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9월호

건강/상식

리더스 월드 9월호

정용상 1 28
교단의 소통과 융복합, 그리고 통합
 

정용상(동국대 법과대 교수)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던데 글쎄 요즈음 교육은 백년지대계는 고사하고 십년지대계 아니 일년지대계나 되는지 걱정스러울 정도로 소란하고 무질서한 듯한 느낌이다. 최근 교육부가 일반고의 교육역량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사고와 자공고의 사실상 폐지수순을 밟는 것으로 되어 있다. 손바닥 뒤집듯이 금방 바꾸어 버린다. 자사고나 자공고의 선전에 침이 마를 때가 어제 일 같은데 벌써 그 사이에 교육환경이 그렇게 바뀌었나?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갖가지 유형의 학교를 만들어 놓고 파행적 운영으로 국민갈등과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는가 하면 사회양극화를 견인하는 못된 결과를 가져와 학부모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도 예사로이 벌어 진다. 영훈국제중의 경우 파행적이다 못해 범죄적 운영으로 그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결국 운영권자가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가 하면, 이 문제에 대해 심지어 대통령까지 의견을 내게 되고, 학교의 존폐에 대해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이 서로 다른 처방을 내놓아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역사교육강화방안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언급이 있기가 무섭게 교육부와 학계는 물론 학교내에서조차도 각기 다른 입장에서 논쟁을 하면서 영일없이 시끄럽기 짝이 없다. 역사를 가르치되 수능에 포함시키느니 아니니 하면서 다툰다. 가르칠 역사가 뚜렸이 정리되어야 하고 가르칠 교사의 전문성 강화와, 교수법 등에 대한 지혜를 모으기 이전에 이해관계집단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된 논쟁이 한창이다. 얼른 들으면 지금은 아예 역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으로 오해할 만큼 언론보도는 자극적이다. 또한 무상급식문제로 홍역을 치르며 시행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수도권 지자체에서는 예산확보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무상급식 도입을 논의할 당시에 냉정히 교육적 차원에서 장기적 문제점을 검토하면서 시행했어야 하는데 너나할 것 없이 마구잡이 포퓰리즘에 빠져서 철저한 준비없이 정치논리에 의해 황급히 시행하다보니 유관기관간, 또는 정부와 지자체간 엇박자가 생기게 되었고, 이제 와서 예산타령을 하면서 상대편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꼴불견이 벌어지고 있다. 하여간 교육은 오나가나 문제이다. 교육이 국민을 안심시키고 미래의 희망을 전해주는 메신저역할을 해야 하는데, 거꾸로 교육이 늘 국민을 걱정케 하고 분노케 하면 이건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다.
왜 이렇게 교육현장이 사사건건 문제해결이 아닌 문제확대의 대결의 장이 되었을까?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의 잣대로 장기적·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교육의 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원칙에 따른 접근과 해결방책을 찾아야 하는데, 늘 교육적이지 않은 교육외적 패권적 접근을 하므로 인해 문제는 더욱 심화되어 해결불능의 상태에 빠져 결국은 시정잡배식의 쟁투로 교육현장을 몰망신시키곤 한다. 소통의 부재가 그 원인이다.
교육현장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사회분위기가 대단히 저급한 패거리 문화에 전염되어 이기적으로 변해가면서 문제해결방식이 동물의 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정글의 법칙(?)에 의해 떠밀려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협을 모르는 복수심·적개심에 불타는 원시적 방법을 동원하는 비천하고 천박한 모습은 버려야 한다. 특히 교육현장에서는 정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적 방식에 의한 문제해결방식을 택해야 한다. 그 답은 교육현장의 소통을 통한 융·복합(통섭)에 의한 통합에 있다. 교육현장 내부자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교육현장 내부자와 외부지원자, 이해관계자간의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을 찾는 것이 답이다.
교육현장 내부구성원간은 물론이고, 교육내·외부자간의 소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의 독립성확보를 위한 상호 양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교육의 독립아래 교육의 자유·자치·자율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한 소통구조의 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의 독립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소통은 마치 교육이 외부의 식민지배를 받기 위한 통로구축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교육내·외부자간의 소통을 위해 정부, 지자체,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지원적 역할이 긴요하다. 그들이 학교를 지휘명령하고 감시·감독하고 학교는 지휘명령에 복종하고 눈치나 살피는 그런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외부자는 단지 지원하고 협력하며 권면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기본규범에 벗어나지 않는 한 부단한 격려와 안내가 필요한 것이다.
