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저널 칼럼(3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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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 칼럼(3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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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시 : 2012년 03월 02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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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로스쿨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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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 사무총장. 동국대 법과대 교수
성스러운 결혼식장에서 신랑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순간에 신랑대신 거지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이 순간 주례는 혼인예식을 계속 집전해야 할까? 하객은 이를 신랑으로 받아 들여야 할까? 정상적인 교육이 아닌 로또식 시험으로, 그것도 사법연수원에서 독점적, 일괄적으로 법조인을 양성하는 시스템으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법률가를 양성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제도도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합의하에 도입된 것이 바로 로스쿨이다.

진정한 사법개혁과 법치주의의 실현, 그리고 글로벌시대에 맞는 법률가를 양성하고, 법조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의 다양한 법률서비스수요에 부응하는 맞춤식 선진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로서 큰 기대를 안고 도입된 로스쿨은, 외형상 진짜 로스쿨을 닮기는 했으나 그 실질은 전혀 로스쿨이 아닌 이름만 로스쿨일 뿐인 기형의 로스쿨이었다.
로스쿨법은 다른 정치적 입법과 연계된 채 여야합의에 의해 상정되어 세부적인 내용의 검토없이 엉겁결에 통과되었다. 그 입법과정 또한 현재의 법조의 특권과 기득권의 인정을 전제로 한 타협입법의 산물이었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에 부딪쳐 그 운영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그 제도도입의 목적달성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의 로스쿨정책이 정작 중요한 제도의 원리와 본질을 숨기고 오로지 법조인 수를 늘리지 않고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법조인배출 수를 묶는 놀음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로스쿨은 자율과 경쟁체제에서만 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이다. 타율과 폐쇄, 통제와 규제일변도의 정책아래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제도이다. 가혹하리만치 통제와 규제를 일삼는 현재의 로스쿨정책 아래서는 아무리 양질의 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체제적으로, 제도적으로, 물리적으로 그 목적달성이 불가능하다. 교육의 주체인 대학이 양질의 법교육을 시킬 수 있는 교육여건을 갖추면 그에 걸 맞는 적정정원을 확보하여 다양화, 특성화, 전문화된 교과과정의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보장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상적 교과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법지식을 연마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사회에 진출하여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본기를 익히게 해 줘야 한다. 로스쿨 정원이 과소하면 다양한 교과목의 개설 그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 없으며, 또 변호사자격취득을 어렵게 하면 그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므로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정상적으로 시킬 수가 없다.

로스쿨시대를 열면서 법률시장의 교란이니, 법률서비스의 질 저하니, 변호사의 수입감소를 걱정하는 정책적 기반은 저열한 특정직역 편들기이며, 그러한 배경을 둔 정책은 이기적인 꼼수일 뿐, 건전한 정책이라 할 수도 없다. 적정법조인 수나 법률서비스의 질이나 수요 등은 시장이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당국이 염려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로스쿨정책의 최우선순위가 총 정원과 대학별 정원을 통제하는데 있고, 그 정원책정에 법원행정처와 법무부가 결정적 영향을 끼치도록 되어 있는 로스쿨현실은 근원적으로 로스쿨의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누구에게 무엇을 맡긴단 말인가? 교육의 주체인 법학계와 수요자인 국민의 의견과 입장은 어디로 가고 오로지 법조특권유지를 위한 일념에 급급한 법조에 로스쿨진입의 결정적 칼자루를 맡긴다는 것부터가 로스쿨의 성공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로스쿨정원을 늘리면 전반적인 법조인의 실력이나 수준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국민에게 질 낮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과당경쟁으로 소송을 부추기고, 수수료가 덤핑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정말 가련할 정도로 이기적인 발상이다. 그런 의견대로라면 극소수의 인원을 배출하면 우수한 법률가에 의한 양질의 그리고 값싼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고기는 큰물에 방류해야지 어항에 넣어두고는 결코 고기다운 고기로 키울 수 없다. 척박한 환경과 위기의 상황을 맞으며 처절한 경쟁을 하면서 제대로 자라는 것이다. 경쟁없이 기록경신이 어려운 것은 운동경기에서만이 아닌 어디서나 적용되는 철칙이다.

