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2월호(인권사각지대)

건강/상식

리더스 월드 2월호(인권사각지대)

정용상 2 11
                                  인권사각지대를 없애야

 

 

                                                                               정용상(동국대 법과대 교수)

 

최근 사회 곳곳에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일이 허다하다.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이런 무자비하고 비열한 인권침해가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선진국진입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로 짚어야 할 부분이 인권영역이 아닐까? 인권은 인류보편의 가치이기에 지켜도 되고 안지켜도 그만인 선택 사항이 아닌 필연적으로 지켜야 만하는 당위이다.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면 이거야 말로 동물왕국의 모습이다. 인권보호가 잘 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경제력이 출중해도 선진국이 될 수가 없다. 특히 인권의 빛이 잘 들지 않는 인권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첫째, 군대의 인권유린이다. 작년부터 유달리 군대에서의 폭력, 따돌림, 성폭행 등, 인권침해가 심화되어 젊은 사병이 사망하거나 정신적 충격으로 후유증이 유발되어 온전한 삶을 영위하지 못한 예를 무수히 접하였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전선으로 나아간 이들의 인권을 국가가 지켜 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 줄 것인가? 내가 조국을 지킴으로서 부모형제가 단잠을 이룬다는 군가 가사처럼, 국가를 위해 징병되어 영예로운 조국수호의 임무를 띄고 그 귀한 한 목숨을 조국위해 초개같이 바치겠노라며 가족의 품을 떠나 병영에 입문한 내 자식이, 전장터가 아닌 아닌 멀쩡한 날 부대에서 잔인하고도 비열한 방식의 폭력으로 주검이 되어 돌아 오거나, 치료불능의 중증심신장애를 안고 귀향하는 자식을 바라 보는 가족은 두 번 다시 국가를 위해 충성을 바칠 생각은 커녕, 국가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실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 군대는 군기가 빠진 군대이며, 이러한 군대는 전쟁 시 일사분란하게 싸울 수가 없다. 용맹스런 전사가 되어 불퇴전의 진군을 통한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평시에 병영에서의 인권보호가 생활화되어야 상하간의 엄정한 명령복종관계가 서고, 동료 간의 끈끈한 우정이 축적되어 그 힘이 전투력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인권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경시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며 인간생활에서 인권보다 더 높은 가치는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이 보장되지 않고는 단체사회 그 자체가 유지될 수가 없다. 병영에서의 상호존중과 배려의 정신과 행동을 일상에서 생활화 하고, 단체생활에서의 법과 원칙을 지키는 준법정신이 일상화되면, 훈련 중에 안전사고가 날 리가 없고, 전시에 이탈자가 생길 리가 없다. 결국 인권보장을 위한 대전제로 병영생활에서 전우들 간의 상호존중과 서로간의 소통과 통합의 노력으로 하나됨을 이루어 나가면 강한 군대, 정이 넘치는 군대, 의리의 군대로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군대 내에서의 사고는 부단한 교육을 통해 사전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이며, 만약 사고가 났을 경우는 그 조사과정 또한 인권보호를 으뜸으로 해야 할 것이다. 군에서의 인권보호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군의 사법기능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도 고려해 볼만 하다.

둘째, 비정규직노동자 또는 감정노동자의 인권유린이다. 작년말 아파트 경비원의 분신자살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아파트경비직의 열악한 근로환경 하에서의 인권침해는 의 입장에서는 일상적이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아파트 경비업무는 그 근로의 특성상 가진 자와 가지지 않는 자의 대비(?)가 적나라하게 표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경제적 양극화가 드러나는 현장이 바로 그들의 일터이다. 주민이 경비원을 업신여기거나 홀대하여 인권을 유린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저열한 취급을 하고 열등한 대우를 한다면, 그곳이야말로 바로 인권유린의 현장이다.

