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월드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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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월드 5월호

정용상 0 26


대통령의 조건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장)

 

탄핵이라는 국가불행의 정치적 최종수습은 새로운 태통령을 뽑는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대선은 당선자발표 즉시 대통령임기가 시작되므로 정권인수위원회가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조차도 없이 바로 대통령은 직무를 시작한다. 정부 부처개편·각료조각 등 조직구성과 인선이 급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가을부터 국정의 표류가 이어지면서 국내외적인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 그야말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신속히 정국의 비상상황을 정상상황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 새 정부의 가장 화급한 일은 정부구성이며, 그 다음은 갈기갈기 찢겨진 분열과 갈등, 분노와 저주, 불신과 불통, 반목과 이반의 사회혼란을 수습하는 일이다. 사회통합, 국론통합, 국민통합을 위해 대승적 대화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 전국민이 새로이 전개되는 역사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사회구조의 대개혁과 국민대타협, 그리고 국민정신 계몽운동이 필요하다.

국론을 결집시킬 수 있는 민주주의적 방법은 선거 밖에는 없다. 이번 대선이 이 땅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길 소망한다. 안타깝게도 각 당의 경선과정과 본선 공약이나 선거방책을 지켜보면 아직도 구태의연한 선거고질병을 고스란히 연출하고 있다. 정말 이런 식의 선거를 통해서 대의민주주의가 그 제도적 목적달성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정당도 후보도 전혀 민주주의나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도 의식도 없는 것 같다. 게임의 법칙, 룰의 기초에 대해서조차도 고의인지 과실인지 잘 모르겠으나 그냥 뭉개어 버리고, 동문서답하며 돌진하는 마치 무지한 야생마와 같다.

우리나라의 정당구성이 정책중심이 아닌 특정 사람중심의 끼리끼리 뭉친 정치결사체이므로 정당정치의 기본이 서 있지 않은 탓에 바람만 불면 뿌리째 흔들려 버린다. 정책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의 정당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권자인 국민은 정당에 대한 신뢰나 기대가 크다.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경우는 대선에서는 전무하며, 총선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다. 칠흑같은 밤에 노도가 휘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 대한민국호를 운항 할 선장인 대통령은 어떤 자 이어야 할까?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기본적으로는 애국심, 통합의 리더십, 미래를 향한 비전, 전문성, 위민위국의 헌신과 봉사정신이 충만해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 후보자의 선거캠프에 누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후보가 누구와, 어떤 부류의 사람들과 동업(?)을 하고 있는지를 볼 일이다. 캠프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의 면면을 보면 후보의 성향이나 향 후 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 결국 그들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의 골격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탐욕스럽고 무식한 꾼들에게 포위된 지도자는 제왕적 지도자가 될 개연성이 크다. 우리는 무소불위의 부족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 캠프 구성원의 색깔이 통합론자인지 분열론자인지. 성장우선론자인지 분배우선론자인지, 보편적 복지론자인지 선별적 복지론자인지, 정부주도형 큰 정부론자인지, 민간주도형 작은 정부론자인지, 권력분산론자인지 권력통합론자인지 등을 살펴보면 후보자에 대한 판단의 기저가 되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캠프도 후보자도 법과 원칙, 기본을 중시하는 원칙론자이어야 한다. 표를 의식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법과 원칙을 어기고, 적법절차보다는 효율성과 합목적성 추구에 급급한 나머지 목적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절차의 적법성이나 정당성을 무시해 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후보자는 민주주의를 신봉하며 법치주의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가 만개하는 법치국가로 세워 나가는 지도자는 결코 독선과 자만에 빠져 인위적 기준에 의해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원칙에 충실한 건전한 통섭적사고력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셋째, 섬기는 리더십, 받드는 리더십, 강력한 원칙주의자적 리더십, 더불어 함께하는 리더십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이러한 자질이 있는지를 짧은 선거기간에 다 알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후보 개인과 소속 정당이 지금까지 어떤 스탠스를 취하였는지를 확인 해 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어느 날 엉겁결에 로또 당첨되듯이 불쑥 출현한 지도자는 검증되지 않은 탓에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기본이 되어 있는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온전한 인간성의 소유자인지를 검증해야 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닌 대해의 치열한 국제경쟁질서 속에서 국익을 지키고, 외침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명철한 통찰력과 실행력, 글로벌 마인드가 있는 지혜와 용기와 절제를 겸비한 정의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대선의 승리자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국가체제를 수호하고 남북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교류와 협력을 선도할 지도자로 국가의 품격을 드높일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은 올곧은 민주주의, 심굳은 법치주의, 반듯한 자본주의를 활착시켜 불신과 불통, 갈등과 분열의 양극화 사회를, 소통과 통합, 연합과 통일의 사회로 세워 나가야 한다. 국가백년대계의 교육체제를 바로 세워 교육현장이 이념의 쟁투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하여 쉬임없이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새로이 맞을 대통령은 위민, 흥민, 여민의 대통령! 열린 대통령! 함께 하는 대통령! 국민의 자존과 명예를 지켜주는 대통령! 법치대통령,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글로벌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러한 대통령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지역이나 이념으로 편이 갈린 반쪽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손으로 뽑기 때문에 우리의 역량과 판단에 따라 우리의 꿈을 이루는 대통령이 태어나는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 모두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민주대한민국, 자유대한민국, 통합대한민국, 통일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의 태어남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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