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2월호

건강/상식

리더스 월드 2월호

정용상 0 15


위기의 현실을 직시해야

 

정용상(동국대 법과대 교수)

 

올 해도 지난해의 아픈 유산인 사회 전 분야의 분열과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 뿌리 깊지 않은 나무이니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근본이 허약하니 아무리 가지와 잎을 살리기 위한 처방을 해도 그 나무는 야위어만 간다. 뿌리의 병인(病因)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빅뱅은 바람 잘 날 없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경제를 살리고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입법도 전혀 상반된 시각으로 쟁투 중이다. 기업에 근무하는 한 지인이 승진은 했는데 급여는 10% 깎였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싱글벙글이다. 일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이다. 청년들은 절벽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의 세월을 낚는 낚싯꾼이 되어 날이 갈수록 움츠려든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흙수저에게 해당되는 걱정들이다. 총체적 위기의 책임을 특정인 또는 특정그룹에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굳이 얘기한다면 지도자그룹의 책임이 크다. 왜냐 하면 일반인들은 그들의 언행이나 생각을 알게 모르게 닮으며, 또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우선 정치권의 분열과 대립현상을 보자. 독재체제하에서 정권의 유지를 위하여, 그리고 독재를 타도하기 위하여 보스별로 계파를 조직하여 힘을 모으던 흘러간 옛 노래(?)21세기 대명천지에서 쇠소리를 내며 짜렁쩌렁하다. 철지난 철저한 계파정치, 패거리정치가 개안된 국민을 식상케 한다. 여당 내의 친박과 비박의 대계파 아래, 원박, 탈박, 복박, 신박, 가박, 진박 등 별스런 용어가 난무한다. 야당도 이에 질새라 친노, 비노, 반노로 대별되더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국민회의, 정의당 등 여러 가닥으로 정파 간 분열경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의 이러한 분열과 갈등은 결코 국리민복의 제대로 된 정치를 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그들끼리의 페권다툼에 다름 아니다. 국민은 결코 패거리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패거리에 의한 집권은 맹수가 서로 먹이를 물어뜯듯이 무질서의 극치로서의 난장판이 되고 만다. 국민은 정치인의 능력과 경험과 신념에 의한 신념의 정치, 포용의 정치, 전체를 아우르는 링컨식 정치를 원한다. 수요자가 싫어하는데도 그들은 왜 억지로 그런 엉터리 상품을 공급할려고 하는 것일까? 철장 속의 허기진 맹수처럼 던져 주면 대충 아무거나 먹으니까 별 신경 쓰지 않고 공급자들끼리의 담합으로 저급한 상품을 공급하기로 약속이나 한 악덕 상인조합인가?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고 받든다고 해 놓고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이러한 철없는(?) 정치문화는 국민의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 국민을 두려워 할 줄 아는 정치인으로 국민이 그들을 잘 양생해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유분수지 이처럼 국민을 얕잡아 보는 정치권에 선거혁명을 통하여 따끔한 맛을 보여야 한다. 정당이나 정치결사체 그 자체의 정체성이 희미한 상태에서는 그래도 신념을 가진 애국·애민사상과 정신이 똑바로 박힌 후보를 뽑아야 한다. 국민의 선거혁명이 두려운 나머지 기성정치권은 마치 야바윗꾼처럼 패를 이리저리 흔들어서 국민의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방해한다. 투표권자에게 착시현상을 유도하여 그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 오도록 눈가림식 속임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호랑이 등을 타고서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휘둘리면 안된다. 아무리 패를 뒤집고, 접고, 빼돌리고 하면서 속이더라도 그 꽤에 넘어가면 안된다. 신성한 한 표를 통한 선거혁명으로 국민이 이 땅의 주인임을 확실히 각인시켜 줘야 할 것이다.

