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4월호

건강/상식

리더스 월드 4월호

정용상 3 20

선진선거문화를 위한 개혁적 발상

 

 

정용상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파마다, 정치지망생마다 승리를 장담하며 선거정국의 상수로 뛰어 드는 요즈음! 선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의 효과는 누구에게 안겨져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고객중심, 고객감동경영을 외치면서 철저히 수요자중심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상식이다. 수요자·소비자의 필요(니즈)를 찾아 거기에 따른 맞춤식 제공을 하는 것이 순리이자 원칙이다. 그런데 정치의 경우는 어떠한가? 국회에서 입법을 하면서 늘 국민을 위해서라고 입버릇처럼 중얼거리지만 상당수의 입법은 소수의 특정 계층이나 지역, 또는 직역이나 이념진영의 논리에 맞추어 입법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가 하면, 정치인 스스로 국익이나 수요자의 입맛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다음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하면서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여당의 한 중진이 공개된 장소에서 강연을 하면서 국회의원은 어쩌면 사려 깊은 일반 국민들보다 훨씬 애국심이 빈약하다고 질타하였다. 국회의원은 당선되면 그 다음 날부터 오로지 다가 올 다음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뛴다고 한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놓고 보면 대부분이 참으로 훌륭하고 애국심에 불타는 지도자적 성향이 충만한데, 어찌 된 일인지 국회의사당에만 들어오면, 사고의 틀이 바뀌어 엉망이 된다는 것이다. 오로지 당선()만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습관을 국민이 고쳐줘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이었다. 일응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중앙정치무대에서의 기성정치인이 이렇다 보니 지방정치무대에서도 대동소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심지어는 정치지망생조차도 정치입문도 하기 전에 못된 것만 먼저 배워서 그야말로 정치권이 난형난제의 총체적 난국이 조성되어 버린다. 공무원도 국회나 지방의회에 들락거리다 보니 그 병에 걸렸는지, 온 세상이 부실덩어리가 되어 국민의 지탄과 불신의 원성을 받는 한 통속이 되어 버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비쳐지는 정치권의 모습은 참담하다. 30-40년전 선거성격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달라졌을까? 고무신이나 막걸리가 동원되지 않았다고 항변할 것인가? 우리나라 정치집단은 참으로 이상하다. 마치 축구팀이 상대의 자살골을 기다리며 게임을 하는 것과 흡사하다. 그런 게임을 보면서 관중이 열광하며 열렬한 응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정당, 특히 여야는 참 이상하다. 스스로 일어 설 생각은 안하고 상대의 실책으로 생존해 가는 그런 정당들이다.

어쩌면 여당이란 존재가 저렇게도 존재감이 없고 무기력하며 국민의 니즈를 읽지 못할까? 왜 스스로 발등을 찧는 일만 가려서 하고, 왜 국민을 괴롭히는 정책만 만지작거리고, 왜 야당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그냥 멀리서 놀리기만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야당은 왜 1년전의 대통령선거 패배의 악몽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정당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왜곡된 정당지배구조를 안고, 정상적인 의사결정구조도 없이 표류만 하다가 방향을 잃은 체, 신통한 대안도 제시함이 없이 아니면 그만이고 식으로 정부를 비난만 하는가? 기성정당은 제 때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냥 입만 살아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상대를 비난만 하는 앵무새이다. 이런 정치환경을 무너뜨리고 새 정치를 선보이겠다던 안철수의원 중심의 정치결사체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창당도 못하고 제1야당과 사실상의 통합을 하면서 계속 새 정치를 외치는데, 그 새 정치에 대해 국민은 이제는 하도 식상하여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다. 대선이후 만신창이가 되어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 버렸던 민주당은 안철수측의 새정치 간판으로 그들의 치부를 덮고 고양이 야옹식의 방식으로 지지율을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여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많이 해 본 역전의 용사(현역 다선의원) 중진을 차출하여 광역단체장후보로 내세우고, 대통령선거공약 중의 정치분야의 핵심인 기초자치단체 공천폐지공약은 헌법위반, 책임정치실종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공천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반대로 민주당은 안철수측과 공천폐지공약준수라는 카드를 끈으로 하여 사실상 합당을 하면서 신당창당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선수를 선발하거나, 여러 팀이 한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동네축구식의 게임을 하면 제대로 된 게임이 될 수가 없다. 한 쪽은 공천, 한 쪽은 무공천 식으로는 선거제도의 목적달성이 어렵다. 국민을 볼모로 한 극단적 정당이기주의를 버리지 않은체 엉거주춤 64일을 향하여 기차는 달리고 있다. 국민을 섬기기는 커녕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격의 정치권이 야속하다 못해 괘씸하기 짝이 없다.

