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11월호

건강/상식

리더스 11월호

정용상 1 25


개혁으로 위기극복을

 

정용상(동국대 법대교수)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갈등의 세상을 살면서 피로도가 넘쳐 온 백성은 그냥 맥없이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회분위기가 너무 산만하면서도 가라앉아 있다. 4차 혁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아우성인데, 단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분열의 연속 속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법고창신의 마음으로 우리 조상들의 위기극복의 예지를 되새겨 보기도 하지만 누구도 이에 귀 기울일 것 같지 않아 언급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 밖으로는 세계경제의 침체와 동북아지역정세의 혼돈, 그리고 북한의 막무가내식 핵개발 등 어느 하나 온전한 곳이 없다. 내부적으로는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위난의 연속이다. 사드배치에 대한 국론분열, 2년이 지난 세월호 사고의 후유증, 백남기농민의 사망, 연속되는 아동학대 및 죽음, 칡넝쿨처럼 얽힌 법조비리, 기업지배구조의 왜곡과 재벌의 비자금조성 사건, 국제망신의 해운대란, 정기행사처럼 일어나는 철도파업, 유례없는 고강도의 지진, 태풍피해, 김영란법의 이상한 조짐 등 가히 지뢰밭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국감파행, 금도를 넘는 여야 간의 상호비방, 치졸한 대치와 파행은 국민의 자존심을 통 째로 앗아 간다. 특히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싸움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건 창피한 수준을 넘어 웃기지도 못하는 저급 코메디에 다름 아니다.

천둥번개와 벼락이 칠 때면 급히 피할 언덕이 있어야 하는데 국민은 도피처도 대피처도 없이 그냥 모진 비바람에 몸을 통째로 맡긴 체 그 거친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그 어디에도 의탁할 곳 없이 외롭고 고독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대다수의 국민에게 정치권은 답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말해야 한다.

가만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지도자그룹의 소위 기득권층은 왕조시대의 사고를 벗어 나지 못하는 것 같다. 기업주가 기업 돈을 자기 쌈지 돈처럼 마구 쓰다가 배임죄로 감옥을 가는데, 왜 내가 감옥을 가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갈면서 검찰과 법원을 한탄하고 재수없어 잘 못 걸렸다고 세상을 한탄하는 바보같은 기업주가 있다. 기업 돈의 주인은 기업이고 내 돈의 주인은 나일 뿐인데, 내가 왜 기업 돈을 마구 쓰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못하다 보니 배임이라는 처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찬가지다. 국가가 지도자의 것이 아니며 오직 국민의 것이라는 인식이 없이 국가재정도 쌈지 돈처럼 생각하면 그건 바보 공직자이다. 그 뿐인가. 권력을 가진 자는 국가 돈은 당연히 내 돈이고,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것은 다 내 것이고, 심지어 일반 사기업에게도 툭 치면 억하고 나오는 구조인 것으로 착각하여 시도 때도 없이 돈을 달라고 한다. 물론 사회공헌을 위해 단체를 만들어서 투명하게 쓰겠다면서 상대를 기망하여 돈을 거두니 이건 사기이다. 권력이면 법도 도덕도 다 무용지물이다. 권력자의 자제는 군대도, 대학입학도, 취업도 모조리 특혜로 일관한다. 고위층은 왜 태생적 심신장애자이고, 또 자녀에게도 그 질병이 유전이 되는지, 또 고위층과 친인척관계가 나중에라도 형성되면 그 선천성질병이 왜 전이되는지, 도대체 무슨 일로 모두가 현역입영이 불가능한 정신·지체 장애자가 된단 말인가? 더욱 기이한 일은 일정기간 입영기간을 도과하면 자연치유 되는 병! 이 병은 아마도 우주아래 의술로는 고칠 수 없는, 화성이나 목성, 아니 저 대기권·성층권 밖에서나 생길 법한 병이란 말인가? 아예 현역입영대상에서 빠지는 자원이 하도 많다 보니 입영해서 특혜를 받는 경우는 거론할 수도 없을 만큼 다반사이다. 단지 코너링 조작을 잘 한다는 운전기술 때문에 권력의 곁불을 쬐는 고위직의 운전병이 되고, 그 모의자가 인사에서 우대받았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의 일은 사건 축에도 못 드는 나라가 대한민국의 현주소인가? 대학입학 특별전형이 가진 자들의 부정입학 창구라는 오해를 받는 일,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노른자위 인턴이나 취업은 이미 정해 놓고 뽑는 것으로 오해 받는 일이 오해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대다수 국민의 의심어린 눈초리가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길 진심으로 바라나 과연 그럴까! 이 땅에서 사라진지 이미 오래 된 공의를 어찌 되찾아 올 수 있을까? 무너진 사회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로마가 외침으로 망했을까? 아니다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내부의 비리, 부정부패와 사회갈등과 분열, 사회양극화의 격심함으로 인하여 망한 것이다. 지도층의 타락과 탐욕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외부의 강한 압박과 내부의 분열이 혼성되어 휘청거리며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 통회하며 비전을 제시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자는 누구도 없다. 그저 이전투구로 영일 없이 싸움만 하면서 만만한(?) 백성을 볼모로 잡고 있을 뿐이다. 이건 아니다. 정말 이러면 큰 일 난다. 이대로 두면 나라가 망할 개연성이 크다. 옳고 그럼에 대한 결론은 나중에 내기로 하고 우선 나라를 구하고 보자. 일단 일으켜 세워 놓고 나중에 공과를 다투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위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오로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첫째, 정의가 하수와 같이 흐르는 공정하고 공의로운 세상, 향기롭고 투명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만능주의, 권력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인문주의, 인간중심주의로 회귀해야 한다. 다 죽고 한 사람만 사는 처절한 정글에서의 경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더불어 함께 가는 공동운명체로서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과제는 국민 스스로의 의식개혁을 통하여 가능하며, 그러한 국민정신계몽문동, 의식개혁운동을 선도할 도덕성과 비전을 갖춘,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적이 그러한 개인 또는 단체(NGO)가 선도해 주길 희망한다..

