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댓재-피재-두문동재)2007.10.27-28 (1)

여행정보

백두대간 산행기(댓재-피재-두문동재)2007.10.27-28 (1)

조주현 2 19
 

<백두대간 제10, 11구간>  (1)


□ 댓재(810m) ~ 황장산(1069m) ~ 지각산(환선봉/1079m) ~ 구부시령(1007m) ~ 건의령 ~ 피재(920m) ~ 매봉산(1303m) ~ 검룡소갈림길 ~ 두문동재(1268m)

 


□ 35.8Km (예상 소요시간 15시간-16시간)

□ 일시 : 2007. 10. 27(토)-28(일)




1. 등정 지도-1

 3695730634_0k86UBEj_55b9bee4e9c9d0e2f2fdfe1bd625b3f0722de140.jpg

 

1. 등정 지도-2

 3695730634_LxTZRuWo_b92e1f971602f22cf482dc841679a8102b5cdac9.jpg


2. 사진과 글

‘토요일 차차 흐리다 중부지방은 밤부터 한 두차례 비. 일요일은 전국적으로 비.’ 이런 일기예보를 듣고 떠난 산행. 하지만 날씨는 너무도 쾌청했다. 인공위성이 날아다니는 문명 시대에 하루 앞의 날씨도 맞추지 못하는 나라에 우리들이 살고 있다.

 

오늘의 출발점은 삼척시 미로면에 위치한 댓재(810m). 그냥 지나치면 작은 산골 마을인 미로면에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고조부인 목조의 부모 산소(준경묘, 영경묘)가 있다. 남한에서 전주 이씨의 가장 오래된 조상묘가 이곳에 있고, 따라서 조선 왕조의 근간이 이곳에서 잉태되었음을 아는 사람도 흔치 않다.

또한 1287년 고려 충렬왕 때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저술하였다고 전해지는 <천은사>도 이곳에 위치한다. 벽촌이라고 가벼이 볼 수 없는 동네가 바로 미로이다. 지명도 ‘늙지 않는 곳(미로 /未老)’이란 뜻으로 흥미를 더해 준다. (아래는 준경묘와 천은사/ 삼척시 홍보 사진)

 

3695730634_wiqj50hK_a3c83807a27cf32108e0f9c34c53d0479ac994c0.jpg 

 
3695730634_YQya1En9_e25782b9ba7a81d6749a7e8542f341a4c5bd954c.jpg


 

댓재는 삼척 미로면과 하장면을 잇는 고개 마루에 위치한다. 댓재(竹峴)라는 명칭으로 봐서는 대나무와 무슨 관련이 있는 모양인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연관성을 찾지 못하겠다. 

 

경복궁을 중수할 때 쓰였다는 황장목의 산지. 그래서 붙은 이름 황장산(1069m). 그 귀한 금강송을 그 때 모두 베어버렸는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잡목가지 사이로 댓재를 향해 산허리를 휘감으며 올라오는 424번 지방도로가 숨차 보인다.

3695730634_YTxkdbv5_41e2f71dc320f076e832b52cd35841403c3b92cf.jpg


 

1105m, 1159m 봉우리를 밋밋하게 지나 큰재로 내려서니 갑자기 대간길이 넓은 농로로 이어진다.

그리고 넓게 조성된 고랭지 채소밭. 이미 수확을 마친 밭 가운데에서 뽑은 배추 속고갱이 맛이 참으로 고소하다.

3695730634_4A3Jobsn_d7415daabb7c556997278a25076802e418c26b53.jpg



이번 구간을 통과하면서 산 정상 주변에 둥글게 푹 꺼진 평지가 유난히 많이 보였다. 이것을 ‘돌리네(doline)' 라고 하는데, 석회암 지대에 흔히 나타나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백두대간은 바야흐로 산길에서 벗어나 배추밭으로 통과하고 있다. 장암재에 내려서니 환선굴 방향에서 올라 온 등산객들로 붐빈다. 가파른 비알길을 올라 지각산(1079m/ 정상엔 ‘환선봉’으로 표기) 정상에 선다. 유명한 환선굴이 발밑에 있다. 절정에 다다른 단풍이 눈에 부시다.

수억년된 석회암 동굴과 단풍 바다. 그리고 지각산 정상에 자리잡은 고랭지 배추밭의 묘한 조화. 덕항산에서  지각산을 건너보며 생각나는 대로 느낌을 적어 본다.


3695730634_ZACf32vm_ff5d2606dd04872567a59f02b63cbb1be4a62a0e.jpg


5억 3천만년전

고생대 캠브리아기에 생성된 환선굴을

뱃속에 품고 있는 산.


신선으로 환생했다는

어느 여인과 스님의 전설도

'니들이 지어낸 이야기지' 하며

태연하게 가을 단풍으로

몸치장을 하고 있는데


산머리에 올라앉은

고냉지 배추밭.