특히 정당무공천이라는 교육감선거는 더욱 가관이다. 정당이 정말 관여하지 않는가? 광역단체장후보와 사실상 러닝메이트제가 되어 꼼짝없이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는 현상이 벌어 질 수 밖에 없다. 러닝 메이트제라도 순수한 짝짖기라면 그나마 정책공조라든지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든지를 기대할 수 있을텐데, 진보와 보수로 극명하게 나뉘어, 서로 예선(경선)을 거치면서 철저히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결국 국가 공교육은 어떤 이념의 교육감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교육목적과 교육이념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 질 위험성이 매우 크다. 진영논리에 함몰된 교육현장을 조정과 중재를 통한 통합할 수 잇는 교육행정 리더로서의 교육감은 존재할 수가 없다. 모순투성이의 현행교육감선거제도하에서 그나마 교육의 독립과 자유·자치·자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당과의 연대는 논외로 하더라도, 교육전문가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가 선거판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이어야 한다.

현행 우리나라 선거에 관한 법이 최선은 아님은 물론이고, 상당히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이 상태에서라도 선거문화가 점점 성숙되기를 기대하며 발전적 시각에서 현행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첫째, 지방선거는 지방에 맡겨야 한다. 중앙에서 모조리 핸들링하면서 정부 또는 정당의 사활을 걸어서는 안된다. 대통령 또는 여당지도부가 가능성 있는 현직(국회의원, 장차관)후보를 징발(?)하거나, 청와대에서 지방선거 TF팀을 운영하거나 하는 식으로 관여해서는 안된다.

둘째,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으나 가능한 한 현역의원이나 정무직 관료가 재직 중에 선거에 뛰어 드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특히 선출직인 국회의원의 출마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셋째, 기초자치단체장의 위상을 좀 더 낮추어야 한다. 군수·시장·구청장의 지위가 너무 높아 , 국책사업 또는 공동의 지역사업을 펼칠 때 이견이 생기면 광역자치단체 또는 중앙정부가 조정능력을 발휘하여 분쟁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기초단체장의 위상이 너무 높아 조정이나 중재를 수용하지 않으면 사업추진은 멈추게 된다. 발전적으로는 기초자치단체 장의 직접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주민이 직접 선출한 광역자치단체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바뀌어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해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초의회의 존폐에 관한 문제도 심각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 교육감은 정치논리에 익숙한 정치판에 몸담았던 후보들이 아닌, 교육현장경험이 풍부하여 교육적 관점에서 교육을 판단하는 교육전문가들이 경쟁할 수 있는 선거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극악한 진영논리를 앞세운 후보들 간에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여, 관중(?)을 의식하지 않는 과도한 반칙 플레이로 결국 교육현장을 멍들게 하는 식의 선거풍토는 개선되어야 한다. 교육감선거가 교육선거적 성격으로 자리매김되어 지방선거의 귀감이 되도록 국민이 표로서 계도해야 한다.

이 당 저 당, 이 후보 저 후보 별로 분별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엄정한 심판관이요, 선거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주체이기 때문에 선거혁명을 통하여 선진선거문화를 만들고, 꼭 되어야 할 사람이 되도록 유권자의 지혜를 모으는 수 밖에 없다. 잘못된 문제를 출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옳은 답을 찾아내는 지혜로운 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엉터리 후보를 선거세상에서 영원히 몰아 낼 수 있다.

Comments

좋은 칼럼 감사 합니다.
임우순
선거만 끝나면 내가 언제 그랬나하고 되돌아서는것이 정치인들 모습이여..언행일치가 안되는것이 정상적으로 생각하는것이 더 큰 문제여.항시 안개속을 헤메는것들이여,,.....피가되고 살이되는 영양만점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진앙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나머도 선거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 생각되며, 소중한 한표 잘 올바르게 행사하여만 선거문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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