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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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월드 6월호

정용상 1 18

반듯한 나라를 다시 세워야

 

정용상(동국대 법과대 교수)

 

지난 416일 아침에 TV화면을 통해 침몰하는 세월호를 바라 보면서 온 국민은 넋을 잃었다. 그 충격은 아직도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가뜩이나 국론분열과 사회갈등, 사회 각 영역의 양극화로 신음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정신을 잃게 찢어 놓았고, 절망과 분노 속에 휘몰아 넣었다. 우리는 생명과 인권에 대한 가치를 이토록 가벼이 여겼단 말인가? 정부는 물론이고 누구 하나, 어느 한 곳 온전한 곳이 없음을 확인한 국민은 대한민국의 침몰의 현주소를 바라 보며 좌절하고 통탄하였다. 국민의 참담함과 참혹함은 국가의 존재이유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맨붕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도 정치권도 이에 대한 마땅한 치유책이 없이 그냥 방황하는 모습은 더더욱 국민에게 슬픔과 자학을 제공하는 꼴이 되었다. 살아 있는 국민이 너무 안스럽다. 엉겁결에 유명을 달리한 어린 청춘들이 너무도 불쌍하다. 어른임이 부끄러우며, 이 사회의 기성세대의 일원임이 죄스럽다.

그러나 대한민국호는 결코 침몰할 수도 없고, 침몰해서도 안된다. 어떻게 일으켜 세운 대한민국인데 여기서 좌절하여 쓰러질 수는 없다.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반듯한 대한민국으로 세워야만이 먼저 간 억울한 죽음에 만분지일이나마 속죄할 수 있다. 몸서리칠만치 엄청난 댓가를 치르고도 또 변함없이 전과 마찬가지일 수는 없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 하나되어 근본부터 다시 세우는 대역사를 통해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쓰자! 영예로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다시 찾자.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자! 우리 마음의 대문을 활짝 열자. 불통의 바람을 잠재우자. 갈등과 분열, 그리고 반목과 이반의 열쇠로 꼭꼭 잠겨져 있는 우리의 가슴을 열자. 우리의 마음 문을 열어 너도 나도 다 함께 하나됨의 대한민국을 노래하자. 나와 이웃과 나라를 지키는 통합의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나라를 지키자. 분노와 시기와 질투와 모함의 나눗셈을 접고, 소통과 융합과 복합과 통합의 덧셈의 사회를 만드는데 모두가 참여하여,섬김과 배려, 희생과 헌신으로 더불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법과 원칙이 통하는 근본있는 세상! 활기 넘치고 희망찬 세상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길에 우리 모두가 동참하자.

안전하고 화평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단기과제는 물론 중장기과제를 국민총화의 분위기 속에서 섬세히 만들어 나가기 위한 전제를 몇 가지 생각해 본다.

첫째, 선거에 임하는 국민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의식수준은 대단한데 정부나 정치권 또는 공무원의 수준은 형편없다는 일반통념을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서 선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투표권자인 국민의 슬기로운 판단이 필요하다. 백성을 하늘같이 섬길 수 있는 인격과 덕망을 갖추고 있고, 그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도덕성, 법치의식,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가려야 한다. 지방자치시대의 시대정신을 읽는 후보! 비젼을 가진 후보! 공선사후·살신성인의 공복으로서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후보를 가리기 위해서는 그가 걸어 온 길을 잘 살펴야 한다. 고의성있는 범죄나 조세포탈, 본인과 자녀의 국방의무수행여부, 사리사욕의 길을 걸어 온 이기적 전력을 가진 자는 잡초처럼 솎아 내야 한다. 법과 원칙을 따르면서 가슴이 따듯한 후보!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섬김정신으로 무장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

