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월드 11월호

건강/상식

리더스월드 11월호

정용상 5 21
법률가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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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 사무총장)
 

누구나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 권리가 아플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몸이 아플 때는 중병이나 큰 수술이 아닌 경우라면 건강보험제도에 의해 상당부분 의료비를 보전받기 때문에 환자부담이 그리 높지 않다. 물론 대수술을 한다든지 위험한 사고로 몸이 많이 다쳤을 경우는 예외이나 일반적으로 큰 부담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경우 법률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서민들은 감히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한 우력 후보 2명이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시민활동을 하거나 정치를 하는 유형의 법률가인데, 한 후보의 경우 검사생활을 잠깐 하다가 모변호사로부터 이제 돈 그만 벌고 시민운동을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는 변호사활동을 하면서 명망있는 시민단체의 운영책임을 맡아 대기업으로부터 만만찮은 후원금을 받은 것이 상대진영의 공격표적이 되기도 했다. 다른 한 후보 또한 소송대리를 하면서 착수금과 미리 성공보수를 받는 과정에서 타인계좌명의를 이용한 것이 세법상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 또한 보도된 바 있다. 그리고 위 두 법률가가 받은 사건수임비용이나 후원금 액수가 일반시민의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수치이다. 물론 수임료와 후원금은 전혀 성격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논할 수 는 없지만 법률가들의 법률서비스 내지는 몸값(일비)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너무 고액이라는 점이다. 법률가출신이 고위직에 지명되어 청문회를 할 때 언급되는 변호사활동을 통한 연봉 또는 월 수입은 일반서민의 귀를 의심할 정도로 천문학적 액수이다. 심지어 사법부 수장으로 취임한 전직 대법원장의 경우도 변호사재직기간 5년동안 60억인가를 벌었다든지, 감사원장후보, 헌법재판관후보 등 변호사생활을 한 법률가라면 예외없이 단기간에 수십억의 수입이 있었다는 내용의 보도를 볼 대마다 서민들은 망연자실한다. 언젠가 국가기관의 장으로 취임한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로펌으로부터 거액의 연봉교섭을 받고도 이를 거절하고 강단으로 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법조출신 국회의원들은 전문성에 비추어 그정도의 액수는 이해할 수 있다든지, 다른 전문직역에 비하면 그리 과하지 않다든지 하는 아전인수식 두둔을 한다. 참 이상하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 시민과는 유리된 다른 그 어느 나라의 사람같다.
법률가의 사명은 무엇일까? 법으로 밥먹고 사는 자의 소명은 어떠해야 할까? 정의의 화신이고 가난한 자 힘없는 자를 돕는 것은 너무 사치스런 생각일테지만, 그래도 길가는 일반시민보다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사회의 안정과 평화 인류의 공존공영을 위해 조금이라도 봉사하고 희생하는 직업이 아닐까? 법률가라면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무지로 인하여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뭍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그들에게 다가서서 적정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를 하므로써 시민에게 봉사하는 공정사회의 지킴이 역할을 하는게 옳지 아닐까? 죽으나 사나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하며 그들의 부와 명예와 권력(?)을 유구히 지키는데 혈안이 된 이기적 특권계층으로 시민의 눈에 비치는 저들이 과연 진정한 법률가의 모습일까?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서 본의 아니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불쌍한 시민들을 등쳐 먹는다는 오해를 살만한 높은 문턱의 법률사무소를 낮추려는 자생적 노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도덕불감증에 걸려 국민의 이익이나 편익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형 사건을 싹슬이 하며 법조내에서의 빈부격차를 더욱 넓혀나가는 대형로펌들의 행태 또한 반시민적 모습이다. 물론 살인자도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법해석이나 사실관계주장에 궤변을 늘어 놓아 국민의 법의식을 싸늘하게 만드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마치 굶주린 짐승이 무엇이든 먹어 치우는 것과 같은 몰염치한 얼굴은 보기에도 딱하다. 국회에 진출한 법조인 60여명이 국회내에서 조차 법률가로서의 자세로 입법기관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앞장서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이상한 법안, 삐딱한 법안, 냄세(?)나는 법안을 손에 쥐고 우물쭈물하는 그들의 내심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한번이라도 사고를 당하여 변호사를 선임해 본 경험이 있는 시민이라면 변호사수임료에 혀를 내두른다. 어지간하면 아예 사건의뢰를 하지 않고 그냥 권리를 포기해 버리거나, 아니면 나홀로소송을 하면서 재판부로부터 혼도 나고 또 상대 소송대리인 변호사로부터 인격모독적 취급을 받으며 결국은 쓰러지고(?) 