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통일연구소창립기념발표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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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3 34

사회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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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상

 

Ⅰ. 성공적인 통일을 향한 준비과정 : 사회통합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의 사회에 공유되고 있는 정신을 말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시대정신은 사회통합이다. 우리 사회에서의 통합을 가로 막는 갈등요소는 다양하다. 국민들은 이념간, 지역간, 직역간, 계층간, 빈부간, 성별간, 노소간 갈등 등 수 많은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내부의 갈등은 외부와의 경쟁에서 패배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국내 분열의 정도가 외국과의 갈등보다 더 클 때가 많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북한, 미국, 중국 등 남한 외부의 문제로 남남갈등이 전개되는 것은 내부 경쟁세력에 대한 불신이 외부 세력에 대한 불신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내부 분열이 심각한 이유는 그 분열이 패거리적이기 때문이다. 사회통합은 국력신장의 지렛대이며, 또한 성공적 통일을 위한 전제이자 근원이다.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더라도 남의 소신도 인정하면 통합이 될 수 있다. 또 합의된 게임규칙을 지키는 것도 통합에 필수적이다. 사회통합은 정치 슬로건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다원주의와 법치주의, 호혜주의, 인정주의를 통하여 현실에서 바로 실천해야 한다.

남북통일에 대한 관성적인 열망과 기대와는 달리 통일이후 제도의 통합과정은 매우 어렵게 진행되고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이전부터 남북한 사회 각 분야의 제도와 관습들을 통합가능한 분야별로 통일화하여 생활세계의 통합, 정신적, 정서적 통합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향후 자연스러운 하나됨의 통일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발표는 남북통일을 전제로 한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시대정신을 가지고 사회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지, 또 실질적 통일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통합가능한 분야의 통합을 위한 전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Ⅱ. 사회통합의 조건, 방향성

 

사회통합의 원리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독일, 베트남, 예맨 등 분단국가의 사회통합을 경시한 통일의 후유증의 경험이 반면교사적 참고가 될 수도 있고, 캐나다의 다인종·다민족사회의 사회통합원리로서의 다문화주의 등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은 분단의 원인이 독일과 유사한 점은 있으나, 분단이후의 전쟁, 휴전상황, 교류단절 등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무엇보다도 신뢰회복을 위한 교류를 트고, 국내외적으로 공존공영,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것부터 순차적으로 통합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남북한 사회통합은 남북한 주민들이 통일된 정치·경제체계 내에서 공통의 민족정체성과 애착을 형성하고, 서로의 문화, 사상, 가치, 생활양식 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회의 기회구조에 공평하게 참여하고 혜택을 받으며 상호의존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남북한의 사회통합을 위한 조건으로는 첫째, 문화·정서적인 측면에서 남북한 주민들 간의 동류의식과 연대감을 형성케 해야 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공통의 핵심가치와 상징에 기초하여 민족적 화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가치와 사상을 공유해야 한다. 둘째, 출신지역에 의한 차별없는 형평한 기회를 제공하여, 생활기회의 형평성을 증대하고, 기본적·사회적 시민권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이러한 사회가치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강제력을 가진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사회통합을 실현하려는 정부의 강력하면서도 효과적인 정책노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체계적·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남북통일 후 사회통합을 주도하려 한다면 정치, 경제, 이념(이데올로기), 사회복지, 교육 등의 측면에서 북한출신 주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역량은 일시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부터 통합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층과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지역, 남녀, 인종, 민족, 학력, 계층에 따른 불평등 체계를 개선해서, 누구나 사회의 기회구조에 공평하게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극단적 이념대결, 정치만능주의, 사회양극화, 기득권층의 독식구조, 극단적 경쟁교육구조와 사교육시장의 병폐, 종교편향과 종교이기주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 결여와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 등의 개선과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통일준비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남한사회 자체가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선진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Ⅲ. 남한에서의 우선적 사회통합

 

통일은 단순히 국가통합 내지 체계통합의 문제로만 보면 통일이 특히 북한지역주민들에게 가져다 줄 사회적 적응압력과 갈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단순한 체계통합은 북한주민들에게 자신들이 통일한국의 대등한 국민이 아닌 2등 국민이라는 굴욕감을 안겨 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체계통합의 사회적 갈등효과를 예방하고 남북한주민의 내적통일을 달성하려는 사회통합은, 남북한이 기존의 분단국가적 성격을 탈피하고 공통의 사회적 토대를 구축할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의 통일은 체계통합과 동시에 사회통합을 달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북한사회가 스스로 변화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접근방법은 기본적으로 남한사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통일이전 단계에서는 남북한 간에 사회성의 면에서 친화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사회성을 강도 높게 유지하고는 있으나 그 내용이 빈약하고 억압적인데 비해, 남한에서는 헌법적으로 보장된 사회성이 실제로는 자유경쟁 하에서 억압되는 경향이 있어 남북한 간에는 공통의 사회적 기초가 결여되어 있다. 특히 남한에서는 사회성의 결핍으로 인해 사회적 단절과 갈등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통합의 정도가 매우 낮은 이유는, 먼저 사회구조의 차원에서 볼 때, 사회전반에 만연한 사회적 불신과 단절, 사회양극화 현상, 고용불안(실업, 비정규직) 등 때문이며, 사회의식의 차원에서는 해묵은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점과, 다문화사회(다문화가정, 탈북자)로의 변화에 정신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적 불균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남한사회 내부의 사회적 단절과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가 북한주민이 남한사회와 통합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위한 체제적 장치로서, 한국 헌법의 기본원리이기도 한 사회국가의 도입을 통해 남북한의 사회통합의 기초를 확립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사회국가는 사회안전망이 확보된 시장경제 안에서의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사회적 강자와 약자와의 격차를 가능한 한 감소시키는, 요컨대 사회적 균등을 향한 사회적 안전의무를 가진 법치국가체제를 지향하는 복지국가의 한 모습이다. 시장원리와 법치주의에 기초한 국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러한 국가체제가 남한사회의 분열극복과 남북한의 사회통합을 위한 고려할 만한 체제라고 생각한다. 이 체제가 독일 통일의 성공을 견인한 예가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 후 단계에서는 북한주민들이 겪게 될 기형화와 탈가치화의 비대칭적 인정을 타파하는 것이 핵심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주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사회통합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북한지역의 내적 식민화를 방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기초작업으로 남한 내의 각종 불평등체계나 관행을 개선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남한 측의 제도적 기반으로서는, 남북경협의 활성화, 진정한 민주주의의 정착, 탈북자의 인권보장 등의 단기과제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러한 기본방향을 전제로 현단계에서 실현가능한 남북한의 단기적인 법정비 등이 더불어 필요하다.

