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월드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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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월드 10월호

정용상 2 16
사회개혁과 시민사회협약을 통하여 정치권의 추태를 막아야
 

 

                                                                                                                                                       정용상(동국대 법과대 교수)
 

정보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어떤 정보가 진짜 정보인지 헷갈린다. 정치권의 말들 속에 진리나 정의가 담겨 있을까? 이럴 때엔 인간 본연의 이성적 상태에서 조리에 의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어느 채널에선가 대담프로에 출연한 어느 작가가 말하기를, 우리 역사상 진정한 정치인은 세종밖에 없다. 지금은 정치가 없다는 내용의 확언을 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그 진단에 필자도 동의한다. 정말 정치실종상태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을 전후하여 검찰개혁방향에 대한 검찰내부의 의견차이로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이른바 검란사태가 일어 났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한 방법으로 선출해야 한다면서 객관성있는 검찰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검찰총장후보를 추천하였고, 가혹한 국회 인사청문회 관문을 통과한 채동욱검찰총장은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며 비교적 공정하게 검찰권을 지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 사이에 대선 때 불거졋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에서의 노무현 전대통령의 NLL관련 발언의 진위공방, 국정원의 선거개입얘기가 나오더니 갑자기 현직 검찰총장의 혼외자보도로 세상이 발칵 뒤집히고, 보도한 조선일보와 검찰총장이 각을 세우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감찰지시가 언론에 공개되고, 검찰총장은 사의를 표명하고 검찰청을 떠나고, 인사권자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법무부의 감찰을 통하여 검찰총장의 혼외자문제를 조사케 하고, 채총장은 계속하여 연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고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패가 갈려서 사회분위기는 완전 난장판이 되었다. 일반서민은 저들이 왜 저러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맨붕상태에 빠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문제를 진단하는 청와대와 여·야당의 행색은 정말 가련할 정도로 저급하다 못해 천박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비참할 뿐이다. 혼외자이니 아니니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켜 덕을 보는 쪽이 분명히 있기는 있을까? 정치권의 놀이패(?)가 이토록 저급한 상태에서 바깥세상인들 온전하랴! 세상밖에서는 얼마 전에는 정치권에서 꽤나 유명세를 탄 한 여성정치인이 가정을 가진 유부녀인 상태에서 유명종교지도자의 아들과 불륜을 저질러 혼외자를 낳았고, 그 아이의 아빠인 종교지도자의 아들은 그 혼외자를 인정하지 않게 되자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 아들을 입적시켜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일이 있다. 왠일인지 전국의 여기저기에서 엽기적 살인사건이나 충격적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 나고 있다. 특히 성범죄와 관련된 사건사고들이 그 대중을 이루고 있다. 왜 이렇게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 갈까? 정치권에서는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이분법적 패싸움(?)을 하면서 보수니 진보니, 여니 야니, 통일이니 반통일이니 하면서 패를 지어 싸운다. 여야가 모두 본류를 벗어나 정책싸움이 아닌 완전 파당적 쟁투에 몰두하고 있다. 정치가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정치가 민심을 고통에 빠뜨리고 민생을 도탄에 몰아 넣는 식으로 놀고 있고, 또 전혀 그 병(?)은 치료될 것 같지도 않아서 우리 국민은 어디에도 맞출 장단이 없으니 신명나는 춤은 더더욱 없는 것이다.
정치권이 저렇게 무질서에 막가파식이니 세상밖에서는 반인륜적 패륜적 사건사고들이 판을 치고, 윤리니 도덕과 같은 언어는 사치이고 거추장스러울 뿐이며 오로지 극단적 사고와 판단에 따라서 모두가 각기 마이 웨이를 가다 보니 부딧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이 참으로 무섭다. 이 모든 불편한 세상적 추태를 연출한 근원적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도둑놈도 도둑질 갈 때는 이리자리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고 들어 간다던데, 어이해서 정치권은 뒤도 안돌아 보고 스스로 무법천지를 만들어 가는가!
세종의 위민, 여민, 민본정치, 언제나 백성중심의 백성편에서 진지하고도 건강한 토론, 누구에게도 자유로이 발언할 수 있도록 토론방을 넓혀 놓고 끝장토론을 거쳐서 정책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현실정치에서 보고 싶다.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고 인내할 줄 알고, 타협과 조정을 할 줄 아는 그런 정치권의 모습이 물안개처럼이라도 비쳐지길 간구하지만 역시나 그러한 기대는 언제나 헛 것일 뿐이었다.
