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 교수
sangbub@dongguk.edu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선장이 팬티차림으로 허둥지둥 제일 먼저 구조되는 모습을 바라 보며, 과연 선장이 그 책무를 망각하고위기에 처한 수 백명의 선객을 뒤로 한체 도망쳐도 되는지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였다. 어린 시절 영화 속에서 파이프를 물고 대해를 응시하는 제복차림의 선장의 모습은 정말 선망의 대상이었다. 선장은 독립된 공간인 선박의 총책임자로서 위기에 봉착했을 때 선객의 생사여탈권을 쥘만큼 중요한 지위에 있다. 선장의직무의 중요성 때문에 상법에서는 선장에 관하여 별도의 절(상법제5편 제1장 제2절)을 두어 규정하고 있다.상법상 선장은 선박소유자의 피용자인 특정 선박의 승무원으로서 그 선박을 지휘하며 선박소유자의 대리인으로서 법정권한을 가진 자이다. 선장은, 첫째, 많은 인명과 거액의 재산을 책임지고 육지와 격리된 바다라는 무대를 항해해야 하는 선박공동체의 책임자로서의 지위(공법상의 지위)와, 둘째, 선박소유자의 대리인으로서 광범위한 대리권을 행사하는 지위(사법상의 지위)에 있다. 공법상지위로, 선장은 선박공동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특정 선박의 지휘자로서 소위 선박권력을 갖는다. 선박권력에는 선박에 급격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인명·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데 필요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택권적 지배권, 해원·여객 기타 선박에 있는 사람에 대한 명령권, 그리고 선박을 영토의 연장으로 하여 선장에게 부여된 일부 국권國權의 행사 등이 있다. 사법상 지위로, 선장은 선박소유자를 떠나서 멀리 항행하기 때문에, 선박소유자인 해
상기업자의 기업거래적 이익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적하이해관계인 기타 구조료채권자를 위하여 항해 중 임기응변의 독자적인 활동이 요구되기 때문에, 선장에게 선박소유자·적하이해관계인·구조료채무자의 대리인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선장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 보면, 첫째, 선장은 선적항에서는선원의 고용과 해고에 대한 대리권을 갖고, 선적항 외에서는 재판상·재판 외의 모든 대리권을 갖는다. 둘째, 선장은 적하 기타 이해관계인의 대리인으로서의 지위를 갖기 때문에 선장은 선박소유자의 대리인으로서 운송의 목적인 운송물계약의 내용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목적항까지 안전하게 운송할 의무를 부담하며, 항해 중에 그 적하의 손해를 방지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하여 임기응변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선장의 의무와 책임은, ① 선장은 선박소유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이므로 수임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선장은 해원에 대하여 지휘·감독의무가 있고, 출항 전 선박이 항해에 지장이 없겠는지 여부, 기타 항해에 필요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검사하여야 한다(감항능력검사의무). ② 선장은 고용계약·위임계약의 종료, 또는 선박소유자의 선장해임권의 행사에 의한 해임이 있으면 더 이상 노무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선박이 항해 중일 때에는 선장의 교대가 불가능하므로 그 공익성에 비추어 선장의 교대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선장의 직무를 계속해야 한다. 선장은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법령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자기의 책임으로 타인을 선정代船長하여 선장의 직무를 수행하게 할 수 있다. ③ 선장은 재선의무在船義務가 있다. 출발부터 도착시까지 그 선박을 떠나서는 안된다. 또한 선장은 선박이 항구를 출입할 때나, 선박이 좁은 수로를 지나갈 때, 그 밖에 선박에 위험이 생길 염려가 있는 때에는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해야 하고, 선박에 급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신속히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④ 선장이 임무를 해태하고 그로 인하여 선박소유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선장은 고용계약 또는 위임계약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부담한다.
해상운송계약은 선박을 직접 점유·관리하고 있는 현장의 선장에 의하여 이행되게 된다. 따라서 선장의 과실은 선박소유자에게 이행보조자책임을 발생시키고, 또한 피용자의 지위에 있는 선장의 과실은 선박소유자에게 사용자책임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운송인으로서의 본인인 선박소유자는 이행보조자인 선장의 과실로 인한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 외에도 선박충돌이나 오염사고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하여도 선박소유자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선장과 선박소유자는 피해자의 손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부담한다.
세월호 선장은 선장의 책무를 다 하지 못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으므로 선장과 선박소유자인 청해진해운은 연대하여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