억만년의 유구한 생성과

달력 몇 장을 넘기자마자 끝나는 생산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1079m의 지각산(智覺山).  (지각산을 바라보며/ 2007. 10.24)

 

3695730634_ivauItS4_77aa492652a73ca1663c4a833df29fd491c3e4b1.jpg

(환선굴 내부 / 삼척시 홍보 사진)


덕항산 정상석. 최근에 세운 것같은데 앙증맞게 작고 아담하다. 꼭 크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1071m의 산 덩치에 걸맞는 규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패를 달아야 할 자리에 명찰을 걸어둔 격이랄까?

3695730634_D1k5n2PB_db20d0168b8db89fb9ca47afa25e194f5b65440d.jpg



가파른 비탈길로 내려서니 구부시령(九夫侍嶺)이다. 특별할 것 없는 공터 한편에 돌무더기가 멀뚱히 서있다. 아홉 명의 지아비가 요절을 거듭했다는 아랫마을 아낙네의 기박한 운명이 전설로 전해지는 까닭인가? 문득 바람에 몰려가는 갈잎의 소리. 괴괴한 감마저 든다.

3695730634_AzPKmBI8_18bf31956d5fff122500fa30be9e7721436f995c.jpg 


고만고만한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린다. 동고서저(東高西低)라고 하는데 여기 능선은 동고서고(東高西高)이다. 마치 칼날 위를 걷는 기분이다.

3695730634_FarbkvT7_34387ca5688a36c723f34f28182bff495c53b114.jpg 



푯대봉을 지나쳐 내려오는데 목장인 듯 한 목초지가 나타난다. 어디선가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는 굉음이 적막함을 깨고 있었다.

3695730634_R7ZJogy3_9792e6a897fbe94c65e2580e78eb49b2af546f91.jpg


 

건의령(한의령)에 도착. 댓재에서 여기까지 19km, 약 10시간 정도 걸렸다. 피재까지 갈까 말까 논의하다 날도 저물어 오늘의 산행을 접기로 했다.

3695730634_6enYujVl_4f83bed108b9c84ee359f432a877aa78ff3e35b7.jpg



태백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의 제자가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이하였다. 유명한 태백의 등심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안주도 푸짐하거니와 모처럼 사제지간의 정담은 20년 전을 오르내리느라 술자리가 길어진다. 이럴 땐 내일 산행은 안중에도 없다.

제자 덕분에 모처럼 포식했고 잠자리마저 편했으니 이처럼 호사스럽게 산행을 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3695730634_9BwxyhGF_0187e6145d32b3543310b9b3ad70af8704aaca77.jpg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8-01-07 15:11:34 동기칼럼/수필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8-01-11 18:14:50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이 게시물은 이기현님에 의해 2008-01-18 18:23:01 감동글/좋은글/여행에서 이동 됨]

Comments

임우순
좋은 산행 자료 매우 고마우리....
엄기준
매우 대단합니다~~~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1 백두대간 산행기(댓재-피재-두문동재) 2007.10.27-28 (2) 댓글3 조주현 11.09 36
열람중 백두대간 산행기(댓재-피재-두문동재)2007.10.27-28 (1) 댓글2 조주현 11.09 20
39 맛스런 全州여행기(펌) 댓글3 정문교 11.05 31
38 몽골 리얼 다큐멘터리 댓글3 정문교 11.04 43
37 김주하 부부와 함께한 사흘간의 상하이 여행 댓글3 정문교 11.04 32
36 브라질 - 리우데자네이루 관광 댓글2 정문교 11.04 22
35 라인강을 따라 떠나는 독일 와인 여행 댓글4 정문교 10.28 24
34 남아프리카 블라이드 리버 캐년 댓글6 정문교 10.26 35
33 幻想의 가을 雪岳山 風景..- 댓글4 임우순 10.24 27
32 [동유럽여행] 부다페스트의 상징 "부다왕궁" 댓글1 임우순 10.19 20
31 [동유럽여행] 부다페스트의 전망대 "겔레르트 언덕" 댓글3 임우순 10.15 24
30 무등산을 오르며 (임관 30주년 기념 등반기) 댓글3 조주현 10.02 26
29 비엔나 거리의 유서깊은 카페들 댓글1 임우순 10.01 36
28 청도여행... 댓글1 임우순 10.01 25
27 태산이 높다 하되..... 댓글1 임우순 10.01 22
26 무제한 리필해주는 맛집 댓글2 임우순 10.01 31
25 굴짬뽕(을지로) :안동장 댓글1 임우순 10.01 23
24 청국장(사직동) 댓글1 임우순 10.01 20
23 지금도 존재하는 <동막골>,강원도 인제의 진동과 방동을 찾아서 댓글6 조주현 10.01 42
22 [울릉도 여행기 10] 셋째날 (2) 댓글1 임우순 09.26 26
State
  • 전체 방문자 345,037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