각 종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의 경우 또한 공정하고 평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사업자와 고객이라는 두 으로부터 질식하고 말 것이다. 땅콩리턴 사건에서의 사무장은 오너의 횡포에 무릎까지 꿇고 비행기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였다. 이 처럼 두 중 어느 한 쪽만 문제가 되어도 종업원의 일터에서의 삶은 고달플 수밖에 없다. 판매업소의 종업원에게 인격을 무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은 당하는 자에게는 인격학살이다. 감정노동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은 먼저 이 인간의 존엄을 인식하고 을 인간적으로 대접해 주면서 함께 하는 동류의식을 갖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이에 덧붙여서 이 법과 원칙에 의한 관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착한(?) 고용계약의 내용의 제시와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셋째, 영유아원에서의 인권침해이다.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아이를 심하게 후려 쳐서 아이가 벌렁 넘어졌다가 금방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서서 다시 음식을 주워 먹는 그 상황에서 옆에 아이들은 꿇어 앉아서 벌벌 떨고 있는 장면은 전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이를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한다든지, 대소변을 교육용기자재(?)로 사용하여 아이들에게 혐오감을 심어 주는 등의 비인간적 영유아 돌봄 현장은 아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기억을 심어주는 반교육적이고 비교육적인 불신의 무덤이다. 아이를 개 패듯이 심하게 때리고, 주먹을 휘두르는 보육교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는 부모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서 숯덩이가 되었을 것이다. 도대체, 왜 저런 유형의 사람이 영유아를 교육시키는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제발 능력이나 자질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자들이 보육교사로 몰려 오기 쉬운 제도적 구조는 아니기를 바란다. 뉴스에 나온 저 장면 외에는 어린이집에서 유아폭력이 없었다고 믿고 싶다. 세월호 사고 때 어른 된 것이 그렇게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 가고 싶더니만,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것을 깡패가 휘두르듯 그렇게 무모한 수윙을 아이의 머리를 항해 내 지르다니 정말 놀라운 장면이다. 결국은 이런 폭행을 서슴없이 하는 배경에는 인권에 대해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으며, 그보다 영유아보육에 관한 국가정책의 허술함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넷째,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소수그룹의 인권보호를 위한 인권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 소수사회에서 발생하는 극악하고 흉측한 범죄의 이면에는 그들의 인권의식의 미약함도 문제이지만, 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기회의 불균형, 인격의 무시 등 다양한 원인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산업연수과정, 북한이탈주민의 하나원 교육과정에서의 인권교육이 충실히 이루어 져야 하고, 특히 그들을 채용한 사업장에서의 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근로조건 및 근로환경의 개선을 통하여 그들이 인간존중의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인권환경조성이 필요하다. 한국적 사회현실에 비추어 볼 때, 다문화가정, 외국인노동자,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증가할 것은 불문가지이다.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줄 아는 아량과 관영이 필요하며, 그들이 쉽게 우리 사회의 주류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으뜸과제는 소수자의 인권의 신장을 정책이 우선이 아닐까?

다섯째,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 등에서의 인권유린은 없는지 주의를 요하는 영역이다. 그들 역시 현실적으로 철저한 의 입장이어서 피해를 당하면서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유약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무방비상태에서 인권유린을 당할 수밖에 없다. 광의의 복지차원에서 그들의 인권문제를 우선과제로 다루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어느 인권인들 소중하지 않은 인권이 있을 수 없겠으나 육체적·정신적 절대장애가 있는 자의 인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상대적 약자의 인권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과 방책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인권은 넘쳐 흐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인권은 어떤 경우에도 모자라서는 안된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최고규범인 헌법에서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의 인권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헌법상의 기본권의 확대를 위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개별적 영역 또는 특수한 인권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개별법에서 이를 보장하는 규정의 신설·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서도 국민의 의식과 정서에서도 인권이 최우선 시 되고, 특히 소수사회 또는 소수자그룹의 인권사각지대를 없애는 인권정책이 우선되어 글로벌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주변과 내 이웃과의 관계에서부터 우선 작은 인권보호의 씨앗을 심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Comments

정진앙
정학장!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건승하시기를 ......
정용상
고맙습니다. 3월호에는 우리 군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이 곧 --
State
  • 전체 방문자 345,809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