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자치(리더스 월드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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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자치(리더스 월드 4월호)

정용상 3 20
교육의 진정한 독립과 자치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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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
 

 

선거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선거공약을 보면 정파구분없이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끝도 없이 마구 퍼주겠다는 것과, 예외가 원칙을 배척하는 반법치적인 실현불가능한 공약(空約)투성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학교교육정상화나 평생교육의 실효성확보를 위한 제도개혁을 담은 교육공약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교육은 사회 어떤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교육에 대한 관심은 항상 으뜸과제이어야 한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은 과연 어떤가? 교권은 유지되고 있는가? 학습권은 보장되고 있는가? 교육의 국제경쟁력은 갖추고 있는가? 급변하는 사회구조변화에 발맞추어 창발력을 제고할 수 있는 통섭적·융복합적 교육을 위한 학사운영이 가능한가? 민주시민으로서 서로 돕고 함께하는 사회를 위한 전인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교단은 무너졌고, 교권도 학습권도 보장되지 않으며, 반교육적·이념적 사고에 치우친 패거리식 교육풍토가 학생들에게 엄청난 정서적 갈등과 사회적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교육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교육현장이 왜 부정과 불신의 본산처럼 타락해 버렸을까? 정부도 정치인도 교육지도자도 이 문제에 대한 치유책을 찾아내야 한다. 선거에 임하면서 정치인도 교육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를 생각하면서, 문제는 교육의 장을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한 쟁투의 장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정치는 교육을 지원하되 결코 장악할 수는 없으며, 특히 교육의 장을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한 이념충돌의 전장터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무턱대고 아무런 납득할만한 대안도 없이 무상급식, 무상교육식의 무상시리즈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 특히 교육현장에서의 제도나 정책의 문제를 정치적 호불호를 기준으로 재단해서는 안되며, 비교육적이고 반법치적인 방법으로 단정해서도 안된다. 반값등록금 문제도 마치 인민재판식으로 대학이 무슨 범죄집단인양 매도하고, 교육성과에 대한 판단없이 무조건 반값등록금을 관철시키겠다고 정치적 선언을 해 버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그 주장의 근거는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논증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고등교육의 상당부분에 대해 국가책임을 사학재단에 위탁하였고, 사학은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비리나 부실을 저지르는 대학을 예로 들면서 노점상에게 물건 값 깍듯이 반값등록금을 강요한다면 그건 무책임한 허언일 뿐이다. 대학을 도매금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몰라도 교육적으로는 그 후유증이 크다는 것을 포퓰리즘에 파묻힌 정치인들에게 엄중히 알려 주고 싶다. 물론 대학에서도 이 기회에 불요불급한 지출요인을 가려내고, 대학 간의 정보나 자원의 공유는 물론 합병 등의 구조조정을 통한 등록금인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건국이후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은 중앙집중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다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교육선진화를 위해서는 교육의 자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참교육발전을 기할 목적으로 교육감도 직선으로 뽑게 된 것이다. 그런데 교육자치의 본지는 어디로 가고 교육감의 이념성향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학생지도방책이 각기 다르고, 자치단체별로 공교육체계가 좌우로 뒤틀리는 것은 결코 옳은 교육방향이 아니다. 교육현장은 일반산업현장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므로 교단의 주체인 교원이 일반산업현장의 노동운동행태를 따르려 한다거나, 동일한 개념의 노동법적용을 강조한다면 그건 무리다. 왜냐하면 노동권을 행사했을 경우 학생의 지위는 산업현장에서의 고객 또는 구매자의 입장과는 다른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노동환경이 전혀 다르다. 졸지에 학생이 노동권행사로 인한 포로가 되어 버리니 교육현장에서의 노동운동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더 이상 교육현장을 정치쟁론화의 장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백번을 양보하여 교원의 노동운동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교육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한 한정적 노동운동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더 이상 교육현장을 정치권과의 연합작전(?)을 통한 정치적 목적의 실현이나 이념교육의 실험장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언젠가 교육감선거에서 한 후보가 학원연합회로부터 불법선거자금을 수수하여 그 직에서 물러 난 일이 있다. 공교육 수장이 사설학원의 이익집단인 학원연합회로부터 불법선거자금을 왜 받았을까? 공교육을 팔아 사교육을 활성화할 의도인가 아니면 공·사교육의 혼재를 도모하려 했을까? 혹시 특정정치권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수수하지는 않았을까? 정치권과 교육계는 불가근불가원이다. 교육정책의 수립을 위해서는 그 적용법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나 정부의 도움이 요구되지만, 이 경우에는 교육현장에서의 입법수요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서 정치권이나 정부를 설득해서 필요한 입법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야합을 해서는 안되며 특히 정치권의 요구에 교육정책이 질질 끌려 다녀서는 더더욱 안된다. 국회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입법을 해 주어야 하고, 정부는 교육행정의 총론적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하되, 각론적 교육행정은 교육청에 맡겨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교육정책을 놓고 대치하고, 교과부장관과 교육감이 정책집행과 관련하여 대치하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교육감이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려 하면 중앙정부에서는 상위법규를 개정하여 그 시행을 보류케 하고, 무상급식을 위한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에 대한 지방의회와 지방정부의 의견대립으로 결국 이것이 정치쟁점화 되어 광역자치단체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단체장이 들어와서 즉각 예산지원을 하고, 지방의회를 장악한 다수당은 중앙당의 입맛에 맞게, 마치 윷놀이 판의 “도” 아니면 “모”식으로 관련 의안을 통과시키거나 부결시켜 중앙당의 정책을 세워 주고, 교육이 이리저리 권력을 가진 자들의 힘겨루기 결투장으로 변한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와 연관된 교육에 대해서는 교육노동자를 자처하는 교원들과 교장이 서로 다른 교과과정으로 교육을 시키는 등 오늘의 교육현장은 난장판이요 개판이다. 가르치는 자의 책무도 배우는 자의 열정도 없다. 그 원인은 교육이 정치의 먹잇감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자치의 이념을 구현하고 교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정치논리가 교육현장을 지배토록 해서는 안될 일이다. 교육의 독립성과 자치성, 자율성은 학문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보호되어야 한다.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혼란의 교실을 정돈해야 한다. 교육은 정치에 구속되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정치와 절연해서도 안된다. 단지 정치는 교육을 지원하고 장려하고 권면하며 올바른 교육을 위해 질서 지워주는 역할이어야지 통제와 규제를 통한 하부구조로 교육을 본다든지, 교육현장을 정치거점화를 위한 장으로 이해한다든지, 정치적 이슈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적 지위로 교육을 이용하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할 것이다.
발전적으로 공교육은 사교육의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는 구심력을 가진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의 정체성확립을 위한 기획 및 정책기능을 뺀 나머지 교육집행권한을 중앙정부에서 교육청으로 이관하여 진정한 교육자치권을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교육은 사회 모든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본부이자 지휘소이다. 교육은 사회의 어머니이자 젓줄이다. 정치는 교육의 독립과 자치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치도 교육도 다 망한다. 그러면 나라도 망하게 된다. 나라가 흥하려면 교육이 우선적으로 흥해야 한다. 교육은 정치인의 것도 교육자의 것도 아니다. 그 소유권은 국민에게 있다. 교육은 국민의 것이다.

