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어디를 가든 술은 주인이 먼저 그 맛을 보고 난 뒤에 손님에게 권해야 한다는 것이랍니다.
민간(民間)에서 사사로이 기록한 역사인 야사(野史)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조선 중기 때 남사고(南師古·1509∼1571)라는 명 풍수가 있었는데...
남사고의 호는 격암(格菴)으로 천문지리에 통달한 당대의 대 예언가이자 명 지관이었는데, 남사고는 우리나라 풍수의 비조(鼻祖)로 불리는 도선대사를 비롯하여 걸출한 명풍수로서 흥미진진하고
놀란 임금이 “아니 왜 엉뚱한 딴 말만 하는가”라고 묻자 남사고는 “아, 주주객반이어늘”하는 말만 되풀이 했답니다.
그러자 신하들이 “아니, 상감마마께서 불러들여 직접 하문하시는데 저 형편없는 사람이 엉뚱한 말만 하고 있군. 당장 하옥시켜 버려라”하고 그를 옥에 가두어 버렸답니다.
결국 남사고는 오랫동안 옥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가 그는 “내가 만약 죽고 난 후에 어전에서 나를 찾거든 이걸 내놓게”하며 옥사에게 자기 유서를 하나 맡겼는데...
세월이 흘러 김중기라는 사람이 영의정 자리에 오르자 야심을 품게 되었는데, 그는 임금을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많이 남긴 인물이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떻게 소문이 났던지 임금이 남사고를 궁으로 불러들였답니다.
“남공, 자손만대로 국세가 이대로 내려가겠는가, 우리 국세흥망이 어찌 되겠는가”하고 임금이 물으니 남사고가 말하기를 “주주객반이어늘, 주주객반이어늘” 하였답니다.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자기 생일에 모시고는 미리 독약을 탄 잔을 준비에 두었답니다.
임금이 오시자 김중기가 술을 따르는데 그때 임금이 옥중에 있던 남사고의 ‘주주객반이어늘’이란 말이 문득 생각이 났는데..
임금이 “주주객반이어늘”하자
김중기는 몹시 당황하며 어쩔 수 없이 독약 탄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답니다.
술을 마신 그가 바로 임금 앞에 쓰러져 죽자 임금은 “내가 이렇게 훌륭한 혜안을 가진 남사고를 옥사 시켰구나”라며 대성통곡하였는데,
그리고는 옥에 가서 옥사들에게 혹시 남공이 생전에 유서 같은 것 남긴 것 없느냐 하고 묻자 한 옥사가 남사고의 유서를 보여주었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답니다.
‘주주객반(主酒客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