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黎明)

감동글

여명(黎明)

현중재 4 39
위 그림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나의 산책로 중랑천 공원의 식구들이네 보기좋아 한컷했지
 
 
세상에 모든 사물이 잠들어 있는 것 같은 이른 새벽 먹물처럼 새카만 어둠을 헤치고 나오면 여기 저기에서 띠엄띠엄 바람결에 명멸하는 가로등 불빛들이 지난밤 피곤에 겨워 졸고 있는 듯 힘 없이 넘실거리고 새까만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가 금방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은 느낌을 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받을것 같네요.

어느날 집 옆에 하늘 같이 높고 높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복도를 밝히는 희미한 회랑등 만이 그래도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려 줍니다.
이윽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항상 저 꼭대기 18층 몇 호에서부터 시작하여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거실에 또는 침실에 그리고  주방에 하나 둘씩 점등이 시작됩니다.
 
밤을 맞이 할 때와는 달리 새벽은 항상 이렇게 채 여명이 오기도 전에 아마도 직장이 먼 젊은 사람들이거나, 수험생이거나 혹은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이거나 그도 아니면 요통이나 관절이 나쁜 노부부들에 의하여 열리는 것 같네요! 

에전엔 이맘때면 새벽을 알리는 신호가 어디선가 끊어질 듯 이어질 듯 들려 오는 뻐꾸기 울음 소리로 시작 되는 것 같았는데, 뿐만 아니라 뻐꾸기가 울고 나면 어디선가 회치는 수 탉의 힘찬 울음이 이미 아침이 시작 되었음을 알렸고 동네 여기 저기에서는 노고지리, 종달새, 귀한 손님 내방을 알린다는 까치들의 요란한 노래 소리와  그리고 이름 모를 조그마한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마치 거대한 무대가 진동하는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것 같이 각자가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그러나 정겹기도 한 옛 고향의 그리운 추억처럼 이 새벽을 오늘도 그렇게 엽네요.

마치 대나무 숲처럼 빼 곡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를 바람이 미끄러지듯이 빗자루 손잡이처럼
가늘고 길게 생긴 틈바구니로 아침 햇살이 빠끔이 얼굴을 내밉니다. 
 
수없이 많은 날 여명을 그리고 섬광처럼 솟아오르는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맞이하며 살아 왔는데도 아직도 저 심해의 어둠을 깨는 여명과 그리고 찬란한 일광을 보는 순간 온몸이 뻣뻣하게 긴장되고 혈관이 터질 것만 같은 흥분을 나도 모르게 전율을 느낀답니다. 

아마도 지남 밤이 칠흑같이 어두웠기에 오늘 새벽을 여는 여명이 그렇게 반갑게 기다려 지고 지난날
우리의 모습에서 무엇인가를 희망 비슷한 것을 끝없이 찿아 왔기에 깨어지는 어둠을 보고서 절규하고 솟아오는 태양을 보고서 온몸을 떠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낮에는 잘 울지도 노래 하지도 않는 저  많은 새들도, 때론 맹꽁이 까지 새벽이 오면 회치고 노래하고 그리고 한바탕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을 아닐까요?
지난 밤 내내 참았던 설움과 좌절과 그리고 어둠의 공포심을 저렇게 소리 내어 털어 버리고 하루의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아닐까요?
부르는 노래 구절 구절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잔뜩 담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이 아침을 저들과 함께 시작하며 오늘 하루의 꿈과 희망을 설계하여 본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이면 난 이른 새벽 여명이 미처 찿아 오기도 전에 우리집 넘어서 있는 장난감처럼 예쁘고 조그마한 개천공원으로 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나가선(처음엔 운동이  목적이 였지만) 아파트 단지에서 한집 한 집 점등이 되는 것을 바라보고 그리고 온갖 자연의 소리와 더불어 즐겁고 환희로운 마음으로 여명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한걸음에 달려오는 아침 햇살과 더불어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 하고 건강하게 이땅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한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끼리끼리 모여서 ‘오늘은 어제보다는 더 낫게지’ 하는 희망으로 새벽은 열립니다.
공사판에 나갈 인력시장의 인부에서부터, 생선장사, 야채장사, 과일장사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나에 이르기 까지 그렇게 끼리끼리 말입니다.
그러나 새벽은 꼭 기쁨과 희망, 그리고 아름다운 것 만을 골라서 데리고 오질 않습니다.
우리가 추하게 생각하는 것, 보기 싫은 것, 만나기 싫은 사물의 실체까지도 함께 데리고 온답니다.
 
지난밤 술이 취하여 토해버린 취객의 음식물도, 아이들이 온종일 놀다가 버린 각종의 쓰레기며 장난감같은 것들도 그리고 우리들의 탐욕까지도 여명은 여과 없이 우리에게 데리고 온답니다.
겨울에 내리는 흰 눈은 우리가 보기 싫은 것, 사악한 것, 나쁜 것 모두를 순결처럼 하얀 흰 색으로 덮어버리지만 여명은 꺼꾸로 우리가 보기 싫고 만나기 싫은 것마저 모두 적나라 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 우리보여주기에 여명은 곧 우리의 일상이고 생활입니다.

난 그래서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이 미처 일어 나기 전인 이른 시간에 억장 같은 침묵이 무너지는 소리를
여명을 통해서 듣고 앞뒤 좌우가 꽉 막혀 도저히 뚫어 질 것 같지 않던 진한 어둠이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는 신비를 매일 아침 체험을 하면서 그 신비 속에서 난 찬란한 태양 같은 희망과 그리고 꿈을 꾼답니다.
 
남들은 잠자리에서 꿈꾸는 시각 나는 태양과 함께 꿈을 꾸니 난 참으로 행복하게 이 세상이라는 품에서 산다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속살이 하얗게 보이는 이 밝음 속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고 오늘도 간절히 나는 “옴 마니 반매 흄” 을 암송하면서 하루를 빌어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도 지금이 힘들죠! 오늘 하루가 불안하고 내일이 불안하고 허나 지금까지 우리는 그모든 것을 헤쳐나왔답니다.
 
저도 현재의 상태가 썩 좋은 것만은 안되지만 하루 하루를 열어주는 여명(黎明)을 항상 기대한답니다.
 
글이란 항시 쓰고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도 있지만 끊임없이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牛 步
 
 
[이 게시물은 최관리자님에 의해 2010-03-31 20:51:45 감동글/좋은글에서 복사 됨]

Comments

엄기준
좋은글 감동입니다~~~
임우순
좋은 글과 사진 .음악 실로 고마우리.....
정재화
중재 좋은글 고마우이
김형목
좋은 꽃과 글 고마우이 ~~~~
하느님은 교만한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네 &&&&
동기생들은 하루 하루를 즐겁고 아름답게 사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이네 @@@@
감동 먹었어 !
중재 좋은 글 많이 올려보게 잘 보고있다네 ~~~~~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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