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월드 3월호

건강/상식

리더스월드 3월호

정용상 2 15

모든 것의 주인은 국민이거늘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정용상(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장)

 

평소에 사법개혁은 사회개혁의 기초라는 생각으로 그 분야의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모든 개혁은 법적 기반이 필요하므로 결국은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개혁의 방향과 당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여의도 언저리를 넘나든 일이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이상한 일은 국민의 대의기관이자 헌법기관인 국회와 국회의원이 말하는 국민을 위한다는 그 국민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동일한 정책, 동일한 입법을 놓고 서로 국민을 위한다는데 전혀 그 방향은 다르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국민이 이 땅의 주인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사상을 망각한 까닭이다. 국민의 이름으로 자기의 이익 또는 자기 편의 이익, 아니면 자기에게 정치자금을 많이 준 직역의 이익, 아니면 이건 좀 고상하긴 하지만 당론에 따르다 보니, 진정한 국민은 실종되고 너도나도 스스로의 이익의 방패막이로 국민을 팔려는 것이다. 주객의 전도도 유분수이지 이건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달려드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멀쩡하던 사람도 여의도에만 가면 이상해지는 이유가 여의도의 지세가 좋지않기 때문이라는 개그성 한탄도 있다.

과연 예산심의과정에서 진정한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삭감하자” 또는 “증액하자” 고함치는 것일까? 자기지역구사업비 외에 예산의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의원이 얼마나 있을까? FTA비준에 관해 국익우선으로 의원들이 냉정한 판단을 한 결과로 찬반을 표할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의원이 속한 정당, 자기 지역구 산업, 더 나아가서는 다음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찬반의 줄을 서는 것이리라.

작년의 세종시원안수정문제나 최근의 과학비즈네스벨트선정, 동남권신공항건설지선정의 문제 등에서 보면 하나같이 지역이기주의만 있을 뿐 국가장래나 더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 산업, 통일 등의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가 아닌 오로지 그 지역의 이익이나 정파의 이익에 따라 마치 열병·분열하는 군인의 반듯한 줄처럼 기계적으로 의견이 나뉜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단일한 사안에 대해 지역별로 패가 극명하게 갈릴까?

수도권은 지방의 사정을 알려고 하지 않고, 지방은 수도권의 사정을 모른 체 죽기살기로 싸우는 지자체 간의 합종연횡을 바라보면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튀니지나 이집트보다는 나은지 잘 모르겠다. 이런 식의 지역간, 직역간, 이념간, 계층간, 빈부간, 노소간의 갈등이 파국으로 갈 때 소위 남남간의 갈등치유는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남간의 대통합을 위한 소통구조가 필요한데, 이러한 곳곳으로 부터의 동맥경화현상은 궁극적으로 국민갈등의 원인이 되며, 그 결과는 모든 국가정책수립이나 결정을 바라보는 국민 개개인의 시각이 적법보다는 떼법을 통한 쟁취의 방향으로 가려 한다는 점이 두고두고 국가선진화, 법치선진화의 발목을 잡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통부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솔선수범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막가파식으로 인식되면 안된다. 힘을 가진 다수파가 힘을 너무 휘두르면 통합과 소통은 물 건너간다. 정부 스스로 국익최우선의 정책방향을 정하고 그 절차의 적법성과 다양한 의견개진 및 수렴의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며, 특히 반대의견을 경청하고 용해시킬 수 있는 당위와, 정책수립 및 결정에서의 도덕성, 합리성, 합목적성, 정당성의 측면에서 선명해야 하고, 기본적 인권과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며 이해관계자의 하나 됨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경제계에서의 소통이 참으로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간, 기업의 규모간, 기업의 직종간, 기업가와 피용자간, 기업과 고객간의 소통구조의 확립을 위한 기업의 역할제고를 위한 정부 또는 NGO의 후견적 역할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받고 있다고 인식될 때 국민은 정부나 기업을 신뢰하고 따르게 될 것이며, 상하좌우소통을 통한 통합으로 국리민복의 미래지향적 걸작품이 자연스레 도출될 것이다.

모든 것의 주인이 국민이거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정치의 피치자일 뿐이고, 행정의 규제객체이며 사법의 판단대상이고, 기업의 생산라인의 기계에 불과한 취급을 당연시한다면 국민은 정부의 부속품이고 기업의 노예일 뿐이다. 이 어찌 인본과 민본을 중시하는 민주법치주의가 물같이 흐르는 정의의 세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더 작아져야 한다. 공직자는 공복으로서 더욱 낮아져야 한다. 기업은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형성하여 운영하여야 하며, 경영자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경영을 유지하여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선도해야 한다.

정쟁적 방법으로 복지정책을 함부로 발표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무조건 퍼주기 식의 포퓰리즘적 정책은 국민에게 약속해서도 안된다. 마구잡이로 북한에 퍼주는 것 이상의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무상이 유행어가 되었는데, 문제를 잘 못 출제하면 답이 깔끔하지 못한 법이다. 무상급식이 옳으냐 그르냐 식으로 묻는다면 그건 넌센스다. 교육은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복지적 측면을 우선해서는 안된다. 교육을 경제논리로 접근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발상이다. 교육은 모든 국민의 자존심이요, 희망이자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최우선의 국책과제이다. 주인인 국민을 팽개치고 정치집단끼리 또는 단체장이나 기관장끼리 무슨 대통령선거정책자료집 만들듯이 언론플레이에 몰두하면 안된다. 주인을 팽개치고 종들끼리 무슨 운명을 건 흥정을 한단 말인가?

국민없는 정부, 국민없는 국회, 국민없는 사법, 국민없는 기업 등 모두가 국민의 위대함과 고귀함과 소중함을 모르고 그것이 마치 자기들 것인양 으시대는 사회분위기에서는 통합도 통섭도 없으며, 그러한 어설픈 갈등구조 속에서 무슨 남북통일을 논한단 말인가?

진정 주인인 국민을 섬기고 받들면서 희생과 헌신과 봉사의 일념으로 정부가 중심을 잡는다면 국민은 분명 주인다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책무를 다 할 것이다. 주인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의 이익추구에만 매달린다면 그 정부는 나락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국가는 정부의 것이 아니다. 국가는 집권당의 것도 야당의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다 국민의 것이다. 정부도 정당도 입법부도 사법부도 행정부도 모두 국민의 것이다. 당신들의 모든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모태를 망각한 배은망덕한 자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은 부모님이다. 정부는 그 자식이다. 지극정성으로 효도를 다하는 자식같은 정부, 정치지도자, 사회지도자들이 부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통합과 소통, 통일의 날을 기대한다.

Comments

임우순
항시 좋은 글 작성하시느라고 수고가 매우 많군요....대단히 감사합니다.....
전병환
되고나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지들의 이익만을 갈구하는 허접한 쓰레기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책무를 다했으면하는 바람일뿐 갸들에게 뭘 바라겠슈우~~~
속이다 후련한글 잘보고 갑니다
State
  • 전체 방문자 345,990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