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리더스 월드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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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리더스 월드 12월호)

정용상 3 23
낙하산 인사
 
정 용 상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있을 때면 언제나 따라붙는 그리 탐탁지 않은 용어가 있다.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부인사 및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고위인사에서는 권력자와 특별한 연이 닿지 않은 사람의 경우 등용의 꿈도 꿀 수 없다. 문제는 낙하산인사 그 자체보다도 능력이 모자라거나 적임이 아닌 순전히 정치적 배려 내지는 연줄에 의한 갈라먹기식 인사라는 데 있고, 그래서 더 비난을 받게 된다. 능력이고 경륜이고 필요없다. 오로지 연줄이 닿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인사검증시스템은 작동불능상태이고, 청문회에 나갔다 하면 마구 얻어터지게 되며, 또 임명권자는 중상 당한 그 인물을 임명하고, 그 인물은 물러 날 때까지 도덕성결핍이나 업무연관성이 없는 이력 때문에 시종 시달리다 국민에게 좌절을 안겨 준다. 이렇게 돌고 돌면서 악을 낳는 잘못된 인사를 오기인사, 회전문인사 등으로 비아냥하는 것이다. 하여간 낙하산을 탄 인사는 전혀 검증된 바 없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정부 고위직 후보라면 어김없이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위장전입의 딱지가 거의 다 붙어 다니는 것이다.
낙하산!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군사장비인데 너는 어찌하여 이토록 나쁜 곳에 쓰임 받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필자는 현역시절을 고스란히 특전부대에서 보냈다. 낙하산부대, 공수부대 말이다. 창공에 목숨을 던져 지킬 조국이 있음에 감사하며 한반도 산하에 낙하산을 타고 뛰어 내리기를 여러 번! 그 얇은 천으로 만든 큰 보자기 같은 낙하산에 몸을 맡기고 공중에 몸을 던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지라 늘 마음 조아리며 훈련에 임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몸소 조국을 지킨 상징으로서의 낙하산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비행기에서 뛰어 내려와 활짝 펴진 낙하산을 확인하는 순간의 희열이 있는 반면에, 낙하산이 정상적으로 펴지지 않아 청춘을 하늘에 묻은 전우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저린다. 부디 바라건대, 낙하산이 우국충정과 조국수호의 상징성을 가진 고유의 의미로 세상 속에서 회자되기를 희망한다.
낙하산 인사는 왜 나쁜가? 첫째, 적재적소에 적격자를 앉혀서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낙하산 인사는 대부분 전문성의 면에서 약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많다. 특히 정치권 언저리에 맴돌던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세상과 국민과의 소통을 우선시 하지 않는다. 둘째, 널리 인재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함인지 권력자의 주변사람만 집중적으로 임명하기 때문에 국민이나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는 오로지 임명권자의 눈치만 보는 식이 되어서 국가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셋째, 기회의 불균등이다. 누구나 능력이 있으면 나라 일을 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그럴 기회를 잡지 못하는 대다수의 준재들은 그 능력이 사장된다. 넷째, 낙하산 인사는 해당업무에 대한 경력이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 기관을 발전시킬 아이디어가 전무하다. 사기업에 비해 공기업의 방만함과 비효율성은 국민이 익히 아는 바이다. 국고만 축내고 일은 안하거나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일테니, 무슨 국익을 챙길 수 있단 말인가. 다섯째, 낙하산 인사는 책임경영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현재의 자리에 충성을 다하지 않고 그 자리를 밑천삼아 또 다른 놀고먹는 자리를 찾아 가기 위해 방황하느라 일에 전념할 수가 없다. 이러한 낙하산인사는 마치 공중에서 낙하산이 잘 펴지지 않아 사고가 나는 것처럼, 국가와 사회에 사고뭉치로 그 후유증을 남기는 고약한 결과를 초래한다. 여섯째, 낙하산인사는 예외적인 인사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를 받기가 어렵다. 실력이 아닌 배경에 의해 차지한 자리이기 때문에 아예 발휘할 실력이 없으니 경쟁에 무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들의 아성인 권력집단은 부패하기 십상이고, 국익보다는 자기들끼리 잘먹고 잘살면서, 그저 나날이 좋아진다는 계량적 통계에 눈이 어두워, 춥고 배고픈, 어렵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가난한 시민들의 애환에는 관심이 없다. 이렇게 낙하한 인사들이 과연 국민을 두려워할까? 과연 고객을 왕으로 모실 마음이 있을까? 주권재민의 정신아래 최상의 서비스를 국민에게 할 리가 없다. 그들은 낙하산을 타고 온 탓에 섬겨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의 평안을 도모해야 하는 당위 또한 모른다.
권력은 오래 고이면 썩으니, 정권은 자주 교체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정권교체 그 자체가 두려운 이유가 있다. 정권이 바뀌면 이른바 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려, 자기들끼리 정부고위직을 싹쓸이 해 버리기 때문에 정책의 연속성, 장기성 등에 찬물을 끼얹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는 것은 그렇다 치고 자치단체장만 바뀌어도 관가인사에는 혁명군의 입성과 같은 살벌함 속에서 자기편 중심으로 싹 갈아치우는 행태를 보이는데, 이는 중앙정부의 낙하산인사에서 벤치마킹한 것 일게다. 최근의 서울시 교육청이나 서울시의 인사패턴을 보면 극명하다. 광역자치단체뿐만이 아니다. 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단체장이 바뀌면 적어도 핵심요직은 몽땅 바뀐다. 온 세상이 이러하다 보니 이젠 사기업에서도, 사회일반단체에서도 끼리끼리 독식하는 인사비리가 팽배해 있다. 경쟁이 아닌 특권세습적 사고가 몸에 배어 있다. 이른바 줄서기 폐습이다. 특히 선거가 임박하면 복권 사듯이 요모조모로 자로 잰 듯 요행만 바라는 심리가 세상에 늘려 있다. 특히 권력주변에는 쉴 새 없이 떼를 지어 부나비처럼 몰려든다. 왜냐하면 향후 있을 고위직인사에 보험을 들기 위해서이다. 이런 문제투성이 집단인 집권층의 반대편은 어떨까? 그들은 더했으면 더 했지 좀 나은 구석이란 찾아 볼 수 없다. 일이 이 지경이 되다 보니 기성정치권에 대한 혐오현상이 젊은 층에서 일기 시작하여, 그들은 현재의 정치지형을 바꿀 듯이 포효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울 때는 항상 본질로 돌아가면 된다. 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인본과 민본을 앞세우면 된다.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아 현재를 더욱 새롭게 고쳐 나가면 될 것이다. 놀라운 일은, 상층부가 이렇게 썩고 병들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평범한 서민들은 오히려 정직하게 솔선수범의 태도로 살아감으로써 그나마 우리나라의 위상을 이 정도로 세워 놓았다는 점이다.
세종대왕, 다산 정약용, 도산 안창호 선생과 같은 선각자의 정신을 본받아 백성을 섬기고 나라를 구하는 길로 방향을 잡으면 될 것이다. 모름지기 나라의 지도자는 전문성보다는 통섭적 지도력, 소통의 리더십, 조화의 디자이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부처끼리, 공공기관끼리, 공기업끼리, 사회단체끼리 융·복합적 사고의 틀을 유지하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합심의 노력을 해야 사회의 공존공영, 질서유지가 이루어지며, 시민들의 건강한 삶이 보장되지 않을까? 이러한 결실을 위해서는 청렴하고도 정직한, 그리고 소통의 지도자들이 요소요소에 포진되어야 한다. 이건 낙하산인사로는 안된다.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한다. 특정리그가 아닌 코리안 리그가 되어야 한다.
진짜 활짝 펴진 낙하산에 몸을 의지하며 조국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지킨 특전용사의 용맹스러운 모습처럼, 고위인사는 민족을 위한 숭고함으로, 겨레를 위한 충정으로, 위기의 상황에서는 시민의 앞장을 서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울창한 숲 속을 헤치면서 길을 만들어가는 헌신적인 공복의 모습으로 나아갈 때 만인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덧붙여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홈런을 치면 관객은 더욱 열광할 것이며 그를 따를 것이다. 약한 시민을 보듬고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고 받들며 공복으로서의 길을 유유히 걸어가는, 그런 식의 낙하산 인사이었으면 좋겠다.
임명직은 물론이고 선출직에 대한 공천도 접혀진 낙하산인사가 아닌, 활짝 펴진 하늘의 백장미와 같은 낙하산인사라면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접혀진 낙하산인사는 안된다. 명예로운 이름 낙하산! 충성과 희생과 평화와 통섭의 상징으로 세상 속에서 쓰임받기를 기대한다.

