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의 자녀를 위한 교육정책
정용상(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대선정국을 맞아 대통령후보마다 국민통합, 소통, 상생을 외친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갈등과 분열로 인한 민심의 이반이 만만치 않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선거전략상의 슬로건이라 생각한다. 통합을 위한 전제는 정의가 물처럼 흐르고, 갈등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하고,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이 있어서는 안되고,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는 형평사회이어야 한다. 특히 다문화·다원화·다변화·다중화·다양화된 복잡다단한 사회구조하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가 각별히 요구된다.
글로벌 세상을 맞아 국가간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한국인도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 와서 활동하는 경우 또한 잦다.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25,000명에 육박하고, 특히 1990년대 이후 외국인근로자들의 대량입국으로 인해 다문화가정의 비율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약 15개국의 남녀가 한국인과 결혼하여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다. 다문화가정인구 150만명에 자녀 수 15만여명, 취학자녀 수 3만여명으로 그 비율은 점점 늘어 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다문화가정의 인구가 6배가량 늘어 났으며, 매년 약 20%이상의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과거의 단일민족국가, 배달민족으로서의 신화나 자부심을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급속히 늘어 나면서 이들에게 어떻게 잘 가르쳐서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글로벌세계의 일원으로서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공교육현장에서의 그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교육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이 한국인으로서도 다문화인으로서도 공히 적응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맞춤식 교육과 통합식 교육을 잘 조화하여 시킬 필요가 있다. 교육현장에서 그들에 대한 편견과 우리문화 중심으로 억지로 동화시키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그들은 태생적으로 융복합적 다문화의 달란트를 안고 태어 났기 때문에 글로벌적 소양을 가지고 있다. 그에 걸맞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의 개성과 민족의식을 존중해 주고, 그들이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는 장을 펼쳐 줘야 한다.
그들이 다문화가정 자녀로서의 당당함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여 부자연스러운 외톨이 내지 사회적 약자로 자리매김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내국인과 동일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을 금지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학교와 사회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오히려 다양성의 측면에서 더 우월적일 수도 있는 그들의 특장을 살려야 한다.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인권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종, 피부색, 출신국가, 민족의 다름을 이유로 불이익이나 불공정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90.7%나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다문화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그들의 특기와 특성을 개발하여 존재감을 고취시키고, 그들이 상대적으로 다양성, 다문화성에 익숙하므로 그들이 성장하여 국제협상전문가로 진출하도록 양성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외가(친가)의 문화, 역사, 전통 등을 탐구할 수 있는 특별교과과정을 개설하고, 해당국과의 교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류와 왕래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 특히 그들의 외가(친가)와 관련되는 국제관계에서 국제협상전문가, 국제문화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특화교육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외가(친가) 국가의 교육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국가간, 도시간 교과과정공동개발을 통하여 자녀들의 종합적, 융복합적 사고를 계발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양국문화의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맞춤식교육과 적성에 맞는 진로지도, 사회적응훈련을 위한 장기 특별프로그램의 개발과 직무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그들은 경제적으로 또는 문화적․정서적으로 상대적 궁핍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사회적응력을 높이는 식의 개별적 적성과 사회적 수요에 맞는 진로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다문화가정자녀의 교육은 물론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특수교과를 운영하여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해당국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에 다문화가정의 해당국별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추천에 의해 선발된 인재를 할당제를 적용하여 취업시킴으로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 해당국의 주재 한국대사관, KOTRA 지사, 해당국 진출기업 및 사회단체 등에 우선적으로 해당국 다문화가정 자녀를 채용토록 의무화 해야 한다.
국내 교육기관에서의 다문화가정 해당국 관련 강의나 강연을 위한 강사초빙은 다문화가정의 해당국별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단체의 추천에 의해 선발함으로써 그들의 자치의식과 나름대로의 책임의식과 아울러 참여하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의 지위와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해당국 풍습과 관습을 존중하며, 그들의 생활 속에서 유형, 무형의 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장르에 대해서는 유형문화제 또는 무형문화제로 선정하여 후손에게 널리 계승․보존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에게 국제문화예술시장에서의 전문가로 성장하게 지원해야 한다. 또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일정기간 한국에서 수학한 후 해당국으로 국비유학을 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배려가 요망된다. 이는 글로벌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에서의 장기투자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시․도교육청은 시․도자치단체와 협의하여 각 군(구)청별 문화센터에 “다문화문화예술체험과정”을 개설하여 다문화가정 해당국의 문화예술을 선양시키며, 강사초빙은 다문화가정의 해당국별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단체의 추천에 의해 선발토록 하여 적극참여의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시․도 교육청은 다문화가정의 해당국(부모국)의 학생들을 초청하여 국내연수를 시키고, 한국내 다문화가정 자녀들과의 소통강화를 위한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 주어 그들만의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시·공간적 대화의 기회를 펼쳐 주어야 한다.
각 시․도 자치단체별로 산하단체, 대규모학교 등에 점진적으로 다문화가정 출신을 일정비율 범위내에서 배치하여 다문화가족에게 양질의 논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해야 한다. 발전적으로 다문화가정 출신 중에서 다문화가정의 해당국별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단체의 추천에 의해 광역시․도 또는 구․군의 교육청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여 교육행정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참여기회를 늘려 나가야 한다.
교육당국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할 다문화가정 정책교육관(가칭)을 교육청에 신설하여 우선적으로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단체의 추천에 의해 선발토록 함으로써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의 니즈에 맞게 행정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교육당국(시도교육청)은 한국 국내기업의 후원을 받아, 다문화가정의 외가(친가)가 밀집한 해당국 해당지역의 교육환경 조성 및 기자재의 현대화를 통해 해당국(부모국)의 교육선진화를 도모하는데도 기여하여 그야말로 더불어 함께 하는 글로벌화에 기여해야 한다. 국제적 또는 국가간 기부문화를 활성화시켜 국가간 긴밀한 협력체제의 유지를 함에 있어서도 다문화가정자녀들의 진로와 관련되는 협력사업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한경쟁의 글로벌 국제질서 속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분명 프론티어로서, 파이오니어로서, 컨덕터로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교육이 뒷밭침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