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권(군사저널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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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권(군사저널 7월호)

정용상 2 17
법률상식 - 대리권
기자 : 관리자 날짜 : 2013-07-02 (화) 11:44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 교수
sangbub@dongguk.edu



인간의 생활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대리인을 통해 대외적인 거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리인제도를 이용할 경우 대리인이 권리를 남용하거나 대리권이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리권을 행사하여 제3자에게 불이익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본인이 책임을 지게 된다.

대리란 타인이 본인의 이름으로 의사표시를 하거나 의사표시를 수령하고 이로 인하여 발생한 법률효과를 직접 본인에게 귀속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본인이 대리인에게 본인의 가옥을 적당한 가격에 팔아 달라고 부탁한 경우 대리인이 매수인을 만나 그 가옥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만, 이에 따른 법률효과, 즉 가옥에 대한 소유권 이전의무나 매매대금에 관한 권리는 본인에게 귀속되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는 법률행위(계약)를 한 행위자에게 법률효과가 귀속되는데 반해 대리의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행위자와 그 법률효과의 귀속자가 분리된다.

대리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대리권이 부여되는 임의대리와 법률의 규정에 의해 부여되는 법정대리, 대리인이 본인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의사표시를 하는 능동대리와 단순히 소극적으로 상대방의 의사표시를 수령하는 수동대리, 대리인에게 본인으로부터 수여받은 정상적인 대리권이 있는 유권대리와 이러한 대리권이 없는 무권대리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대리는 위탁매매업과 같은 간접대리, 단순히 본인이 결정한 효과의사를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사자(使者), 법인의 대표기관으로서의 대표 등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대리제도는 본인과 대리인의 관계(대리권), 대리인과 상대방의 관계(대리행위), 상대방과 본인의 관계(대리의 효과)의 세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또한 대리는 원래 법률행위에서만 인정된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의 의사결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법률행위(혼인, 유언, 이혼 등)에는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가족법상의 행위 중 부양청구권과 같이 재산행위로서의 성질도 갖는 행위에 대해서는 대리가 허용된다. 준법률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으나, 최고나 소집통지, 채권양도의 통지 등에는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되므로 대리가 가능하다.

대리권이 발생하는 유형으로는 우선 법정대리권의 경우, ① 본인에 대해 일정한 지위에 있는 자가 당연히 대리인이 되는 경우로 일상가사대리권을 갖는 부부, 친권자, ② 일정한 자의 지정에 의해 대리인이 되는 경우로 유언에 의한 미성년후견인, 유언자가 지정한 유언집행자, ③ 법원의 선임에 의해 대리인이 되는 경우로 부재자의 재산관리인, 상속재산관리인 등이 있다. 임의대리권은 본인의 수권행위(授權行爲)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 수권행위의 방식은 제한이 없으며 보통 위임장을 교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반드시 서면에 의할 필요는 없고 구두나 묵시적인 수권도 가능하다.

대리권의 범위는 법정대리권의 경우 개별적인 법률규정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므로 당사자가 이와 달리 대리권의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면 무효가 된다. 임의대리권의 범위는 본인과 대리인 사이의 수권행위의 해석에 의해 결정된다. 임의대리권의 범위는 본인은 물론 상대방 및 제3자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 범위의 결정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러한 대리권의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대리인은 보존행위, 이용행위, 개량행위와 같은 관리행위만 가능하고 처분행위는 하지 못한다(민법 제118조).

대리인은 본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자기계약·자기거래) 하거나, 대리인이 한편으로는 본인을 대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대방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쌍방대리)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자기계약은 대리인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기 쉽고, 쌍방대리에서는 본인이나 상대방 중 어느 한 쪽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이를 위반한 행위는 확정적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고 무권대리행위가 되어서 본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본인에게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리인이 대리권을 남용했을 경우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본인이 대리인에게 금전을 차용할 권한을 부여하였는데 대리인이 제3자로부터 빌린 금전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경우 그 채무는 본인에게 귀속되는가 하는 점이다. 대리권 남용의 경우 거래상대방이 악의일 경우, 즉 대리권 남용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대리행위의 효과를 본인에게 주장하지 못하므로 본인은 보호된다.