경제·노동계는 어떠한가? 이 동네 또한 정치판 저리 가라할 정도로 가관이다. 아직도 대기업의 상당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몰각하고 있다. 기업의 생명은 지배구조의 민주성과 회계의 투명성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너(지배주주)는 이를 거부한체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통한 의사결정메커니즘을 무시하고, 회사가 마치 오너의 사유물인양 착각하고 회사 이익을 마치 동화책에나 나오는 엿장수 맘대로 식으로 안하무인·무법천지의 황제경영을 일삼으며 횡령과 배임을 밥 먹듯이 하면서 근로자에게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한다면 누가 순순히 들어 줄 것인가? 경영자는 인치가 아닌 엄정한 법치에 의한 경영을 하면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유지하고, 명경알같은 윤리경영·투명경영을 통해 솔선수범하며, 하늘같은 애사심과 종업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통합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비를 댄다거나, 애첩의 집을 사 준다거나, 개인의 비자금으로 활용한다거나 하는 것은 전부가 횡령 아니면 배임일 개연성이 크다. 회사의 주인은 오너가 아닌 회사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들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진정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절실함에 놓여 있다. 노동환경이나 조건이 너무 어렵다. 법은 그들을 어루만져 줘야 한다. 문제는 극소수의 귀족노조가 그들의 특권유지와 기득권의 확장을 위한 무리한 쟁투로 기업에 치명적 손실을 유발하는 경우인데, 이 때 법치를 생명처럼 앞세운 경영자라면 단호하게 대처할 텐데, 위에서 언급한 불법과 비리를 일삼은 경영자는 스스로의 잘못이 노조에 노출되어 코가 끼어 꼼짝없이 부당한 조건의 노사합의를 하여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노사 간에 윈윈(?)하는 멸망의 길을 택하게 된다. 노사가 모두 떳떳하고 법치주의 신념에 찬 기업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업의 문제를 기업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정치권이나 정부가 개입하게 되면 결국은 정도의 차이일 뿐 관치화되어 기업본연의 모습을 잃게 된다. 노도 사도 통합을 위한 소통구조를 늘 열어 놓고 있어야 한다. 노사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면서 무엇을 어떻게 잘 해야 할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노사 공히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지위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부문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 정부는 경제부문에서 규제의 전못대나 대못을 빼야 한다며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전반적으로 점점 더 심화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양극화(권력, 명예, )의 해소를 위해, 이파리나 줄기의 규제개혁이 아닌 뿌리(근본)에 대한 규제의 혁파가 필요하다. 한 예를 들면 법조인배출시스템(로스쿨과 사법시험병치)에 대한 논쟁은 기득권유지와 공정경쟁 간의 싸움이다. 논란의 핵심은 경기의 심판인 정부가 로스쿨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맞게 제도를 관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법조쪽의 대변인이 되어, 민간주도의 법조인 양성시스템(로스쿨)은 도입해 놓고는, 입구도 출구도 엄청난 진입장벽을 쳐 놓아 꼼짝달싹 못하고 묶어 놓은체 외피만 개혁이고 내피는 개혁이전보다 훨씬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여 이전의 기득권이 더욱 강고화 된데 따른 후유증이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풀고 제도의 목적에 맞게 자율과 경쟁에 맡기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공공부문의 개혁 또한 정부의 낙하산 인사, 과도한 경영개입, 정부가 해야 할 궂은 일을 공기업에 떠 맡겨 엄청난 부채를 덮어 쓰게 해놓고 책임은 공기업에 전가하는 갑질의 규제와 통제로 인하여 개혁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공공개혁의 성공은 자율에 맡기되 책임을 묻는 식이어야 한다. 교육개혁 또한 교육의 독립, 교육의 자유, 교육의 자치, 교육의 자율이라는 대명제하에 교육현장의 현상을 직시하고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 개혁플랜으로 개혁을 선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념에는 이념으로, 떼법에는 떼법으로 전투적 개혁을 시도하니 성공할 리가 없다. 교육현장이 정치판으로 변질된데 대해 정치권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보수도 진보도 합동책임이다. 교육은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제발 더센 정치논리나 경제논리를 거두고 교육논리로 해결할 수 있게 정부는 슬기를 다하길 바랄 뿐이다. 고등교육 중 전문교육 등 공교육의 상당부분을 민간에 이양하여 교육부의 부담을 줄이는 것 또한 개혁의 발길을 한결 가볍게 하지 않을까?

정치의 후진성, 경제의 침체, 노령화, 저출산, 청년실업문제, 사회갈등과 분열의 심화, 불공정사회 분위기 확산과 사회양극화의 확산, 남북한 관계 및 동북아 정세의 혼미, 국제정세의 불가측성 등 어둠이 짙게 깔려 있는 현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전분야에 깔려 있는 갈등과 분열, 불신과 반목의 원인제공의 원흉인 특권과 기득권, 반칙과 떼법을 버리고, 소통과 통합, 연합과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회대타협을 이루기 위한 열망으로 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나아갈 국민정신계몽운동, 시민사회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간주도의 혁명적 개혁을 선도할 그 누구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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