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저널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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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1 13

대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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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동국대학교 법과대학장 겸 법무대학원장)

 

기업이 발전하려면 그 영업활동을 지역적으로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역·은행·보험·운송과 같이 넓은 지역에서 많은 계약을 계속적·반복적으로 체결하는 기업의 경우 그 필요성은 더욱 증대된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 필요한 지역에 지점(영업소)을 신설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영업성적여하에 불문하고 인건비 및 영업소유지를 위한 비용이 지출되고, 또 멀리 떨어져 있어 업무집행을 감독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점장(상업사용인)이 그 지역사정에 밝지 않아 능률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없는 난점이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그 지역사정에 정통한 자가 일정한 기업을 위하여 계속적으로 거래를 대리하고, 거래시마다 일정한 수수료만을 받고 만족한다면 그 기업으로서는 매우 편리하고 또 비용을 절약하고 능률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개인이나 위탁매매인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이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므로 기업이 계속적·배타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으므로, 기업이 일정한 지역의 거래를 위하여 계속적·배타적인 보조상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리상제도를 이용할 경제적 필요가 있다. 오늘 날 대리상은 국제무역업·해상운송업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대리점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경제계에서 사용하는 대리점은 상법상의 대리상의 영업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보다 넓게 사용되기도 한다. 상법상의 대리상이란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상업사용인(지점장, 지사장)이 아니면서 상시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하는 자를 말한다(상법 제87조).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특정한 상인(본인)을 위하여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체약대리상) 또는 중개(중개대리상)를 하는 자를 대리상이라 한다.

본인(갑)과 대리상(을)간에는 대리상계약이 체결되면 을은 갑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의 대리나 중개를 하게 되는데(민법 제681조), 이 외에도 을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상법은 특칙을 두고 있다.

우선 을의 의무에 대하여 보면, 첫째, 을은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하였을 때에는 갑에게 지체없이 그 통지를 발송해야 한다(상법 제88조). 민법상 위임계약에서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거나 위임이 끝났을 때에 한하여 위임인에게 보고의무를 부담하는데(민법 제683조), 상법에서는 본인(갑)을 보호하고자 하는 기업거래의 필요에서 대리상(수임인, 을)의 의무를 보다 엄격히 하고 있다.

둘째, 을은 갑의 허락이 없으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갑의 영업부류에 속하는 거래를 하거나,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상법 제89조). 이것을 경업금지의무라고 하는데, 이는 갑과 을간의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갑(본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을이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에는 갑은 을에 대하여 대리상계약해지권, 손해배상청구권 및 개입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을이 겸직금지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에는 갑은 대리상계약의 해지권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위의 개입권이란 을이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여 제3자와 거래를 한 경우, 그 거래가 을의 계산으로 했으면 갑은 이를 갑의 계산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을이 아닌 제3자의 계산으로 했을 경우에는 갑은 을에 대하여 이로 인해 을이 얻은 이득의 양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셋째, 을은 대리상계약의 존속중에는 물론이고 대리상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을이 계약과 관련하여 알게 된 갑의 영업상의 비밀을 준수해야 한다(상법 제92조의3). 이것은 갑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정된 것이다. 이를 위반하면 을은 갑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대해 을의 권리는, 첫째, 을은 상인이기 때문에 갑을 위하여 한 행위에 관하여 당사자간에 보수의 약정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당연히 상당한 보수청구권이 있다. 을의 보수액에 대해서는 보통 대리상계약에서 정해진다.

둘째, 을은 갑에 대한 수수료청구권이나 체당금청구권 등이 변제기에 있을 때에는 그 변제를 받을 때까지 갑을 위하여 점유하는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 을의 보수청구권 등과 같은 채권은 을의 기업유지를 위하여 그 이행의 확보가 더욱 요청되며, 또한 을이 갑을 위하여 점유하는 물건 등은 이러한 채권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의 소유여하에 불문하고 이러한 물건 등에 유치권을 인정해 줄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상법에서는 을에 대하여 특별상사유치권을 인정하고 있다.

셋째, 을의 활동으로 갑이 새로운 고객을 획득하거나 영업상의 거래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갑이 대리상계약의 종료후에도 이익을 얻고 있을 경우에 을은 갑에 대하여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대리상의 보상청구권). 이 때 보상청구금액의 산정은 대리상계약의 종료전 5년간의 평균연보수액을 초과할 수 없고, 계약의 존속기간이 5년미만인 경우에는 그 기간의 평균연보수액을 기준으로 한다. 이 보상청구권은 대리상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소멸하는데, 이것은 당사자간의 법률관계를 가능한 한 조속히 종결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리상계약에 따라 대리상이 제3자와 거래했을 경우 대리상의 권리·의무관계를 보면, 체약대리상이 한 법률행위의 경우 대리의 법리에 의해 당연히 본인(갑)이 제3자에게 그 거래상의 책임을 부담하고 대리상(을)은 아무런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리상이 그 업무수행중 제3자에게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대리상만이 책임을 지고 본인은 책임을 지지않는다. 예외적으로 보험대리점의 경우에는 대리상 또는 그의 피용자의 업무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보험업법 제102조).

대리상이 제3자에 대하여 어떠한 범위내에서 본인을 위하여 행위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본래 대리상계약의 내용에 따른다. 즉 체약대리상은 대리상계약에서 인정하는 범위내에서 계약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갖는다. 대리상계약에서 정함이 없는 경우에 대리상은 제3자로부터의 통지수령권을 갖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상법에서는 물건의 판매나 중개의 위탁을 받은 대리상에 대해서는 매수인인 제3자의 이익을 위하고 매매관계를 신속히 종결시키기 위하여 통지수령권을 인정하고 있다(상법 제90조). 이 권한은 물건의 판매와 관련하여 매매의 이행에 관한 통지에 한정되므로 매매계약자체의 무효·취소·해제 등에 따른 통지수령권은 대리상에게 없다.

우리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그 영업범위를 확장해야 할 경우 어떤 제도를 활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영업주(상인)의 경영판단에 달려 있다. 지점을 설치할 것인지, 위탁매매인이나 중개인제도를 활용할 것이지, 아니면 대리상제도를 통하여 영업의 지역적 확대를 꾀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의 기준은 각각의 제도가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우선 영업의 특성과 지역적 특성, 시장의 규모, 기업의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택해야 한다. 대리상제도를 선택할 경우, 민법의 대리이론을 포함한 대리법의 전반적인 법지식의 정리가 필요하다.

Comments

임우순
대리상이 잘 되어야 본점도 살아나는구나...계약 할 때 잘 해야겠네그려...좋은 글 항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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