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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도해를 마주한 일주도로는 곳곳이 비경이다. 따사로운 봄볕아래 배낭하나 둘러메고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다. |경향DB |
ㆍ육십리 섬길에 추억이 흐른다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땐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게 상책이다. 번잡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 멀리 있어 더 그리운 흑산도는 가는 곳마다 비경이다. 그 비경 한편으로 소담스러운 섬마을이 있고 그곳에서 질펀하게 살아가는 뱃사람들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바다를 벗 삼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해안도로가 널려 있어 유유자적하게 ‘나 홀로 여행’을 다녀올 만하다.
흑산도는 목포항에서 뱃길로 93㎞ 거리. 과거에는 이웃 섬인 홍도를 가기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했지만 이곳의 비경이 속속 알려지면서 홍도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흑산 홍어가 특산물로 알려지면서 관광과 더불어 홍어 맛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외지인이 적지 않다.
바닷물이 푸르다 못해 검게 보여 흑산도라 불리는 섬은 주변에 기암괴석과 해안동굴이 널려 있어 섬 전체가 비경인 셈.
흑산도 여행은 크게 육로와 해상으로 나뉜다. 이중 해안일주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여행의 백미. 일주도로는 관광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관광버스는 예리항을 출발해 죽항리 뒷대목-샘골-칠락봉 고갯마루-가는개-천촌리를 거쳐 사리마을과 상라봉을 둘러본 뒤 진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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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합치 해변’ |
하지만 흑산도 일주도로를 제대로 즐기려면 걷는 것이 최고다. 섬마을 포구에 올망졸망 떠 있는 어선 등 일주도로를 걷다보면 그림 같은 포구를 여럿 만나고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어촌마을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기 때문.
예리에서 출발해 죽항리까지 작은 고갯길을 쉬엄쉬엄 가다보면 해안선이 곁눈질에 들어온다. 천촌리를 벗어나면 모래해변인 샛개. 어린아이 볼살처럼 고운 모래는 손으로 만지면 먼지처럼 부서진다.
비포장도로는 소사리를 지나 사리마을(정약전 유배지)로 가는 길로 이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낚싯배와 자그마한 2개의 섬이 어우러진 해림은 가히 절경이다. 사리마을을 넘어서면 가파른 고갯길이다. 강원도를 연상케 하는 첩첩산중 오지 길로 서쪽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예리 2구의 천촌리는 면암 최익현 선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천촌리 입구에는 면암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면암 최익현 선생 적거유허비’가 자리 잡고 있다.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정약전 선생이다. 천주교 포교활동을 하다 붙잡혀 1801년 이곳으로 유배된 까닭이다. 정약전 유적지가 자리한 사리마을은 흑산도의 섬마을 풍경을 그대로 내보인다. 정약전 선생은 무려 15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자산어보’를 집필했고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심리-문암산 구간을 가다보면 가장 높은 깃대봉과 홍합치를 만난다. 이어 가두리 양식을 많이 하는 비리를 지나면 서편 바닷가에 독특한 바위 하나가 떠 있다. ‘지도바위’라 불리는 기암괴석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데, 바위에 뚫린 구멍이 꼭 한반도 모양새 같다.
지도바위 부근은 기암괴석이 빚어내는 풍광이 장관을 이뤄 상라봉과 버금가는 전망대로 꼽힌다. 이곳에선 철골 구조로 만든 흑산도의 명물 벽화도로를 만날 수 있다.
마리를 지나 상라봉 전망대 입구에는 ‘흑산도아가씨 노래비’를 세웠다. 이곳에 서면 흑산도 전경과 예리항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뒤편 다도해를 배경으로 대장도와 소장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상라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쌓았다는 반월성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일주도로 여행의 핵심인 상라봉에서 10여분 더 오르면 흑산도 최고의 전망대인 봉화대가 나온다. 봉화대 정상 부근에는 반달 모양의 성이 있다. 맑은 날이면 홍도는 물론 80㎞ 떨어진 가거도까지 조망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흑산도를 완전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유람선을 이용해 볼 만하다. 하루 3회 운항되는 유람선은 촛대바위와 학바위, 칠성동굴, 고래바위, 원숭이바위, 공룡섬 등의 기암괴석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이중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 제1호인 촛대바위와 칠성동굴이 유명하다.
총 24㎞에 걸쳐 11개의 섬마을을 거쳐 가는 일주도로는 이즈음 봄날의 풍취를 온전하게 보여준다. 아름다운 해변과 아담한 포구 마을, 다도해를 수놓은 아름다운 섬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 그밖의 해안선 걷기여행 3選
- 자동차 없는 섬에서 3.5㎞ 시간여행 -
▲ 제주 비양도
1000년 전 섬이 된 비양도는 자동차가 없어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걷기’를 누릴 수 있다. 바다와 마주한 해안일주도로는 3.5㎞. 이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코끼리바위와 애기업은돌 등의 기암을 만날 수 있는 북쪽해안을 꼽을 만하다. 동남쪽 해안에 자리한 펄랑 못에는 습지의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나무다리 산책로를 조성해 놨고 산책로 끝에는 섬사람들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할망당을 세워 눈길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064)742-8861~4, 비양도 리사무소 (064)796-2730
- 바닷바람 맞으며 밴댕이회 어때요? -
▲ 인천 강화도
강화대교와 강화초지대교를 사이에 둔 2차로 강화 해안도로는 따사로운 봄볕과 함께 상큼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강화 해안도로는 차를 이용하면 15분 남짓한 짧은 거리지만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걸으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해안도로를 걷다 53개소의 크고 작은 돈대(墩臺)에 올라 잠시 쉬어가는 것도 운치가 있다. 해안도로 산책 후 더리미마을에서 맛보는 밴댕이회 맛도 일품이다.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624~5
- 구불구불 해안선 따라 정겨운 어촌 -
▲ 경북 영덕
전국 최고의 해안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강축해안도로는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대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0번 지방도로를 말한다. 26㎞에 걸쳐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는 동해의 멋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강구항에서 바라보는 오포등대와 오포해수욕장의 풍광 또한 장관. 길은 축산항에 이르는 동안 금진, 하저, 대부, 대탄, 오보, 노물 등을 거쳐 가는 까닭에 어촌마을의 정겨운 풍경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찾아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나들목→목포 우회도로→목포여객선터미널→흑산도/목포여객선터미널→흑산도(1일 3회, 오전 7시50분·8시, 오후 1시), 흑산도→목포여객선터미널(1일 3회, 오전 10시40분, 오후 1시·2시) 1시간50분 소요
▲주변 볼거리:진리석탑 및 석등, 진리 지석묘군, 배낭기미 해수욕장, 지도바위, 정약전유배지, 샛개해수욕장, 영산도, 다물도, 대둔도, 홍도 등
▲맛집:성우정식당(홍어, 061-275-9101), 영생식당(해물찜, 061-275-7978), 우리음식점(홍어, 061-275-9634), 큰손식당(해물탕, 061-275-6500) 등
▲축제 및 행사:흑산도 개매기체험축제, 흑산 홍어축제 등
▲숙박:흑산비치호텔(061-246-0090), 남도장여관(061-275-9003), 관광장여관(061-275-9915), 개천장(061-275-9154), 우리민박(061-275-9634), 섬드리콘도민박(061-275-8505), 보물섬 민박(061-271-0631), 부두민박(061-246-3587) 등
▲문의:신안군청 자치관광과(061-240-8355), 흑산면사무소(061-275-9300), 흑산해상관광(061-275-9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