교육현장 내부구성원간의 소통은 교육이념에 충실한 교육을 위해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첫째, 교육단계(?)간의 인적교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학교현장의 현실을 보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의 교류는 거의 없다. 중등교육기관(·)과 고등교육기관(대학) 간의 인적교류 또한 전무하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게는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초등교사가 대학의 사범대학 초등교육과에서 임상(실습)과목을 담당하고, 체육교사는 체육대학 실기실습실에서, 태능선수촌 필드에서 일정기간 근무하며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사회교사는 정부(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파견되어 입법과정도 지켜 보고 법집행과 해석의 절차도 익히고 해야 살아 있는 사회교육을 학생들에게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교사는 공·사기업체나 공공기관에 파견근무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익혀야 한다. 과학교사는 대덕연구단지의 연구기관이나 과학기술관련 연구소, 자연계 대학의 실험실에서 공동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연구개발분야의 현주소를 파악해야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강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입시담당교사는 대학의 입학처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파견근무하면서 입시정책의 변화과정과 입시전형현장에서의 전형요소별 적용례를 직접체험함으로써 학생들의 입시지도에 생동감있는 실질적 지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대학교수는 연구년을 맞아 무조건 선진국으로 떠날 것이 아니라 유관 중고등학교에 가서 재능기부를 통한 진로상담, 학문영역의 발전상황 등을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고 또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세상적 소통에 기여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한 방법이 아닐까?
둘째, 교육현장의 교원단체, 즉 교사이익집단간의 화해를 통한 소통과 통합이 필요하다. 교원단체의 죽기살기식 쟁투는 참으로 국민, 특히 학부모들을 안타깝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교원단체가 교육현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쟁투는 하면 안된다. 교육현장에서는 노동법이 그대로 적용될 수 없는 특수환경이기에 교사이익단체로서의 극단적 노동자지위를 강조하며 권익을 쟁취하려는 시도는 자제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법이 정한 범위내에서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도 하고 노동쟁의도 하고 단체행동도 하면서 노동자의 지위향상을 위해 협상과 타협을 할 수 있다. 사보타지도 가능하고 파업도 가능하다. 그 결과 사용자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은 사용자가 타격을 받는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되므로 노동법에서 정한 적법절차에 따르더라도 그 실행에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교원단체가 그 구성원의 이익을 위한 단체성을 띄는 것은 막을 수 없으나 학생을 볼모로 한 그들의 이익추구는 자제해야 한다. 특히 교원단체간의 교과과정운영에 관한 불협화음이 생겨 서로 다른 교과운영을 한다든지, 시국관련 사건에 대한 교사의 주관적 의견을 학생에게 강요(?)한다든지 이런 교육행태는 아직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건전한 비판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상태가 아닌 학생들에게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자중이 필요하다. 현존하는 두 교원단체가 그 성격은 다르지만 상호 활발한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교육의 대의를 세우고, 무너진 교단, 형해화된 교실, 냉랭한 사제관계를 회복하고, 미래지향적 교육, 글로벌 시대의 적응력을 기르는 교육,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를 터득하는 민주시민으로 나아가는 교육의 도장으로 학교가 그 기능과 지위를 회복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지배구조의 민주화를 통한 소통구조확립이다. 과거 학교지배구조는 교장이 학교경영전권을 행사하는 독주체제였다. 현재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학교장의 권한이 너무 비대하다. 24년전인가 전교조의 출현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학교지배구조의 독재와 인사비리·부정, 교육의 관료화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교지배구조를 개혁하겠다는 깃발을 들고 나선 전교조가 지금은 스스로 정치권력화되었다는 일부의 우려를 제공하기도 했다. 학교지배구조가 민주화되면 교원단체의 기능과 역할도 많이 순화될 것이다. 학교경영의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의 현실화, 교사들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실질성을 담보하는 교무위 운영, 교원인사체계의 민주화 등을 이루어 학교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투명경영으로 구성원간의 소통과 통합을 견인할 수 있는 학교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와 교육지원청, 지자체가 일심동체가 되어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소통구조를 확립한 가운데 융·복합을 통한 통합을 이루어 국민과 사회를 안심시키는 공교육현장을 선보였으면 하는 소망이 필자만의 소망일까?

Comments

임우순
모든것은 교육행정에 문제가 있다이,,,장기적인 차원에서 계획하고, 집행을 해야되는데,,,쉽게 쉽게  임기응변식으로하니 성공 할 수 가없다이,,,정권이 바뀔때마다 오래가지 못하고 수시로 변동되는데, 더욱 큰문제가 있다이,,교육행정하는 사람들이 잘 연구를 해서 한번 실행했으면 적어도 20-30년정도는 해봐야 결과가 나타난다이,,, 좋은 글 감사합니다,,,,
State
  • 전체 방문자 346,030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