대리권은 법정대리·임의대리 불문하고, 본인이 사망하거나, 대리인이 사망하거나, 대리인의 성년후견의 개시(2013년 6월 30일까지는‘금치산선고’를 대리권 소멸사유로 하였으나, 2013년 7월 1일부터 개정법시행으로‘성년후견의 개시’로 바뀜) 또는 파산선고를 받으면 대리권은 소멸하게 된다. 임의대리의 특유한 소멸사유로는 원인이 된 법률관계(예: 고용, 도급, 위임, 조합 등)가 종료되었거나, 수권행위를 철회한 경우 등이다. 법정대리의 특유한 소멸사유로는 법정대리를 규정한 각각의 조문에 명시되어 있다(예: 친권남용으로 인해 법원의 친권상실선고를 받은 친권자, 결격사유가 발생한 후견인 등).

대리행위는 본인으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상대방과 하게 되는데, 대리의 방식은 본인과 대리인의 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현명주의). 만약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밝히지 아니한 때에는 그 의사표시는 대리인 자기를 위한 것으로 본다. 만약 대리인의 대리행위에 하자가 있을 경우 그 하자유무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대리인이 된다. 그 이유는 대리에 있어서 직접 법률행위를 하는 당사자는 대리인이기 때문에 의사표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건은 본인이 아닌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리인이 대리권에 기하여 한 대리행위(법률행위)의 효과는 직접 본인에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 판매자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제3자(매수인)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본인은 매수인에 대해 위 가전제품의 인도의무와 설명의무를 부담한다. 대리인의 불법행위나 사실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효과는 법률행위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본인에게 발생하지 않고 대리인에게 발생한다. 단 대리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본인과 대리인의 내부관계에 따라 본인에게 사용자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대리인은 그의 권한범위내에서 대리인 자신의 이름으로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데 이를 복대리인이라 한다. 복대리인은 본인의 대리인이며, 대리인의 권한 내에서만 대리행위를 할 수 있다.
대리권이 없이 행한 대리를 무권대리라 하는데 이러한 무권대리의 효과는 당연히 본인에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법은 본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 대리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처럼 대리권이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경우 본인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다. 이것을 표현대리라고 한다. 표현대리는 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리권이 있는 것과 같은 외관(外觀)이 있고, 또한 그러한 외관의 발생에 본인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경우, 일정한 요건하에 본인에게 대리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결국 표현대리제도는 상대방 및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제도이다. 표현대리의 유형으로는, ①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이다. 건물소유자(갑)가 상대방(병)에게 장차 건물은 자신의 대리인(을)이 처분할 것임을 말했으나, 실제는 갑이 을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을이 건물을 병에게 매각한 경우에 갑은 책임을 진다. 즉,“제3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3자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민법 제125조). ② 권한을 넘는 표현대리(越權代理)이다. 건물임대업자는 건물일부에 대한 임대계약체결 및 차임수령권한을 대리인에게 부여했는데, 대리인이 이러한 대리권을 바탕으로 이 건물을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처럼,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거래상대방이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건물임대업자(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민법 제126조). 그러므로 기본대리권이 존재하고, 권한을 넘은 대리행위가 있고, 제3자가 그러한 권한이 을에게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은 표현대리인의 대리행위로 인한 효과를 받게 되어 제3자에게 책임을 진다. ③ 대리권 소멸후의 표현대리이다. 건설회사 분양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퇴사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또한 과실이 없는 제3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대리권의 소멸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29조)고 하여, 대리권이 소멸되고, 기존의 대리권의 범위내의 대리행위를 하고, 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이라면 본인은 표현대리인의 대리행위로 인한 책임을 부담한다.

위와 달리 대리권없이 타인의 이름으로 의사표시를 하거나 이를 수령한 경우에는 본인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어 표현대리도 성립하지 않는다(협의의 무권대리). 또한 상대방도 본인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본인이 이를 추인(追認)하면 자신에게 그 대리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본인의 추인이 있으면 유동적 무효였던 무권대리행위는 계약시로 소급하여 유권대리행위였던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민법은 이러한 무권대리를 확정적 무효로 하지 않고 일정한 경우 본인에게 효과가 발생하도록 규정하여 무권대리인을 신뢰하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하고 있다.
일상의 거래에서 상대방이 대리권의 존속여부와 범위·존속기간 등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거래이후 대리권없음을 알았을 경우에는 민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아 불이익을 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Comments

정진앙
정학장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늘 부딪치면 겪는 일인데, 이번 기회에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건승하시기글 ......
임우순
특히 부동산 매매시에 대리인은 조심해야 한다이...부동산중개인한테 맡겨놓으면, 거의 사기성이 강하고 보면,,,,..나중에 중개사이름이 바뀌고 중개사는 다른사람이 일을 보는사람이 있어서리,,, 매수자,매도인이 직접 필히 복덕방에서 만나야 매매가 성사되어야 나중에 하자가 없는것으로 알고있다이,,,,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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