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월드 5월호

건강/상식

리더스 월드 5월호

정용상 2 18
                          정치권의 분골쇄신을 기대하며
 
                                                  정용상(한국법학교수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언제나 선거결과를 분석할 때면 민심은 항상 절묘한 선택을 한다고 말한다. 이번 선거 또한 황금분할인지, 어느 정파에게도 절대권력을 허용하지 않는 고단수의 백성의 뜻이 반영된 것인지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으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투표장에 나가는 유권자의 걸음이 참으로 무거웠을 거라 생각한다. 투표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행사이지만 마치 “다음 중 가장 바른 것은?”이라는 객관식 문제를 푸는데, 그 문제출제가 잘 못되어 찍을 답이 없어서 최선의 답은 찾지 못하고, 차선의 답도 없어서 결국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후보, 또는 정파를 선택한 우울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선거결과가 아닌가 싶다. 총선준비과정, 특히 서울시장재보선이후부터 정치권은 대단히 교만했다. 그들은 주인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 정파의 이익 또는 선거승리가 최고의 목표이고, 그 다음은 어떤 상황이 도래할지, 경제가 망할지 사회가 혼란을 맞을지 예측불가능한 위기의 상황아래서도 끼리끼리 그들만의 리그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선거를 하기 전 부터 자가당착적인 예측을 내 놓으면서 바람잡이 노릇을 하는 정치권의 코미디는 국민들을 우울하게 했다. 서민의 애환을 모르는 그들만의 잔치상을 바라보는 서민은 심정은 어떠할까?
골목경제가 파탄나고 서민들의 가게경제가 박살난 상황에서, 가진 자들의 교만과 횡포가 극에 달하고,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거래관계에서의 대원칙을 빙자하여,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가 강자에게 거래현장에서 얼마나 착취당하고, 삶의 터전에서 얼마나 무참히 내쫓기는지에 대해 정치권은 관심도 없다. 대지주나 임대업자들이 소상인이나 임차인들에게 얼마나 모질게 법(?)이란 무기를 내밀면서, 이전보다 훨씬 나빠진 경제환경과 관계없이 가혹한 조건을 제시하며 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쫓겨나가든지, 법(?)대로 하자는 가진 자의 횡포가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엄혹한 현실이다. 이 땅의 정당에는 진정한 의미의 정당은 없고 그냥 정파(패거리)만 있을 뿐이다. 어느 정당이 국민을 섬기고 아끼는 진정한 정당적 이념과 정책과 내실을 갖추고 있단 말인가? 진정한 재벌을 위한 정당도 없고, 서민 편을 드는 정당도 없고, 노동자를 위하는 정당도 없다. 그저 자기들 패거리의 이익만을 위한 정치모리배집단일 따름이다. 재벌이라고 다 나쁘고 없애야 할 대상은 아니며 일견 보호법익이 있고, 서민이라고 마구잡이로 재벌 곳간을 파헤쳐 퍼다 먹이면 되는 집단은 아니다. 서민이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 있고, 또 한 켠에서는 허리띠를 졸라 매고 고통을 분담해야 할 영역이 있는 것이다.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이 땅의 노동자 중에서 진정 보호를 받아야 할 노동자와 거의 재벌적 수준의 귀족노동자(?)가 있으니 진정으로 보호해야 할 노동자그룹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법이 필요한 것이지, 두루뭉술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내세워, 노동권력의 눈치를 보며 노동자의 표를 끌어 모으려는 식의 정파는 진정한 노동자당이 아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기성정당이 한결같이 특정직역의 기득권층을 편들고,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특정영역의 한정적 국민들을 위한 기생정당이지 무슨 국민의 편익과 자존심을 살리는 공장으로서의 정당은 없는 것 같다. 정당의 이익을 위한 정당이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없다는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깊이 헤아려 분골쇄신의 자세로, 대오각성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국민은 그간에 정치권에 대해 속고 또 속으면서 그래도 우리의 것이니 잘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정치를 아껴왔다. 결과는 늘 국민을 버리고, 끼리끼리 그들만의 특권을 향유하고 즐기기만 할 뿐, 국리민복과는 무관한 특권세력으로서의 기성정파들로 구성된 정치권을 이제 더 이상 보호하고 사랑하기에는 인내력의 한계에 도달했다. 지금 국회에서 건전한 국회운영을 한답시고 입법성안과정에서 60%찬성을 요하는 국회운영 쇄신을 위한 입법안을 내어 놓는 희한한 발상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이들은 어디서 왔으며 누구로부터 위임받은 힘이기에 이렇게도 안하무인일까 싶다. 정치권은 대한민국을 망하기를 바라는 집단인가? 그렇지 않고 우리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을 의식하는 최소한의 양식있는 정치를 하고 입법을 하고 국민의 아픔을 살펴야 할 것이다.
향 후 4년간 국민의 도우미역할을 할 300명의 국회의원이 뽑혔다. 어떤 동기에 의해 국회의원이 되었건 간에 국민의 표에 의해 뽑혔으니 누가 주인(주권자)인지를 의식하는 상식 있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고통스런 삶의 현장을 지키면서 자존심도 명예도 다 잃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접도 못 받고 회한과 오뇌의 시간을 보내는 많은 서민·빈민들의 차디찬 눈동자를 지켜주고 보듬어 주는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
우리 선량한 대다수 국민은 참으로 단순하다.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인간다운 삶을 원한다. 헌법에 보장된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구현되어, 최소한의 자존심을 유지하면서 기회의 균등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기를 원한다. 헌법이 명하는 기본권의 보장을 받기를 원한다. 삶에서 필요충분조건의 성취를 원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원한다. 하늘이 내린 천부인권의 가치를 존중받기를 원한다. 차별받으며 경제적, 정서적 고통에 신음하는 서민들은 무심한 정치권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사회통합과 소통과 공정사회를 외치면 귀에 들릴 리가 없다.
사회개혁을 위해 정치개혁을 먼저 해야 하며,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전반적인 요구와 환경의 변화에 걸 맞는, 그리고 글로벌시대의 선진정치시스템과 정치인의 의식의 대전환, 특히 정치지도자의 인본과 민본의식으로의 무장, 정당민주화의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 정치권력이 모든 권력을 다 장악할 수 있다는 후진적 정치의식으로는 개혁은 불가능하다. 정치는 다른 영역을 보호하고 보조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의 구축임무만 충실히 해야지 경제권력도 문화권력도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정치인은 수요에 맞는 정치(精緻)하고도 심오한 법을 만들어서 그 법을 지키는 자에게 공기처럼, 물처럼, 햇빛처럼 베풂을 임무로 하는 입법제공자로서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
근본과 근원에 충실한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위해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글쎄 벌써 끼리끼리 그들만의 기득권, 특권을 챙기기 위해 다가 올 대선을 디자인하려는 현재의 정치권에 이런 절규가 통할지 의문이지만, 서민을 지키고 국민을 통합하며, 모두가 하나 되어 한결같은 반듯함으로 손에 손 잡고 나아갈 수 있는 공정한 사회,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정치권이 동반자로서,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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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임우순
많은 당들 철새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당들 다 없애야 된다이....백성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썪은정치인들도 다 쓸어버려야 한다이..백성들과 본인의 진실과 정의를 위해서 불철주야 힘쓰는 정치인들이 많이 탄생되시기를 바라면서 항시 좋은 사설같은 글 정학장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진앙
정교수님 빠짐없이 올려 주는 주옥 같은 글을 염치 없이 잘 일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읽을 수 없는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니다. 단~결~! 건강하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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