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물책임(군사저널 5월호)

건강/상식

제조물책임(군사저널 5월호)

정용상 2 24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물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어떤 상품을 구입했는데 그 상품에 결함이 있어 구매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한 사례를 들어 보자. 갑은 백화점에서 온도조절장치가 달린 전기장판을 구입했다. 그런데 1주일 정도 사용한 후 온도조절장치가 고장이 났고, 저온으로 맞추었는데도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그 후 며칠 뒤에는 코드를 꽂아 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 전기장판이 고온으로 가열되어 카펫과 이불이 타버렸다. 하지만 전기장판의 사용설명서에는 화상이나 화재에 대한 주의문구는 없고, 다만 “가열되면 뜨거우니 어린이들을 주의시켜 주십시요”라고만 기재되어 있었다. 갑은 이 경우 누구에게 어떻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까?
물품이나 서비스로 인해 당할 수 있는 피해로는, 상품에 흠이 있어 상품자체에 문제가 있는 ‘하자’의 경우와, 상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피해가 생기는 ‘결함’의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따라서 물건 그 자체에 흠이 있는 하자의 경우에는 해당 물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한 사람이 판매 당시에 그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건 몰랐건 간에 하자담보책임을 져야 한다. 이 때 소비자는 판매자에게 물건가격의 할인, 손해배상, 계약해제 등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물건구입시 이미 그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에는 판매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
구입한 전기밥솥이나 TV가 폭발하여 부상을 입거나 화장품을 사용했는데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등 구입한 물건에 있는 흠(하자)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된 경우에는 제조물책임법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생명, 신체,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제조업자의 고의나 과실에 관계없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제조물의 제조·설계 또는 표시상의 결함과 보통사람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제품안전성의 부족을 통틀어서 결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제조상의 결함이란 제조물이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 가공됨으로써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식품의 제조과정에 이 물질이 들어가는 경우, 전자제품의 제조과정에 부적합한 재료가 사용되거나 조립이 부정확해서 안전성이 떨어지는 경우 등이다. 둘째, 설계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소비자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했다면 피해를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아 제조물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녹즙기제조업자는 녹즙기이용자의 손가락이 잘려 나가지 않도록 녹즙기를 설계할 책임이 있다. 셋째, 표시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나 지시, 제조물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등의 표시를 했더라면 제조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다림질 할 때에 옷감에 따라 유지해야 할 적정온도를 다리미에 표시하지 않아 의류가 손상된 경우이다. 넷째, 기타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의 안전성 부족의 경우인데, 이는 제조물의 특성, 통상적인 사용방법, 유용성과 위험성, 소비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 가격대비 효과, 일반적인 사용시간, 피해발생의 개연성 및 위험의 회피가능성 등 제조물에 관한 여러 사정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된다.
피해자는 원칙적으로 제조물의 결함사실과 손해발생의 사실, 그리고 제조물의 결함과 손해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제조업자 등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제조업자 등이 제조물에 결함이 없다거나 소비자가 입은 손해의 원인이 제조물의 결함이 아닌 다른데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경우에도 책임을 면할 수 있다. 판례에서는 제조물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만 인정되면 각각의 요건에 대해 피해자가 따로 입증하지 않아도 제조물책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제조업자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면책사유를 보면, 첫째 제조업자가 물건을 유통시킬 의사가 없었는데도 도난 등의 사고로 유통된 경우, 둘째 제조업자가 물건을 공급한 당시의 과학적·기술적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을 경우, 셋째 제조업자가 물건을 공급하기 위해 법령에 의한 기준을 준수한 것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불러일으킨 경우, 넷째 원재료 또는 부품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물건이 제조업자의 설계나 제작지시로 인해 결함이 생긴 경우 원재료나 부품을 제조한 자는 책임을 면한다. 그러나 이러한 면책사유에 해당되더라도 제조업자가 제조물을 공급한 후에 해당 제조물에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결함에 의한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위 둘째, 셋째, 넷째의 면책사유주장은 불가능하다.
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긴 손해는 제조업자 등의 고의나 과실과 관계없이 손해배상을 하도록 무과실책임으로 하고 있다. 다만 제조업자의 배상의무는 피해자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손해로 제한되고, 결함이 있는 제조물 자체는 계약당사자인 유통업자나 판매자에게 구제받아야 한다. 즉 결함있는 녹즙기로 인해 손가락을 다쳤을 경우, 치료비는 제조업자에게 배상받고, 불량품인 녹즙기는 판매업자에게 수리, 교환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제조물책임법에 의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피해사실 및 손해배상책임자를 알게 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하거나, 또는 제조업자가 그 제조물을 공급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신체에 누적되어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물질에 의한 손해나 일정한 잠복기간이 지난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손해는 손해발생일로부터 위 기간 이내에 배상을 청구하면 된다.
위에서 소개한 것과 같은 전기장판의 가열로 사고를 당했을 경우, 갑은 제조업자가 온도 조절장치 고장이 제품자체의 결함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 한 전기장판을 판매한 백화점에 대해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고, 몸에 입은 화상과 이불, 카펫에 대한 손해배상은 제조물책임법에 의하여 전기장판을 제조한 자(회사)에게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제조사가 불분명하다면 백화점에 2차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피해의 구제는 제품에 결함이 있고 그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제조자, 판매자 등은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므로, 피해자는 이 법에 따라 제조자와 판매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Comments

임우순
늘 전기가 문제여 ...불나면 거의 과열이나...누전으로 돌리지...항시 조심하여야 해...전기장판으로 화상을 입을 정도면 큰일이여......항시 물건의 안전성이 중요하지...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최해원
고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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