정치가 바로 서야 민심도 바로 서고, 정치가 반듯해야 경제도, 교육도 문화도 그 모든 것이 반듯해 지는 것이다. 삐딱한 한국정치판! 야바위꾼들처럼 거짓과 위선과 속임수가 판치는 정치판! 자기들끼리, 자기들만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저들에게 이제는 무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우니 시민 스스로가 정치권에 모범을 보이는 노력을 통한 정치정화를 이루는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 순수한 시민운동의 성격으로 시민사회의 협약을 통하여 기성의 썩은 정치판갈이를 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정치권에 모본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그리고 정치권이 저러한 저급한 쟁투를 부리지 못하도록 정치·사회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판을 바꿀 수 있을까? 결국은 권력의 분산과 상호감시체제 구축 및 선거혁명이다. 이와 아울러 사회개혁, 특히 공직사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현재 정치권의 폐단의 상당부분의 원인제공을 하고 있는 권력독점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이원집정부제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정서상 직접선거로 국민이 뽑고,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간선으로 뽑아 권력을 분산시키고 정부정책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삼권분립의 정신을 최고도로 발휘하여 삼권, 즉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간의 권력균형과 동시에 삼권간의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보완해야 한다. 지금 대통령은 전지전능한 존귀의 화신이다. 마치 법위에 군림하는 것 같다.
둘째, 대선, 총선, 광역·기초지자체장선거, 광역·기초지자체 의원선거, 교육감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상시적으로 따르다 보니 맨날 선거하다가 볼일 다 보는 것을 막기 위해, 현역의원의 광역·기초지자체 장의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막도록 한다거나, 사퇴시 재보궐선거를 할 것이 아니라 차점자가 승계토록 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입법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기초자치단체선거의 경우 정당공천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풀뿌리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사법부의 독립은 물론이고, 검찰 등 권력기관이 개혁된 후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검찰은 청와대의 것도 아니요 정권의 것도 아니다. 검찰은 진정 국민의 것이다.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처럼 다스린 과거 정권의 아집을 현정권은 버려야 한다. 검찰을 내 편으로 길들이려 하면 안된다. 검찰의 독립성을 지켜 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일어난 검찰총장사퇴사건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검찰의 자쟁도 필요하고 개혁도 필요하지만, 정권이 검찰을 내 입맛에 맞추려는 발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이 원칙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마찬가지로 지켜져야 한다.
넷째, 국회의원의 직무를 강화하고, 겸직을 금지하는 등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 만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애초부터 막을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금권정치, 이권개입정치를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다섯째, 국정원이 원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혁을 해야 한다. 정보기관이 온갖 정보획득을 위한 편법을 다 활용한다면 정권의 기반이 흔들게 될 것이다. 특히 정보기관의 선거개입이나 이권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근원적으로 씨스템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
여섯째, 공무원의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아울러 윤리교육과 직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공복으로서의 직업의식이 충실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공직자는 사생활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
일곱째, 학교에서의 건전한 민주시민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건전한 비판정신을 일깨우고 토론문화를 강화하는 토론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올바름을 핀단히는 정의교육과 권리의식을 함양하는 법교육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서로를 아끼며 함께 가는 교육을 통하여 막가파식 정치권을 맑게 정제할 수 있는 기본을 닦아 나아가야 한다. 교육의 효과는 어느 한 단계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므로 가정, 학교, 사회가 혼연일체가 되어서 완전한 인간을 세워가야 한다.
최근 정치권의 혼란상을 지켜 보면서 저러한 추태를 일거에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나 즉답은 없다. 결국은 정치권의 의식구조의 문제이고 권력시스템의 문제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민교육의 문제이다. 시민사회협약을 통해 정치권을 정화할 때가 온 것 같다.

Comments

정진앙
정학장님,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세계 몇번째 무역국가 운운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발전을 하지 못하고 퇴보하는 분야가 정치인듯 합니다. 이 어찌하면 좋소?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임우순
민주사회의 가장 기본인 법과 질서가 사라졌구나,,,특히 정치가 제일로 큰 문제이구나,,,모든것이 기치관교육이 잘 못되어서 그렇다고본다,,,항시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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