만다. 그들의 가슴에 남는 한은 법치주의니 정의니 이런 것 하고는 거리가 먼, 권력을 가진자, 분쟁에 휘말린 애처로은 자들의 나약한 마음을 등쳐 떼돈을 버는 법률가에 대한 증오심과 분노로 스스로를 강팍케 무장시킨다. 사회악을 뿌리 뽑는 직업을 가진 법률가들이 사회악을 조장하는 원인제공을 하는 이상한 기여(?)를 하는 일이 극소수이기를 바라지만 시민의 눈에는 그 반대이다. 다수의 법률가가 그러하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으니 법조단체(사회)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아직도 법조단체들은 오로지 그들의 이익추구에 급급한 정책을 내어 놓기 일쑤이다. 이익단체로서의 기능 이외에 그 무슨 사회공익적인 사업을 하는지 시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대국민법조인비율이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한 상황인데도 단 한 명이라도 법조인을 덜 배출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법조인 증원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법조인(단체)의 기득권수호의지는 가히 전투적이기를 더하여 결사항전의 의지인 듯 싶다. 변호사만이 아니라 판사도 검사도 그러한 생각에는 대동소이하다. 왜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기득권, 그들만의 특권만 눈에 보이고, 국민의 편익이나 국제경쟁력차원에서의 국익, 그리고 법률가의 대사회적 책임의식은 없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왜 대법관의 수를 늘리는 것을 대법원 스스로도 부정하는가? 결국은 장차 법조의 일원으로 편입될 로스쿨생에 대한 비협조적 태도나 로스쿨교육을 위한 지원은 커녕 마치 로스쿨이 망하기를 바라는 듯한 법조의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잇는 한, 법조인은 결코 믿음직스러운 법치의 수호신이나 정의의 사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주 졸렬하고 치사한 밴댕이 속과 같이 보일 뿐이다. 오죽하면 말도 안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인정하려는 국민여론이 압도적이겠는가! 왜 국민들은 전관예우가 통함을 확신하는가? 왜 검찰의 수사나 법원의 재판이 불공정하다고 떠들어 대는가? 왜 그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 판이라고 힐란하는 목소리가 공감을 얻는 사회일각의 믿음이 커져만 가는가?
이러한 문제는 변호사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고질적인 법률가들의 인식의 전근대성에서 기인하며, 또한 그러한 분위기를 이용하여 사리를 도모하려는 정치집단 또는 국민일부의 사악함이 더욱 부채질 한 면이 있다.
한나라의 선진국의 척도는 준법이요 법치이며 법에 의한 지배가 얼마나 잘 되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다. 특히 국민이 얼마나 쉽게 그리고 값싸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아 권리구제를 받고, 분쟁예방을 위한 법률서비스를 적재·적소·적기에 적절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 법률가들이 진정 국민이 권리가 아플 때 기대고 싶은 언덕이어야 하고, 국민이 분쟁에 휘말려 새우 잠을 잘 때 고래 꿈을 꾸라고 격려받고 싶은 멘토로서의 법조이어야 하고, 시민이 사회생활 속에서 엉겁결에 걸림돌을 만나 움직이지 못할 때 디딤돌 역할을 해 주는 따뜻한 법조로서 거듭 나야 한다. 특히 법조인이 선출직에 도전했을 때 스스로 법을 지키며 수범을 보이고, 금도를 넘지 않는 패어플레이를 한다면 승패에 관계없이 역시 법률가는 다르다는 칭송과 격려를 받게 될 것이다. 행정부에서도 기업에서도 법률가가 목표는 물론 절차와 과정에서부터 적법절차를 지킨다면 투명경영 건전경영을 통한 국민의 신뢰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되어 궁극적으로 사회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견인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법률가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통 째로 다 가지려 해서는 안된다. 법률서비스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시민생활의 건전성과 편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져야 한다.
 

Comments

임우순
법조인들은 천문학적인 많은 돈을 벌고있지만서도,  아직도 서민들은 변호사법률서비스 받기가 어렵다이,,,무전유죄보다도 유전무죄가 많아서리  억울한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것이다,,,만인앞에 평등해야할 법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피부에 많이 느끼면서 살아가는 서민들이 많구나...좋은 글 항시 감사합니다.....
최해원
정학장 !!
당신이 법조계에 우뚝서있으니 든든하오 ~~~ 단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문제지 ㅉㅉㅉㅉ
정용상
12월호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
전병환
나라법이 기득권층이 살만하게 제조돼있으니...
국민이 국개들 부터 걸러내서 국민이 살만하게 잘제조해야할듯싶네요.
승자정의시대가 아니라 정의승자시대로 가야하는데
돈과빽과 권력앞에 무참히 무너지는 정의는 반듯이 회복되도록 노력하고 말예요
언젠가 얘기했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사는 태평성대의 시기는 언제오려나~~~~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정용상
시사칼럼은 쓰다 보면 나도 약간 흥분을---. 그래요 정의숭자시대로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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