개혁을 쌔게 밀어 붙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사회전반의 대개혁이 필요한데 그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참으로 어려우나 원칙적으로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분야의 개혁이 먼저이어야 할 것이다그것이 경제개혁이나 노동개혁 등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법분야의 개혁이 가장 먼저이어야 한다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법이 바로 서야 하며그 법을 바로 세워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권력으로부터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을 해석하는 사법기관의 개혁이 먼저인 것이 맞다

사법개혁은 협의로는 법원개혁을 의미하지만광의로는 법원과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국정원 등의 모든 권력기관 개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여기에 감사원과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금융검찰(?)인 금융위원회 등을 포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법부가 권력자의 시녀역할은 충실히 하면서 시민의 인권보호에는 무관심한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오래된 악습이다우리나라는 일제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사법권력의 비대화는 점점 더 심화되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법개혁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곤 했다종종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권력자에게는 약하나 서민에게는 저승사자로 군림해 왔다검찰은 조사단계에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게임처럼 서민에게는 불리하고 가진 자에게는 유리하게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대고기소단계에서도 검사의 기소독점주의라는 절대적인 힘에 의해 서민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잦았고법원 또한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미명하에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과의 유착을 통한 엉뚱한 판결로 선량한 시민에게 결과적으로 고통을 주는 사례가 많았다특히 판사와 변호사의 유착으로 권력도 금력도 없는 가난한 서민은 정의와 동떨어진 판결문을 받아 들고 유전무죄·무전유죄를 외치며 판결에 불복하는 사례가 허다했다

사법개혁은 법치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며국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지난 날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원과 검찰을 이용하여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 가고평생을 멍든 가슴을 안고 살아가게 했던가선량한 시민을 죄인으로 덮어 씌우고죄지은 자가 버젓이 활보하는 그런 사회가 정상인양 특권층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살아가는 그 사회에서 곁불도 못 쬐고 소외된 삶을 사는 많은 사법피해자(?)들은 궁극적으로 정의 그 자체를 인정하려 들지도 않고정부나 권력자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게 되어 사회자체가 불신과 불통으로 빠져 들게 되고결과적으로 사회는 온갖 갈등과 분열로 겹겹이 양극화되어 소통구조가 차단되니 사회통합은 그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적 개혁은 광의의 사법영역을 개혁하는 것이 맞다사법개혁에 관한 방향성이나 방법론은 백가쟁명이라 단일한 개혁안을 도출할 수는 없으나 딱 한 가지 큰 흐름은 국민의 사법이어야 한다법원은 판사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며검찰 또한 검사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다법원도 검찰도 결코 권력자의 것도 정부의 것도 아니다물론 국회는 법을 만들면 무엇이든지 고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자기들이 사법부 위에 군림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대의명제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결과이다사법개혁의 방향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내부자의 입장과 외부자의 입장그리고 권력자의 입장이 다를 경우가 허다하나국민의 입장에서 개혁방향을 잡는 것이 맞다

사법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해서 보면우선 법원개혁은 사법부의 완전한 독립과 탈권위의 제도개혁이 먼저이다사법부가 입법부와 행정부로부터 압력을 받는 입장이어서는 안 된다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건강한 긴장관계이어야 한다사법부의 구성에 권력자의 외압이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대법관 수를 대폭 늘리고헌법재판소와의 관계설정을 분명히 하되 양자 간의 권한분배 내지 분산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임용절차의 민주성과 대표성이 담보되고그 구성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검사출신 1명을 제외한 판사출신 일색으로 대법원을 구성하는 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또한 법관은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신분보장이 되어야 한다이를 위한 법관의 위계에 대한 재편과 승진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또한 법원이 송무에 국한되지 않고 법치주의와 법률문화영역까지 관리하는 지위를 가지므로 지방법원장을 임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송무 만이 아닌시민법교육권리의 사전적 보호 등 관할지역의 법률문화를 계도하는 기능을 가진 지방법원장의 임면권을 대법원장이 독점적으로 가지는 것은 송무 만을 염두에 둔 결과이므로 이는 적절하지 않다또한 법관의 독립도 중요하다법관의 독립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관의 인사제도특히 승진제도가 그 폐해라고 본다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키되 퇴출구조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재판의 전문성확보와 재판의 승복율을 높이기 위해 전문법원의 설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가정법원특허법원행정법원에 이어 회생법원이 신설되었는데 발전적으로 해사법원노동법원조세법원 등을 신설하여 재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사법신뢰를 얻는데도 유익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국회·대통령·대법원이 각 3인씩 추천하는 구성방식이 타당한지에 관하여 개혁적 시각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대법원도 물론이지만 특히 헌법재판소는 다양한 사회적 수요를 감안할 때 그 구성의 다양성이 절실한 분야이다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자격이 반드시 변호사자격소지자이어야 한다는 요건은 그 구성의 다양성 충족을 위해서라도 개정되어야 한다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소양을 가진 일정한 경력소지자라면 누구나 그 직에 오를 수 있게 개방해야 한다

검찰개혁 역시 검찰의 독립성보장이 먼저다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임명제 역시 법원장의 경우와 동일논리로 선출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검찰의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 한 검찰은 정치권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검찰개혁을 논할 때 검찰의 수사권에 관한 부작용을 먼저 거론하는데검경수사권 논쟁에 관하여는 어떤 형태로이든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경찰에게 수사권을 넘기고 기소권을 검찰이 전담하는 형태로 갈 것이므로 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검찰의 권한이 너무 비대하므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리보다 검찰의 권력종속적 요소를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현재 점진적으로나마 법조일원화가 진행되고 있는데그 중에서도 특히 판·검사 간의 교류가 활성화 되면 법원과 검찰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키우는데도 기여할 것이다더 나아가 경찰과 검사의 교류도 일정요건 하에 넓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검찰개혁의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한 거시적 제언으로는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구성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법조인에게도 그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현재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각각 검사출신 1명에 나머지는 모두 법관출신으로 구성된 이러한 구조로는 사회적 수요로 보나국민의 법감정에 비추어 보거나비교법적으로 보아도 바람직하지 않다그 문호를 대폭 개방해야 한다그리고 일정요건 하에 판사·검사·변호사·법학자·경찰·변리사 간의 교류도 자유로워야 한다그 전제로 법률가일원화를 실현하고법률시장에서의 법률서비스에 관한 왜곡된 비용구조(전관예우과다한 착수금성공보수 등)를 개선하고무엇보다도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시스템의 개혁과 아울러 통섭적·융복합적·종합적인 사법개혁 마스트플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그 개혁의 기저에는 주권재민과 법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사법개혁이 공공·경제·의료·복지·노동·언론·교육·종교 등 사회전분야의 개혁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사법의 가지나 잎의 개혁이 아닌 뿌리와 줄기의 근원적 개혁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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