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저널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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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저널 4월호

정용상 1 14
충동구매와 계약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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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
 

상품거래에서 판매자들이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방법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균형있는 소비생활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또 판매자들이 약속한 기간 내에 물건을 배송하지 않거나, 계약의 내용과 다른 물건을 보내오는 등 예상치 못했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상품을 거래할 때에 종종 판매자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법은 다양한 구제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다. 예를 들어 착오로 인하여 물건을 잘못 샀을 경우에는 물건을 사면서 체결한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구입한 물건에 하자가 있을 때에는 그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한 사례를 들어 보면, 체중감량으로 고민하는 결혼을 앞 둔 신부가 체중감량의 신비한 효험이 있다는 다이어트식품을 할인판매한다는 홍보전화를 받고 충동적으로 계약을 하였다. 그런데 이 식품을 이전에 구입하여 복용했던 경험이 있는 이웃사람이 그 식품을 복용해도 전혀 다이어트효과가 없다는 말을 듣고 충동구매한 것이 후회되어 신부는 계약을 취소하려고 하지만, 식품회사 영업사원은 계약을 취소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할인판매를 한 것이라며 계약취소를 거절하고 있다. 이 때 신부는 정말 그 물품계약을 취소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법에서는 계약의 철회와 취소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가능하다.
민법상에서는 취소와 철회가 혼용되기도 하나, 취소는 이미 효력이 발생하고 있는 의사표시를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행위임에 반해, 철회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효력의 발생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엄밀하게 그 차이가 있다.
민법상의 일반원칙은 청약의 의사가 상대방에 도달된 이후에는 이를 철회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527조). 청약이란 일정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자고 상대방에게 청하는 일방적·확정적 의사표시이다. 계약은 상대방이 이에 대해 승낙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보호를 위한 관련법은 충동구매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기간 재고해 본 후 계약체결의사를 철회할 수 있도록 청약의 철회권을 인정하고 있다. 철회권은 청약의 경우 뿐만 아니라 이미 합의된 계약에서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할부거래법이나 방문판매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다.
집이나 직장을 방문하여 물건을 팔거나 호객행위를 통하여 소비자를 자신의 가게로 유인하여 계약을 하는 방문판매로 물품을 구입한 경우에는 계약일 또는 물품공급일로부터 14일 이내에는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고, 철회사유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러나 다음의 경우에는 철회권을 행사할 수 없다. 즉 소비자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재화가 없어지거나 훼손된 경우, 소비자가 재화를 사용했거나 일부 소비하여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경우, 시간이 경과하여 다시 판매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경우, 복제가 가능한 재화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소비자의 맞춤식 주문에 의해 개별적으로 생산되는 재화 등에 대해 청약의 철회나 계약의 해제를 인정한다면 판매업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로서 사전에 당해 거래에 대하여 그 사실을 고지하고 소비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할부거래의 경우에는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의 경우에는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다.
철회와는 달리 계약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정한 일정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법률행위를 후에 취소권이 있는 자가 취소권을 행사함으로써 처음 계약할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잃게 하는 것이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사람은 계약한 당사자와 그 대리인이며,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첫째 미성년자나 한정치산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없이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5조 및 제10조). 둘째 금치산자가 체결한 계약은 법정대리인의 동의여부와 관계없이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3조). 셋째 계약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소비자는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9조). 예를 들면, 계약서 작성시 ‘10만원’을 ‘100만원’으로 잘못 쓴 경우, 또는 ‘한 장’이 100만원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한 장’이라고 썼는데 상대방은 1,000만원이라고 생각한 경우처럼 중대한 착오가 있을 경우이다. 넷째 소비자가 상대방의 속임수에 의해 계약을 체결했거나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태도로 인해 공포심을 가진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은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취소나 철회를 하기 위해서는 업체에 계약위반에 따른 취소나 철회를 구두, 직접방문, 전화 또는 서면으로 요청하고, 신용카드할부결제(단 20만원을 초과한 경우에만 해당)를 한 경우에는 카드사에도 이 사실을 알려 취소나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 취소나 철회의 방법은 제한이 없으나 판매업체와 카드사에 내용증명 우편 등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할부거래에서는 철회의사를 내용증명이나 우편 등 서면을 통해서 판매자에게 발송해야 하지만, 방문판매의 경우에는 서면이 아니더라도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는 등 구두로 철회할 수 있다. 이 때 철회의 효력은 서면을 발송하거나 철회의 의사표시를 한 날로부터 생긴다.
계약을 철회하면 소비자는 가지고 있는 물품을 판매자에게 반품해야 하고,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물품구입대금을 물품을 반환받은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해야 한다. 만약 물품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에는 반품시 비용(택배비용 등)은 할부거래, 방문판매,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의 경우에는 판매자가 부담하고,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의 경우에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판매자의 잘못으로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에는 판매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계약을 취소한 경우에는 소비자가 아직 물품을 받지 않고 계약만 한 상태였다면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만약에 이미 물품을 수령한 경우에는 철회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물품을 판매자에게 반품하고 판매자로부터 물품구입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판매자가 철회 또는 취소의 요청을 거절하고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자세한 사건경위서, 소비자와 사업자의 연락처 및 내용증명사본 등을 첨부하여 한구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등으로 접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위의 결혼할 신부의 다이어트식품구입 사례에서 신부는 전화권유에 의해서 다이어트식품을 구입했으므로 방문판매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방문판매법상 소비자는 어떠한 사유에 의하건 계약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계약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할인가에 구입했다할지라도 이는 법에 위반되는 계약내용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 만약 영업사원이 계속해서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내용증명우편으로 철회의사를 통지하면 될 것이다.
상품을 잘못 구입했을 경우 판매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계약을 취소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소비자가 계획에 없는 충동구매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Comments

임우순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물품을 뜯고나면, 생각했던만큼 물건이 안좋으면 반품이 되어야하는데...상품홍보와 관련없이 반품이 안되니 그것이 참말로 문제로구나,,,그러면 반품이 가능한것이여?소비자는 봉이다이....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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