둘째, 소통과 통합의 덕망을 갖춘 지도자를 키우는 교육체제의 정립이 시급하다. 공교육현장의 끊임없는 이념논쟁과 역사논쟁,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교육현장을 전쟁터로 만드는 현행체제로는 안 된다. 도덕적, 미래지향적, 글로벌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구조의 개편이 시급하다. 과도기적으로 공교육과 사교육 간의 총성없는 흉측한 내전(?)을 일단 휴전하고, 공교육이 주도하며 사교육이 최소한의 일정부분을 감당하는 역할분담과 협업에 관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해 본다.

셋째, 국가지배구조를 국격과 국익중심, 국민의 기본권 증진을 위한 방향으로 개혁하여 사회통합·국론통합·국민통합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헌법을 국민통합의 근원이 되는 최고권위의 규범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의 권위가 녹아있지 않은 헌법은 더 이상 헌법적 존재가치를 부여받지 못한다. 제왕적 권력의 대통령, 무소불위의 입법권력, 나태한 행정권력, 원칙없는 사법권력을 일소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 삼권 간의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권력분산이 이루어지되 국민통합을 견인하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반듯한 헌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기업의 지배구조 또한 오너(기업주, 지배주주)의 독선과 탈법을 막기 위한 기관구조로, 견제와 균형원리가 철저히 작동될 수 있도록 손봐야 한다. 국가나 기업의 지배구조개혁은 궁극적으로는 기본적 인권의 보장과 공정사회의 구현, 더 나아가 부정과 비리와 특권구조 간의 야합으로 인한 특권계층의 존재를 부정하고, 공정경쟁을 통한 신분상승의 틀을 마련하고, 사회양극화를 완화하여 신뢰사회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신뢰사회구축은 노동현장은 물론이고 사회 전영역에서의 활력을 높여 국민대통합의 바탕이 될 것이며, 그 힘은 남남통합, 남북통합, 민족통합의 불씨가 될 것이다.

넷째, 이러한 정책이 완성돨 때 까지 경과적으로 국민모두가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장이 펼쳐져야 하며, 국민의 공무담임, 국민의 정책참여의 폭을 넓혀 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총화를 위한 한 단계로 현행체제의 범위내에서 가능한 한 최대한의 권력분산을 통한 타협과 협치의 조건을 만들고, 대탕평의 중립적 거국내각(?)을 구성하여 모두가 국가경영에 책임지는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실여부에 불문하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인사는 쉬게 하고, 신망이 두텁고 전문성이 있는 자, 무엇보다도 국민통합의 의지와 애국심이 강한 인사를 널리 구하여 외유내강형의 부드러우나 강한 내각을 구성하고, 철저하게 스스로의 직분에 책임을 다하는 구조로 나아가길 바란다. 이러한 훈련은 향 후 국가지배구조의 개혁과 국회통합의 실현의 시점에서 저수지의 수문을 열 듯이 내용과 형식, 이론과 실제가 접합하는 파라다이스 대한민국, 그레이트 대한민국이 실현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Comments

정진앙
정용상 동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옳습니다!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여.야 모두 신뢰감이 없으며, 법을 추상같이 집행하여야 할 집행자들은 물론 사회 곳곳 역시 믿음이 가지 얺습니다. 이러니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해외에서 바라보는 눈은 대한민국이 버티는 것이 정말 희한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 시대에 살아 가는 나 자신이 우리 사회를 무엇을 하였는지 정말 부끄럽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대오 각성하여, 후손들에 부끄럽지 않은 좋은 사회를
만들어 물려 주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겠지요? 우리 홈피가 찬서리 맞은 호박잎처럼 늘어질지라도 건강관리 잘하시고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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