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음의 향기

감동글

주고받음의 향기

현중재 4 103
여름 내내 줄기차게 내리던 빗줄기도 이제는 온데간데없고 때 아닌 늦더위에 심신 마져 지쳐가는 것 같다. 빨갛게 타오르는 태양의 그늘에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느날, 차를 의정부 서부역 택시 승강장에 세워 놓고, 잠시 운전석을 벗어나 차 밖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차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있었다. “주향 운수” 문득 전무의 말이 떠올랐다 “주향은 주님의 향기라는 뜻이랍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나는 다시 운전석으로 들어와 의자를 뒤로 반쯤 젖히고 잠시 쉬는 동안 깜빡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앞차가 손님을 태우고 막 출발하려 하고 있다. 다음은 내 차례였다. 그렇게 있으려니 차 후사경으로 한 여인네가 아이손을 잡고 내 차 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손님을 맞을 생각에 의자를 고쳐 잡고 기대를 하고 있는 순간 그 여자는 운전석 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운전석 차창을 두드리는 것이다. 나는 창문을 열며 친절히 웃으며 “어디를 가십니까?” 하며 말을 건냈다.
 

그런데 그 여자는 무척이나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은 “아저씨 죄송하지만 핸드폰 한번만 빌려 주시면 안 되나요,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전화기를 가져오질 못해서...“ 난 그 여자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퉁명스럽게 시내전화죠 하면서 전화기를 내밀었다. 그 여자는 고개를 끄떡이며 전화기를 받아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안심이 되는 듯 표정이 밝아지면서 전화기를 건네주는데 오백원짜리 동전과 함께 건네주는 것이다. 나는 “애기엄마 이 돈은 무엇 입니까?”하니 “전화요금예요 적지만 받아 주세요.” 나는 됐다며 손사례를 치며 전화기만 받아들었다.
 

그 여자는 아이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목례를 하고는 발걸음을 옮겨 상가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길 잠시 후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아까 그 아이가 눈앞에 보이더니 아이의 작은 손에 캔커피가 들려 있고, 그것을 나에게 건네며 미소를 띠는 모습이 참으로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아이가 건네 준 캔커피를 뚜꼉을 따서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저편 자판기 앞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내 쪽을 쳐다보는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여자는 눈인사를 하며 아이를 데리고 역사로 들어가고 있었다. 한모금의 커피가 나의 폐부 속으로 진한 커피 향을 퍼트리며 스며들고 있었다.
 

이 향기 주고받음의 향기가 주님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하루이다......
 
牛步
 

 

Comments

정진앙
좋은 향기가 나는 글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자신을 돌이켜 보는 좋은 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해원
정말 감동적이다 ~~~~~~~~~~~~ 주님의 향기 !! 주향운수 ~~~~ 축복으로 넘쳐날지어다 !!
임우순
오가는 정이 깊은 감동적인 글이네...이런 일들이 많으면 세상 살맛이 더더욱 나지요.....
이종섭
운전하면서 힘든 일도 당하겠지만
힘솟는 일도 있구나. 자주자주 있으라!^^
번호 포토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11 좋은글 중년 10계명 댓글3 김인수 10.15 93
1310 우보글 세모단상(2014년) 댓글3 현중재 01.02 129
1309 자작시 복수초의 역설 댓글1 윤행옥 12.16 97
1308 좋은글 無神論과 有神論 댓글2 김인수 04.28 114
1307 감동글 어느 중고컴퓨터 사장님의 이야기..... 댓글2 03.10 132
1306 좋은글 마음 편한 친구여 댓글3 김인수 03.05 138
1305 기타 중년은 용서하는 시기다 댓글2 02.24 112
1304 좋은글 친구야 놀자 ( 友테크 ) 댓글5 김인수 02.19 90
1303 좋은글 인간관계의 5가지 법칙 댓글2 김인수 02.14 94
1302 좋은글 친구의 우정(석중건회장 이임/ 이우현회장 취임을 축하하며) 댓글1 김인수 12.26 138
1301 좋은글 소중한 시간에 대해 댓글1 김인수 12.23 88
1300 좋은글 ♥ 따스한 당신의 손길 ♥ 댓글1 김인수 12.03 115
1299 좋은글 자식은 내것이 아니다 댓글2 김인수 11.11 120
1298 좋은글 나이만큼 그리움이 온다 댓글1 김인수 11.08 99
1297 감동글 감사를 잃어버린 인생들 댓글3 김인수 10.15 109
1296 좋은글 멋쟁이가 되는 10가지 비결 댓글4 김인수 09.23 118
1295 감동글 어느 며느리의 고백 .... 댓글5 김인수 09.17 150
1294 기타 라오스에서 강남스타일을 춤추다. (쌍호 김홍배장군부인 수필) 댓글2 문순만 08.27 158
1293 우보글 장마 댓글2 현중재 07.19 109
1292 기타 쌍호 김홍배장군 부인 그레이스 최(천숙)의 글 입니다. 댓글10 문순만 04.18 231
State
  • 전체 방문자 345,926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