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이 살맛나는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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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 수석부회장)
민족의 명절 한가위!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결실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얼굴에 웃음은 찾아 볼 수 없고, 시름에 찬 주름살은 왜 펴지지 않을까?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되던 1960년대 초에도 서민들은 지금같은 좌절과 분노에 몸서리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그 당시는 좀 살기 힘들고 배고파도 희망을 갖고 더불어 함께 사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불이 넘고, 연간 수출입 총액이 1조달러가 넘는 소위 교역량 ‘1조클럽’에 진입하고, 인구 5천만 이상인 국가로서 국민소득 2만불 이상인 ‘2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진입하는 등 외형적 통계수치는 화려하다 못해 눈부시다. 그런데 왜 대다수의 국민은 마음도 지갑도 공허함과 절망에 휩싸여 있을까? 혹시 필자가 사회현상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고 편향적으로 봐서 그럴까?
외형적 부(富)는 어마어마한데 개인의 삶은 쪼들리기 한이 없는 이유는 단순히 세계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나빠서 만은 아니다. 문제는 국가의 정책방향 설정의 잘못과 국민통합을 위한 계도기능의 실종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정치도 행정도 경제도 모두 외형적 결과에 치중하다 보니 내과적으로 곪아 터진 것도 모르고 지나다가 이제는 치유불능의 상태에 이르러서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격이다.
사회전반적 불평등구조가 스스럽없이 횡행하고 있다. 기회의 불균등은 그나마 났다. 기회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서민무시적 특권구조는 서민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정도가 아니라 극도의 배신감과 복수심을 갖게 한다. 경제적으로 곤궁해도 그러려니 하면서 수용하고 내일을 기다리는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상황하의 어두운 그늘에서는 사회악적 범죄가 발생하고, 산업현장에서는 역동적 근로의욕은 상실한체 생산성 향상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내 신변유지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정서적 사보타지현상이 일어 나게 된다.
교육현장에서는 교사가 결코 자본가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닌, 제자를 가르치는 스승일 뿐인데도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학부모는 그 자식의 편을 드는 기현상이 일어 나고, 반대로 교사가 천직으로서의 사명감은 어디 던져 버리고 어린 학생을 성추행하는 극단적 도덕불감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공교육현장이 저렇게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행정책임자들은 학교와 교사와 학생을 볼모로 반교육적 정책을 강제하기도 한다. 사회전반적 현상들이 상궤를 벗어 난 상태이다.
공교육은 사교육앞에 서기만 하면 왜 자꾸 만 작아지는지 공교육현장 지킴이(교사)들은 그 원인을 잘 안다.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아니고, 고액과외를 통한 투자가 결과를 말해준다는 현실 때문에, 사람은 태어날 대부터 신분이 계급지워 지는 것과 결과적으로 동일하다.
최근 대선경선후보 중에 어는 후보가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세워 잔잔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냉정하게 생각할 때 징병제(국민개병제)하에서 징병원칙이 지켜지고 있는가? 누구나 차별없이 현역입영조건이 갖춰지면 당연히 현역군 입대를 하는가? 도대체 고위직의 자제, 가진 자들의 자제들은 왜 그리도 정신이상이나 신체적 결함이 있는 지체자가 많은가? 또 그들은 어찌하여 일정 연령이 지나고 나면 정신도 신체도 멀쩡하게 변하는가? 서민의 자식은 어찌해서 대부분이 현역군입영요건에 꼭 맞춤식으로 태어 났을까? 우리 사회는 역(逆)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춤추는 나라인가 보다.
오히려 장애(핸디캡)가 있는 자를 우대하는 나라가 선진국형 복지체제일진데, 우리나라는 핸디캡이 없는 젊은이가 장애가 있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 장애가 말끔이 사라지는 도깨비방망이형 신체구조를 가지고 잇단 말인가?
현재 제도도입 4년째인 로스쿨 또한 원천적으로 서민에게는 불공정한, 아니 고도의 폐쇄성에 의한 서민들의 입장불가표지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진입을 극도로 제한하고 고비용구조를 유지하면서 그 길이 아니면 누구도 법조인이 될 수 없도록 제도화 했으므로 돈없는 자는 얼씬거리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세상만사가 이런 식으로 반칙이 원칙을 대체하고 있으니 서민의 얼굴이 펴질 날은 과연 언제이겠는가?
