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섹스이야기㉿ ③금단의 열매는 달콤하다[B]
서로에게 조금쯤은 이끌렸던 게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3일 내내 섹스를 나눌 만큼 매력적인 건 아니었다.
그는 내 타입이 아니었고 나 역시 그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한국에 있는 그의 약혼녀 그리고 내 애인이 서로에게 더 잘 맞는 상대들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했던 것은 얼마나 상대가 매력적인가,
그리하여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가 아니었다.
그때의 우리는 젊었었고 뭔가 일탈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 당연하게 하지 않을 자유.
물론 그걸 방종이 아닌 자유라 부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에게 있어 금기된 그 무언가는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향을 풍기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인 무화과를 따 먹은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뱀의 유혹도 있었지만 이브는 금지된 것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함을 느꼈고
이를 자신의 애인이자 동료인 아담과 함께 하였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더구나 그 길로 가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묘하게 끌리는 그 기분을
아마 다들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문제는 배운 대로 또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호기심을 누르고 가던 길로 가느냐
아니면 한번쯤 눈을 질끈 감고 옆길로 가 보느냐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는 금단의 열매를 따 먹음으로써 젖과 꿀이 흐르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듯
우리도 마찬가지로 금단의 열매를 취하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어떨 때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될 때도 있다.
결혼해야 할 사람의 아버지. 즉 시아버지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제목이 뭐였더라?
(정확하게는 섹스에 탐닉하게 되는)
아무튼 그 영화에서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가 아닌 그냥 남자 대 여자로 만났어도
그들은 서로에게 반해서 그렇게나 격정적으로 몸을 섞는 사이가 되었을까?
모르긴 해도 시아버지 될 사람이 아무리 나이보다 젊고 멋져 보인다 하더라도 그건 아마 힘들 것이다.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기보다는 가끔 상황이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건 섹스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는 남자 중에 호색한이 있었다.
잘 생기고 돈 많은 집 아들인 그는 한 달에도 여자를 몇 번씩 갈아 치울 정도로 여성편력이 심했었다.
그의 섹스 레퍼토리를 듣고 있노라면,
한국에서도 이렇게 노는 애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와는 완전 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요즘 한 여자에게 목을 매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 여자가 그와 섹스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와 자 본적은 없지만
그의 섹스 테크닉은 한번 맛(?) 보면 어떤 여자도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데
유독 그녀만은 그 맛에 길들여지지 않은 탓이다.
아무리 여자를 새로 사귀어도 결혼이라는 단어를 꺼낸 적이 없던 그는
급기야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녀를 아무리 살펴봐도 그 동안 그가 만났던 여자들보다 어떤 면으로든 한참 아래인 그녀.
그녀가 그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에게 있어
그녀의 몸 자체가 금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유부남을 만나는 처녀. 유부녀를 만나는 총각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상대방이 이미 결혼을 해 버렸다 뿐이지
분명 의심할 바 없는 운명의 상대이자 영혼의 반쪽이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닐 때 만났어도 그렇게 애틋했을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안 된다고 하면 할수록 금지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사람들은 끌리게 마련이다.
비가 착한 남자가 아닌 나쁜 남자를 불렀을 때 나는 생각했었다.
나쁜 남자. 이 얼마나 매력적인 컨셉인가 하고 말이다.
더없이 착한 남자가 '너를 죽도록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쁜 남자가 '나를 사랑하지 마' 라고 말할 때
여자들은 더 큰 매력을 느끼기도 하니까 말이다.
내가 경험한 금기라고 해 봐야 기껏 병원에서 섹스를 한 것.
그리고 애인이 있는 남자(정확하게는 그 애인을 조금 아는 사이인)와
섹스를 한 것 정도가 전부이지만 앞으로는 또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
어쩌면 나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하면서 매겨지지도 않은 나이 값을 하느라
세상이 그어놓은 잣대대로 살 수도 있겠지만
또 언젠가 금단의 열매가 그 달디 단 향내를 풍긴다면
코 꿰인 망아지처럼 끌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금단이 누군가의 눈물이 아니고 고통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허나 알다시피 세상은 바램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하긴 그러니 그게 바램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