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단상

감동글

유월의 단상

현중재 6 38

유월도 벌써 달력 한 복판에 서 있습니다.

뭔 놈의 세월이 이렇게 빠른지..천둥 번개가 치면 세상이 바뀌 듯,

'휙' 지나가는 속도에 정신이 몽롱할 지경입니다.

 

요즈음 어디를 가나 밤꽃 향기가 진동 합니다.

아카시 향기와 찔레꽃 자태에 넋을 논지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밤꽃이 초록 세상에 물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 밤꽃이 어찌나 소담스러운지..능선에서 피어 오르는 뭉게구름 같습니다.

 

어린 벼 포기가 땅냄새 물냄새 흠뻑 맞아 어느새 녹색 융단 깔은 듯 초록 세상 펼쳐지고

하얀 왜가리 몇 마리가 먹이 감 찾아 가늘고 긴다리로 덤벙덤벙 벼 포기 사이 누비는 정경이

잘 그려진 한 폭 그림같기도 합니다.

 

물오리..백로..왜가리..논밭과 하천에 내렸다 비상하면서 먹이 감 찾기에 부산합니다.

물닭이 어린 새끼 몇 마리 거느리고 개울에서 유영 합니다.

이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봅니다.

나 역시 날개 달린 새가 되어 창공을 납니다. 논밭 이랑을 누빕니다.

 

우리의 농촌 벌판은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어느 논은 벼 포기가 싹을 잡아서 생동감 넘치게 발육을 하고

어느 논은 잘 영근 마늘..양파 캐는 아낙들 손 길 분주하고

어느 밭은 감자와 고추대에서는 이제는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어느 밭은 퍼렇던 보리가 이제는 누렇게 익은 보리가 되어 밀과 함께

바람에 나부끼며 까락 비비는 소리가 일류 명창(名唱)입니다.


녹색과 황금 이삭이 공존하는 이땅...

농사를 천직으로 아는 어진 농부는 자식과 농사를 같은 반열로 본답니다.

자식 돌보듯...전답을 누비며 가꾸고 보살피고 날씨가 가물면 물통 걸머져

축 늘어진 농작물에 감로수를 뿌리고

 

긴 장마철에는 온 몸으로 비 맞으며 관개수로 꼼꼼히 다니면서

침수를 예방하고 이들이 흘리는 구슬땀 방울방울이 숭고한 정성이기에

농부의 삶은 '위대한 성자(聖者)의 길' 그 자체입니다.

 

요즈음~빨간 석류꽃이 뜨거운 태양을 향해 열정을 토해 냅니다.

빨강,,노랑..백색..보라색 접시꽃이 바람결에 나부끼며 마음의 정서을 주도합니다.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나 지천으로 널려있는 하얀 망초꽃과 노오란 아기똥풀이

서로 어울려 순백 청순함으로 유월 한 복판을 수놓습니다.

원룸 아파트 같은....

주인이 씌워준 노랑 봉투 속에서

복숭아..배..사과 열매가 가을을 향해 질주합니다.

 

이 우주는 축제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결실을 맺기 위해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삽니다.

그런 풍경은 삶의 경건함이 배여 있습니다.

온통 하늘의 배려.. 땅의 보살핌..허공의 감쌈이 충만을 이룹니다.

 

눈높이 조금 낮추고 가슴 속 넓이와 깊이를 조금 팽창해 주면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 그라운드 입니다.

천지만물 모두가 나를 향해 가슴 활짝 열어 맞아줌을 느낄 수 있읍니다.

 

그래서 하찮은 잡초 한 포기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작은 개미 한 마리도 사랑하고 그 생명을 존중하게 됩니다.

진흙탕 속에 살면서 청정함을 유지하는 연꽃같은 삶

어디라도 가지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은 자유자재한 삶

나를 핑계로 남을 해하지 않는 삶...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매야 보배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세상이 연출된다 해도

내가 무관심하고 그 중심에 서 있지 않다면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존재....

변방(가장자리:언저리)에서 과감하게 중심으로 이동합시다.

 

牛步

    Pop

Comments

임우순
아주 전원적인 글과 음악 대단히 감사합니다....
최해원
밤꽃 향기는 향기라고 해야하나 냄새라고 해야하나 ????
모든 사물들을 대하는 우보의 관찰력이 피곤한 세상을 살맛나게 만드누먼 ~~~~
유보야 ~~~~ 오랜만이다 !! 배좀 들어갔냐 ㅋㅋㅋㅋ 건강하거라 ~~~
정용상
잠잠히 스스로를 생각케 합니다. 자연의 위대함에 순응하는 우리의 삶이어야 겠지요--
이승준
저런데서 살고 싶당~~
이진팔
우보답소. 잔잔한 느낌을 일으키는 글 항상 고맙소.
엄기준
요새 밤꽃 냄새땜에 뇨자들 맴이 싱숭생숭 할끼다~~~
번호 포토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11 좋은글 중년 10계명 댓글3 김인수 10.15 95
1310 우보글 세모단상(2014년) 댓글3 현중재 01.02 130
1309 자작시 복수초의 역설 댓글1 윤행옥 12.16 99
1308 좋은글 無神論과 有神論 댓글2 김인수 04.28 117
1307 감동글 어느 중고컴퓨터 사장님의 이야기..... 댓글2 03.10 134
1306 좋은글 마음 편한 친구여 댓글3 김인수 03.05 139
1305 기타 중년은 용서하는 시기다 댓글2 02.24 114
1304 좋은글 친구야 놀자 ( 友테크 ) 댓글5 김인수 02.19 93
1303 좋은글 인간관계의 5가지 법칙 댓글2 김인수 02.14 95
1302 좋은글 친구의 우정(석중건회장 이임/ 이우현회장 취임을 축하하며) 댓글1 김인수 12.26 139
1301 좋은글 소중한 시간에 대해 댓글1 김인수 12.23 90
1300 좋은글 ♥ 따스한 당신의 손길 ♥ 댓글1 김인수 12.03 118
1299 좋은글 자식은 내것이 아니다 댓글2 김인수 11.11 124
1298 좋은글 나이만큼 그리움이 온다 댓글1 김인수 11.08 103
1297 감동글 감사를 잃어버린 인생들 댓글3 김인수 10.15 114
1296 좋은글 멋쟁이가 되는 10가지 비결 댓글4 김인수 09.23 123
1295 감동글 어느 며느리의 고백 .... 댓글5 김인수 09.17 152
1294 기타 라오스에서 강남스타일을 춤추다. (쌍호 김홍배장군부인 수필) 댓글2 문순만 08.27 164
1293 우보글 장마 댓글2 현중재 07.19 116
1292 기타 쌍호 김홍배장군 부인 그레이스 최(천숙)의 글 입니다. 댓글10 문순만 04.18 234
State
  • 전체 방문자 347,525 명
  • 전체 게시물 23,350 개
  • 전체 댓글수 88,376 개
  • 전체 회원수 1,148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