둘째, 정부 인사정책의 대개혁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의 정부이지 한 정당이나 정파의 정부가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 이겼다고 모든 권력을 독식하는 것은 미련의 극치이며 추악한 후진적 정치관이다. 널리 천하의 인재를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으뜸은 인사이다. 인사에서 신뢰를 잃으면 모든 정책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세계정치사에서 인사를 잘 해서 성공한 정치지도자의 인사방식을 벤치 마킹하여 폭넓게 인재를 구하여 등용해야 한다. 측근 중에서 적임자를 가리려니 자연히 인재 풀의 한계 때문에 우수한 인재를 뽑을 수가 없는 것이다. 대통령의 만기친람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국무총리에게 실권을 줘서 내각을 통제·조정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고 국무위원은 애국·애민, 인본·민본의 정신을 뼈속 깊이 새긴 자이어야 하고,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과 전문성을 가진 리더십으로 부처를 장악하고, 인접부처와의 통섭적 조정·중재능력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 선출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무위원후보는 그가 걸어 온 길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필수이다. 너무 사사로운 문제에 매달려 유능한 인재를 낙마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윤리의 확립이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병폐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업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 청해진해운의 경영비리는 궁극적으로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기업주가 기업을 자기 사유재산으로 착각하고 사익추구의 도구로 기업을 운영하면 그 끝은 사고일 수 밖에 없다. 기업은 투명하고 건전하게 경영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건전해야 하는데, 상당 수의 기업가들은 기업의 본질이나 지위에 대한 정확한 인식없이 그냥 구멍가게식으로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인양 횡령과 배임을 물먹듯 하며, 기업형태를 악용하여 기업우산(?) 속에 숨어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로 기업을 내세워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 사회의 독버섯처럼 존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형태를 악용하여 공공의 이익은 해치고 사리사욕에 눈먼 기업가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정부 산하기관이나 단체가 공무원의 퇴직 후를 보장하는 사랑방(?)으로 존재하는 소위 관피아문화는 정말 고쳐야 한다. 관피아야 말로 우리 사회를 좀 먹고 국민정서적으로 사회 전분야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원흉이다.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낙하산으로 정치인 또는 공무원출신이 산하기관이나 단체에 입성할 때면 의례히 노조에 선물을 듬뿍 주기 마련이고, 그 후유증은 경영부담으로 작용하여 결국에는 국민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선량한 국민을 봉으로 만들고 그들끼리 리그를 형성하여, 경영이익유무에 불구하고 물쓰듯 과다한 복지비지출로 국민의 허리를 휘게하는 비리와 부정의 온상 관피아는 반드시 해체해야 할 백해무익의 유산이다. 넓은 의미의 관피아는 공직자출신 뿐만이 아니라 언론인이나 문화예술가 등이 실무경력을 앞세워 대학에서 온갖 종류의 교수명찰(겸임, 특임, 석좌, 객원, 연구, 강의, 실습, 실기, 산학협력)을 달고 교수행세(?)를 하면서 대외활동을 하는데, 그들의 방송토론을 가만히 들어 보면 대학교수로서라기 보다는 자기가 속했던 직역의 이익을 앞세우는 경우를 종종 본다. 시청자입장에서는 대학교수가 왜 저럴까라고 착각할 것이다. 관명사칭(?)의 병폐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힘을 가진 자라면 아무나(?) 대학교수 명찰달고 대외활동을 통하여 개인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이 또한 관피아의 병폐가 아닐까?

다섯째, “빨리! 빨리!”의 저급한 문화를 이제는 버려야 한다. 몇 백년을 두고 건축하는 유럽의 성당이나, 단일 프로젝트에 대해 몇 십년을 연구하는 학문분야에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이제는 빨리빨리·대충대충 좋은게 좋다는 식의 근본없는 일처리방식은 없어져야 한다. 모든 정책을 문명사 또는 문화사적 관점에서 현실성·미래성여부를 조화롭게 따져서 수립하고 시행하는 선진적 마인드를 키워가야 한다. 사골곰탕을 라면을 끓이듯 짧은 시간에 끓이면 제 맛이 날까? 성격과 내용에 맞게 원칙에 따라 일을 추진해 나가는 원칙문화를 세워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바라 보며, 기업경영도, 관리감독도, 위기대처능력도, 책임의식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가지도 온전한 것이 없었다. 기적이 일어날래야 날 수가 없는 구조적 비리와 무사안일과 무책임의 비리백화점이었다. 근원적으로 모든 것을 고쳐야 한다. 두 번 다시 죄없는 어린 학생들을 저렇게 무참히 보내서는 안된다. 정부도 기관도 누구도 두 번 다시 귀한 생명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 모는 사회적 모순을 확대재생산하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된다. 못다핀 아까운 청춘들의 희생에 대하여 답해야 한다. 안전한 선진대한민국을 건설하여 그들에게 속죄해야 한다.

Comments

임우순
정의와 진실은 항시 승리한다이,,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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