로스쿨 1기생 법률가가 곧 배출된다. 통제일변도의 어항 속에서 길러진 이들이 이전의 사법시험출신보다 얼마나 폭넓은 법률지식을 쌓았는지, 그들이 무한경쟁의 세계법률시장인 넓은 강과 바다에 나가서 얼마나 생존력이나 경쟁력이 있을지 걱정된다. 법률시장이 개방되고 세계의 법률가들이 난해한 국제분쟁사건을 놓고 격돌하는 글로벌세상에서 우리끼리 법조인 수를 통제하려는 발상은 너무도 근시안적이고 전근대적이다.

이전의 사법시험제도의 국가통제적 병폐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현재의 로스쿨을 원래의 제자리로 앉히지 않는 한 로스쿨의 성공은 무망하다. 로스쿨 졸업생이 자유롭게 자율과 경쟁을 통해서 양성된 강하고 똑똑한 법률가로 태어나 국민에게 다가서는 법률서비스와 국제법률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법률가로서 국익을 챙길 수 있도록 로스쿨정책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면 그 답은 간단하다. 복잡할 때는 원칙에 따르면 된다. 로스쿨제도를 폐지하든지 아니면 원칙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로스쿨 총정원을 동결하려하고, 기왕에 인가받은 25개 로스쿨을 카르텔화하여 더 이상의 로스룰진입을 통제하여 새로운 특권법조의 기득권보호를 위한 방패로 삼아서는 안된다. 준비된 대학의 로스쿨진입을 허용하고, 과소정원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한 로스쿨의 적정정원을 배정해 주고, 로스쿨 졸업생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선진법치를 견인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정책적 배려를 강화하는 로스쿨정책을 펼쳐야 한다. 로스쿨을 졸업하면 무조건 판사나 검사 또는 변호사로서 송무영역에 종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로스쿨출신 법조인은 사무실의 법치, 다양한 성격의 단체나 기관의 법치, 기업의 법치, 길거리 법치를 위해 사회 전 영역으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과 기업에 많은 법조인이 진출해야 한다. 풀뿌리 법치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새내기법조인들이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더 이상 로스쿨정책이 정치적 잣대에 의하여 잘못 재단되는 것은 안된다. 로스쿨은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을 가교한 과정이다. 경제논리나 지역논리로 접근하면 안된다. 특정직역이나 특정정치단체의 입김에 의해 로스쿨정책이 좌우되어서는 안된다. 엿장수 마음대로 식으로 로스쿨을 갈라먹어서는 안된다. 인위적이 아닌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 인가기준을 충족하면 일단 인가를 해 주되, 그 구체적 운영은 대학이 알아서 하는 것이 순리이다. 로스쿨은 규제와 통제 하에서는 살 수 없는 제도이므로 자율과 경쟁 하에 운영토록 하되, 결과에 대한 엄격책임을 물어야 한다. 통제는 풀되 평가는 엄격히 하여 진입과 퇴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로스쿨교육의 궁극적인 책임은 교육을 시키는 대학이 져야한다. 그리고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변호사단체가 로스쿨운영에 너무 강하게 개입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떡하건 법조기득권을 지키려는 입장이므로 친로스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스쿨운영의 주도권을 정부가 쥐는 것도, 법조직역에서 쥐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직 대학이 자율적으로, 또는 국민이 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교육기관인 대학에 교육의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묻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더 이상 정원동결을 통한 법조인 배출 수의 통제를 지고의 정책우선순위로 두고 로스쿨정책을 펴는 것은 반로스쿨적이므로 자율과 경쟁의 제도적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로스쿨출신 1기 법조인을 배출하면서 그 간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왜 모두 침묵하는지 이상할 따름이다. 근본적인 로스쿨개혁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로스쿨법과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규제와 통제를 풀어야 한다. 예식장에 잘 못 들어온 거지를 쫓아내고 원래의 신랑을 맞이해야 한다. 그래야 로스쿨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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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우순
법조인들을 과잉양산하는것 같다,요즘 변호사들이 불경기라서 어렵다고 하는데 (잘 나가는 변호사들은 여전히 호경기이지만) 내가 아는 지인들중에도 변호사사무실을 문닫는곳을 많이봤다...뭐든지 다 때가 있는모양이다..로스쿨25개대학에 있다니 아무래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글 항시 감사합니다,,,,
최해원
정학장 개혁안데로 시행하라 시행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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