사회생활을 하다가 사소한 문제로 소송에 휘말리면 몇 년 걸려 결판이 나는데, 그 소송에서 이겨 본들 장기간의 송사에 휘말려 모든 기회를 다 잃어 버리고 망가졌다는 허무한 이야기는 결혼 또는 장례예식장에 모인 지인들의 대화 속에 흔히 회자된다. 판사를 늘리고 검사를 늘리고, 변호사를 늘려서 국민의 법률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생각은 안하고 소수정예(?)의 희소성을 고수하면서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온갖 몹쓸 힘을 다쓰는 이러한 사회구조하에서의 사회통합은 요원하다.
사회제반정책이 조세로 치면 마치 간접세율을 올리면서 역진세를 부과하는 과세체제인 것 같다. 가진 자는 세금을 덜 내고 많이 누리고 없는 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내고 혜택은 덜 받는 것으로 의심할만한 사회제도적 구조가 허다하다. 다산 정약용이 외쳤던 손상익하(損上益下)의 원칙과는 정반대이다. 정경유착을 의심하는 서민은 없다. 상당 수 기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한체 오로지 독식경제구조에 길들여져서 무엇이건 자기가 다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며 아무 것도 내어 놓으려 하지 않는 것으로 서민의 눈에는 비친다. 그들은 지난 날 경주 최부자집의 경영방침을 아는가 모르는가?
이러한 어려운 헝클어진 사회를 어떻게 바로 잡아 더불어 함께 사는 신명나는 세상판을 만들 수 있을까?
첫째, 국민통합, 사회통합을 위한 대통합의 정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치권은 우선 국론을 통일하고 국민을 통합하여 힘을 키워 놓고 권력의 획득과 나눔을 생각해야 한다. 기본 덩어리(파이)도 없는 상태에서 무얼 쟁취하고 나눈단 말인가? 온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슬로건 정치도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건국, 신탁통치반대, 기아해방, 자주국방, 새마을운동, 민주화, 올림픽, 월드컵 등의 이슈에 국민이 하나 되어 힘을 모은 예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사회계층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듯한 아이템을 이슈화하면 오히려 분열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된다.
둘째, 국가정책우선순위를 절대다수 서민위주로 재편해야 한다. 총량적 국부 그 자체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첩경도 아니고 국민행복지수를 높이는 것도 아니다. 처절한 무한국제경쟁질서를 헤쳐 나가기 위한 선택과 집중식의 재벌우선주의가 필수적이라면 한정적으로 그렇게 하되 그 과실의 분배에 대해 정책의 관심이 필요하다. 동반성장론도 초과이익공유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캐파확장을 위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받아 들이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민족고유의 풍습과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문화예술분야의 중흥을 통해 전국민이 민족의 이름 아래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문화예술의 터에 함께 나올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경제적 빈부차의 멍에를 털어 버리고 모두가 동일한 인격체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 소중한 개체로서, 사회를 형성하는 소중한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신명나게 즐기면서 하나가 되는 통합의 이벤트를 일상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넷째, 교육에서의 전인격적 교육, 홍익인간적 교육, 다양성교육을 통해 스스로에게도 충실하고, 가정과 사회 더 나아가 글로벌사회에서의 각자의 몫을 다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적응력을 키우는 참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이 정치나 경제에 휘둘리지 않는 교육의 자치와 독립이 확고히 수립되고, 이념(이데올로기)교육, 편향된 역사교육 등은 던져 버리고, 반듯한 인성교육, 법치교육, 경제교육, 공동체교육, 민족통일교육 등을 통해 건전한 시민성을 함양토록 교육현장을 교육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다섯째, 사회전분야에서 패자부활전이 존재해야 하고 사회안전망이 확보되어야 한다. 예선탈락하여 귀가하는 선수(?)가 없는 사회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국가나 정부차원에서 감당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민간전문기관이나 건전NGO와 협동하면 더욱 성과가 있을 것이다. 차별없는 하나됨의 어울림이 가능한 정책이 우선되면 서민은 웃을 수 있을 것이다.


하향하고 있을까? 지적하신대로 정책적인 문제에 해결방안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학장님, 이글거리는 속을 아주 코~옥~ 찍어서 아주 후련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환절기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부탁, 꾸벅~ 꾸벅~
야당은 여당 정책을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보자는 식이고 여당은 야당이 뭐라하면 무조건 아니라카니 남이하면 배아파서 그런게 아닐까 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