Comments

임우순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똑같은 인사방법이 실시된다, 인맥,학연 지연 백이 있어야 출세길이 탄탄대로이다.
점프인사를 과감하게 없애야한다. 공명정대하게 실력대로 인재등용을 해야되는데, 그것이 그리 쉽게되지를 않으니 실로 문제로다. 심지어는 이런 경우도 허다하다. 미리 다 점프해서 뽑아놓고서리 나중에 공개모집한다고 공고를 한다, 모집에 응모한사람들은  다 로버트들이다, 한심한 인사작업이다,,,좋은 글 항시 감사합니다.
최해원
절대로 그런일이 일어나서도 안되고 그럴일이 없겠지만 만약에 내가 권력자가 된다면 날위한 충복들을 낙하산에다 모조리 태울걸세 물론 그놈들이 내 얼굴에 똥칠안할 놈들을 평소에 검증 또 검증을 해야지만 말일세 ~~~ 법무장관 자리는 자네 몫으로 점짝어놓쿠 자넬 예의주시하며 검증 중이니 더더욱 매진하길 바라네 ㅋㅋㅋㅋㅋㅋㅋ
전병환
낙하산인사, 회전문인사, 모피아조직, 이모든것이 국민으로 부터 멀어지는 가장빠른 지름길인듯.
요즘 현명한 국민이 표출하는 보이지않는 아우성을 높으신 분들은 알런지...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행복하고 보람찬 하루하루 되세요.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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