 

Ⅳ. 교육제도의 통합 : 통합의 한 예

 

남북한 교육제도가 통일이후 하나로 통합되었을 때 야기될 수 있는 위험성은 매우 크다. 남북한 통일과 함께 교육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불균등하게 발전된 두 사회에서 각각의 사회구성원을 체계적으로 길러 온 두 교육제도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는가이다.

독일의 경우(바이마르공화국 교육체제로의 회귀)와 달리 통일이후 교육의 모델로 삼을 만한 공유된 교육제도의 전통이 없는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전면적인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제도교육의 장은 사회적 삼투압이 집중되어 사회적 균열을 가져 오는 약한 지점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특히 압력의 집중점이 대학입학경쟁과 관련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통합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도교육의 장이 오히려 이 갈등이 집적되어 사회적 균열을 가져 오는 지점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교육제도의 통합은 어려운 만큼 도전적 과제이고, 교육제도 내·외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선 남북한의 교육제도가 안고 있는 현행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양쪽 교육제도가 모두 그 자체로 표준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남한의 극단적 경쟁체제와 과도한 사교육비지출은 이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가 제도교육 밖으로 떠나는 상황을 야기하고 있고, 북한의 교육은 경제난으로 인한 학교교육의 황폐화 이외에도 지식에 대한 과도한 통제로 자유로운 사고를 자산으로 하는 정보통신사회에는 부적절하다. 이미 자체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두 제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다. 그러므로 두 사회가 통일이전단계에서 우선 각자의 제도를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역설적으로 통일 후 교육통합의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원칙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 통일 후 부과될 사회적 삼투압을 전반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조건을 갖추어 나가고, 특히 남북경제격차를 줄여 나가고, 남북한사회가 각각 외부의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각 사회구성원이 더불어 사는 공존의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은, 통일 후의 교육제도개혁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개혁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갈등을 줄이는 작용을 할 것이다. 특히 양쪽 교육내용에서 통일에 대한 긍정적 관점의 교육을 통해 후세대의 건전한 통일관이 정립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통일을 예비하는 이러한 노력이 교육 내·외적으로 착실히 이루어진다면 남북한 통일은 지난 100여년 간 우여곡절 속에 유보되어 왔던 제대로 된 우리의 교육제도를 비로소 완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Ⅴ.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법적 과제

 

첫째,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남한법의 과제에 대해서 보면, 남북관계발전법을 개선하여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탈북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선하여 탈북자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선하여 남북교류의 신속성, 간이성, 확장성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입법정비작업을 통하여 교류협력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적 지원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북한법의 과제로서는, 북한의 북남경제협력법과 북한투자관련법에서 남한투자자의 지위를 강화하고, 남한 투자자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합영법 상의 합리적인 경영구조를 확립하고, 노동관계법상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등 남북교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도록 법의 후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입법정비작업이 필요하다. 통일 이전의 북한의 자존심 유지차원에서 체제전환국가의 개혁개방을 위한 입법과정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방안이 착상되어야 할 것이다.

 

Ⅵ. 결론

 

통일한국은 기본적으로 다원화 사회가 될 것이다. 이질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체계와 가치관, 생활양식들이 혼재된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다원성 속에서 공통의 국민정체성과 연대감을 이끌어 내고 국민과 국가자원을 총동원할 수 있을 때 성공적 통일이 이룩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로의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통일이후 북한주민이 차별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출신에 따른 차별과 배제를 금하고, 형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 및 고용분야에서 우선적 지원이 필요하다.

통일정부는 다문화적 가치와 분배의 정의가 실효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통합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통일한국의 사회통합과정에서 북한주민을 포용할 수 있는 통합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우선 남한사회에서의 각종 불평등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성공적 남북한통일국가를 위한 전제로 사회통합의 절실함을 인식하고 우선 남한내부의 사회통합을 위한 연구를 통하여 남북한 통일의 근원이 되는 남북한 사회통합의 밑그림을 그리는 도산통일연구소의 정체성이 세워지기를 희망한다.

 

Comments

임우순
통합을 잘해서 평화적인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진앙
정학장 항상 좋은 글 올려 줘 감사합니다. 변변한 이사도 못하고 미안합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기를 ......
최해원
정용상 파이팅 ~~~~~~~~~~~~~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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