Comments

정진앙
정학장 늘 유익한 좋은 글 올려주어 감사합니다. 건승하시기를 ......
임우순
잘 지적하셨네그려,,,,,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유구무언이네...학습지도도 중요하지만서도 더 중요한것은 생활지도인 인간성교육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본다,,,오늘날 교육이 왜 이리 요모양,요꼴이 된지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서도...책임전가아닌 전가로 가정교육이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너무 과보호하고, 버릇없이 길러낸것이 학교와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것을 망각한 것들이 큰 문제가 된다,,,집에서도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잘못된것을,,, 학교에서 어떻게 고칠수가 있는가? 가장훌륭한 선생님은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부모님이시다,,,,내자식은 내가 선생님보다는 더 부모가 잘안다, 특히 초등학교때에 버릇이 평생간다,,,지나친 이기주의가 먼 미래사회에 타인한테 엄청난 피해를 준다..그것을 초등,중등학교때 못잡아주면,틀림없이 민폐를 끼치는 영향이 더욱커진다...세상에 모든이들이 왜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가? 그것은 사람답게, 참되게, 살고싶어서 교육을 받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좌우당간 현대교육보다는 옛날 전통적인 교육이 훨씬좋다고본다,,,항시 좋은 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종섭
조목조목 공감가는 글 감사하다^^
퍼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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